‘RV바라기’ 현대차, 3년새 세단 시판모델 절반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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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바라기’ 현대차, 3년새 세단 시판모델 절반으로 ‘뚝’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6.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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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세단 라인업,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해 4종만 생존…RV는 오히려 8종으로 늘어
올해는 쏘나타 단종설에 벨로스터도 아슬…기업 입장선 고객 선택권 vs 수익성 ‘딜레마’
아반떼-쏘나타-그랜저 ‘삼각편대’ 지속 투자로 수요 충족…전동화 전환에도 상징성 굳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차가 현재 시판 중인 세단(해치백 포함) 라인업은 총 4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당시 8종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 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차가 현재 시판 중인 세단(해치백 포함) 라인업은 총 4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당시 8종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 현대차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자동차가 RV 라인업은 늘리고 세단 모델은 슬림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RV 중심 시장 트렌드 대응과 전동화 전환을 염두에 둔 기민한 대응이라는 호평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인기 모델에 편중된 판매 전략이 고객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시판 중인 세단(해치백 포함) 라인업은 4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당시 8종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1종 이상 세단 모델이 자취를 감춘 셈이다. 2020년 i40, 액센트의 단종과 지난해 아이오닉, i30가 추가 단종된 영향이다.

올해는 벨로스터의 입지마저도 열악해진 상황이다. 벨로스터는 2022년 1~5월 누적 판매량이 133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선 인기가 없는 해치백 차종의 한계를 지닌 데다, 극소수 매니아들을 위한 전유물로 여겨지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시기 현대차가 시판 중인 RV라인업은 8종으로 불어났다. 세단 대비 2배 많은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선 2종 늘었다. 2019년 맥스크루즈 단종에도 베뉴가 새롭게 추가됐고, 지난해엔 캐스퍼와 아이오닉5가 새롭게 가세해 세를 늘렸다. 세단과 달리 현대차 RV 모델들은 경형부터 대형, 친환경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급 내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다목적형(R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 갈무리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다목적형(R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 갈무리

이처럼 현대차가 세단을 줄이고 RV를 늘리고 있는 배경에는 급격한 시장 트렌드 변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캠핑과 차박 등 아웃도어 문화 확산에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더 크고 활용성이 우수한 RV 모델들이 시장 주류로 부상했고, 이러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마침 해당 시기 대표 SUV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투싼과 싼타페 등에 대한 풀체인지를 이뤘고, 완전 신차인 아이오닉, 캐스퍼가 추가로 선보이며 RV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다목적형(SUV, RV 포괄) 승용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 내 다목적형(RV) 승용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대비 3.9%p 오른 52.2%를 기록했다. 전반적 시장 위축 상황에서도 RV 판매량만큼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세단 판매량만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세단형 승용 모델의 신규 등록 대수가 2020년 83만6964대에서 2021년 70만1999대로 16.1% 추락한 사이, 다목적 승용차는 78만1369대에서 76만6874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냈다. 세단 시장만 1년 새 13만5000대에 달하는 고객 수요가 증발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세단 모델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행, 47.8%로 떨어졌다.

이처럼 RV 모델의 세단 역전 현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현대차도 시장 파이가 커지는 RV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고, 그 성과를 일정 부분 누렸다. 단적으로 현대차 RV 판매량은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으로 연 21만 대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승용(세단) 부문 판매량은 30만 대에서 22만 대로 27.1% 줄었다.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된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RV 판매량 유지는 고무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때문에 업계는 현대차가 앞으로도 RV 라인업 강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V 강세 기조에 발맞춰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 RV 모델을 통해서는 수익성을 강화하고, 캐스퍼와 투싼 등 중소형 RV 모델로는 젊은 고객층 유입과 미래 충성 고객 확보 효과 등을 거둘 수 있을 거란 셈법이 나온다.

5월 중 출시 예정인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의 모습. ⓒ 현대자동차
지난달 출시된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의 모습. ⓒ 현대자동차

다만 우려는 존재한다. 인기있는 세단 모델만 생존함으로써 해치백을 비롯해 소형차 씨가 마르는 등 문제를 수반하게 돼서다. 기업 입장에선 수익이 나지 않는 시장에서 적은 수요를 위해 신차 투자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현대차는 지난 5월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와 관련, 고객 선택권 축소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전동화 준비 과정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제고와 고객 서비스 부문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현대차 세단 라인업에서는 추가적인 구조조정 없이 전통적 볼륨 모델인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가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엔 쏘나타를 둘러싼 단종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대차는 향후 부분변경 모델 투입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델들은 추가 상품성 개선 등의 조치를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현대차 대표 세단들이 국민차로서 갖는 브랜드 파워 등 가치와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그랜저와 아반떼의 경우에는 매년 실적 등락폭이 커지곤 있지만, 베스트셀링카 상위권에 포진하며 세단 시장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각각 8만9084대, 7만1036대다. 이들 모델은 지난해 연령대별 판매상위 탑5 모델 자리에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반떼는 20대와 30대, 50대, 60대 고객층에서 강세를 보였고, 그랜저는 40대부터 60대 등 중장년층의 대표 애마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단 라인업 내 비인기 모델들을 줄여내긴 했지만, 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화 수요에 대응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쳤다"며 "시장 내 첫차를 고르는 기준도 높아지면서 사실상 소형 세단 수요는 콤팩트 SUV로 넘어간지 오래다. 지금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가며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기란 어불성설이다. 기존 세단 라인업을 최적화해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모델들을 준비하는 게 자동차 시장이 당면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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