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집권당 지방선거 성적표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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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집권당 지방선거 성적표 [어땠을까]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6.12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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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후 1년 내외에 치러진 선거…여당 승리多
임기 절반 지나 치러진 선거…레임덕·부정 등 문제 불거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시사오늘>은 역대 지방선거 성적표를 살펴봤다. ⓒ 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제8회 지방선거가 끝난지 열흘이 돼간다. 이번에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오는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활동하게 된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1987년 6월 항쟁에 따른 9차 헌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된 ‘지방자치’ 조항에 근거하고 있다. 1961년 9월 제정된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1988년 폐지되고 지방선거법이 제정됨에 따라 1991년부터 지방의회선거를 통해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선출한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단체장도 선거로 선출하고 있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돼 치러진 선거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움직임이 있어 비교적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8번의 지방선거 중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 내외에 치러진 선거는 여당이 크게 승리했다. 세월호가 침몰 된 대형 참사를 수습하지 못해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7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대체로 대통령 취임 기간에 따라 여야 간 희비가 교차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대통령 임기 절반가량 지나 치러진 선거에서는 집권 동안 불거진 부정 또는 무능, 레임덕 등 이유로 여당이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지역은 민주당, TK·부울경에서는 보수당을 선호하는 등 등 지역주의가 남아있는 모습도 보였다.

<시사오늘>은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과 대통령 취임 기간, 당시 상황에 따른 지방선거 성적표를 살펴봤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김영삼 정부 3년 차인 1995년 6월 27일 기초의원, 광역의원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선출한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격년으로 교차해 치르기 위해 임기를 3년으로 정했다. 투표율은 68.4%로 매우 높았다. 선거 당시 언론의 기사 제목을 보면 ‘여권 침통…민주-자민련 축제 분위기’, ‘민자 참패·자민련 대약진’ 등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참패하고 민주당·자유민주연합이 선전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구체적으로 광역자치단체장은 민주자유당이 경기·인천·부산·경남·경북 5석, 민주당이 전남·전북·광주·서울 4석, 자유민주연합이 충남·충북·대전·강원 4석, 대구·제주는 무소속 후보가 2석을 차지했는데, 지역 분할 구도가 뚜렷하게 재현됐다. 민주당 소속 조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서울에서 여당이 크게 패했는데 서울구청장은 서초·강남을 제외한 23곳을 민주당이 가져갔고, 서울시의회는 민자당은 11석, 민주당은 122석을 가져갔다.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2회 지방선거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지 4개월 만에 치러졌다. 투표율은 52.6%로 1회 지방선거와 비교해 16%가량 낮아졌다.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공동정권을 구성한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지역과 호남 3곳, 충청도 3곳, 제주를 포함해 10곳에서 승리했다. 한나라당은 부산, 강원 등 6곳의 광역단체장을 확보했다. 기초단체장은 국민회의 84석, 자민련 28석, 한나라당 75석을 확보했다.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3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48.8%로 지방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지선은 2002년 한일월드컵 중간에 치러졌기 때문에 국민들 관심이 월드컵에 쏠려 있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가 4월에 각각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로 6개월 남짓 남은 16대 대선이 사람들의 주 관심사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아들이 구속되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레임덕 현상을 겪었다. 선거운동 초반 강하게 불었던 노풍도 잦아들며 한나라당이 우세한 양상을 보였다.

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16석 중 11석을 차지해 압승했다.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3곳과 제주도만을 가져갔다. 기초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 140석(60.34%), 새천년민주당 44석(18.96%), 자민련 16석(6.89%) 순으로 차지했다. 광역의회의원은 한나라당 467석(68.47%), 새천년민주당 143석(20.96%), 자민련 33석(4.83%) 순으로 차지해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4회 지방선거는 노무현 정부 4년 차에 치러졌으며 투표율은 51.6%를 기록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은 16석 중 한나라당이 11석, 민주당이 광주·전남 2석, 열린우리당이 전북 1석을 가져갔다. 기초자치단체장도 230곳 중 한나라당 155곳, 무소속 29곳, 민주당 20곳, 열린우리당 19곳 순으로 차지했다. 광역의회의원은 733명 중 한나라당 557명, 민주당 80명, 열린우리당 52명 순으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특히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 한나라당이 확보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테러사건이 벌어져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한 것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방선거 이후 당시 이명박 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경기지사가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대다수 의원들은 참패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았다. 여권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분노로 이어졌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최대 패인은 부동산 정책=의원들이 꼽은 가장 큰 패인은 경제정책, 특히 오락가락한 부동산 정책이었다. 여권은 서민주거 안정을 앞세우며 수십 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 걱정을 덜었다거나, 주택 사정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국민은 별로 없다는 것. 

▽말실수와 전술 실패=한 호남 출신 의원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앞 다퉈 실수를 해 상승세를 꺾어놓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히더라”고 자조했다. (…)

‘지방권력교체론’이란 구호가 너무 모호해 한나라당의 ‘노무현 정권 심판론’에 묻혔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고 출범했음에도 당 내부에서조차 지역갈등으로 삐걱거리는 모순을 드러낸 것도 자멸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 재선 의원은 정체성 상실을 패인으로 분석했다. 전국 정당을 강조하느라 호남을 등한시하고, 비정규직 처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보이는 등 지역적으로도, 계층에서도 지지기반이 붕괴됐다는 것.

-2006년 6월 2일 <동아일보> “盧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과 비슷”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5회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 3년차인 2010년 6월 2일 실시됐으며 투표율은 54.5%를 기록했다. 2008년 한미FTA 개정 당시 광우병 논란이 있었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집회가 있었다. 이후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2010년 3월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해 북풍이 불기도 했다. 선거 직전에 여러 사건들이 발생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이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16곳 중 서울·부산·대구·울산·경기·경북 6곳을 가져갔으며 텃밭인 경남은 무소속 김두관 후보에게 뺏겼다. 경북·울산·대구를 제외하고는 전처럼 표 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인천·광주·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 7곳을 확보했다. 특히 친노계 인사로 알려진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후보 등이 각각 충남도지사, 강원도지사,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10%이상 차이로 이길 거라는 여론조사가 다수였으나 실제로는 득표율 0.6% 차로 승리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결과에서도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 중 4곳을 제외한 21곳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권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은 야당의 '견제론'이 여당의 '안정론'을 압도한 결과라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행정,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풍(北風)'을 타고 다시 지방권력을 독점할 기세를 보이자 반발 견제심리가 발동했다는 것이다. (중략)

북풍은 여권의 기대대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젊은층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진보진영의 더 강한 세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여당으로선 역풍을 맞은 꼴이 됐다. (중략)

야당이 석권한 충청권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반감이 컸고, 강원은 인물론과 지역소외론이 북풍을 압도했으며, 경남은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과 이곳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무상급식과 4대강 사업 등 선거전 시작부터 핵심 이슈 대응에 실패했고, 바닥 민심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북풍 효과에 기대려 하는 듯한 안이한 자세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010년 6월 3일 <연합뉴스> <6.2 결과분석> ①승패요인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6회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 2년 차에 치러졌고 56.8% 득표율을 보였다. 당시 처음으로 전국 단위 사전투표제가 실시됐으며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세종자치특별시가 추가됐다. 2014년 3월 민주당을 전신으로 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 합쳐진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됐는데, 선거 결과 광역단체장 17석 중 새누리당이 8석, 새정치연합이 9석을 가져갔다.

인천·경기·부산은 각각 1.8%, 0.8%, 1.4% 차로 새누리당 후보들이 승리했으며 대전·강원·충북은 각각 3.3%, 1.6%, 1.1% 차로 새정치연합이 앞선 결과를 보였다. 기초자치단체장은 새누리당이 117석을 차지해 80석을 차지한 새정치연합을 앞섰으나 서울특별시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25석 중 80%인 20석을 차지했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17곳 중 진보 교육감이 13곳에서 승리했다. 

6·4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에서 쇄신론이 분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2곳을 건지며 선방했다고 자평하지만, 서울 참패, 충청권 전패, 대구·부산 고전 등 내용상 이상 징후가 발견된 만큼 주류·비주류 모두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7·14 전당대회, 7·30 재·보궐선거가 코앞에 닥친 만큼 쇄신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내에선 ‘무력한 여당’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집권여당이 세월호 참사 때 정부 대응만 지켜봤고, 선거 때는 ‘박근혜 마케팅’에만 매달린 데 대한 자성이다. 

-2014년 6월 6일 <경향신문> ‘따끔한 민심 채찍에… 여 ‘당청 쇄신’ 야 ‘대안 정당’ 자성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7회 지방선거는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1년 1개월 후에 치러졌다. 투표율은 60.2%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번째로 높았다. 결과는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광역단체장 17석 중 14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3석은 자유한국당이 경북·대구 2석,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제주 1석을 가져갔다. 자유한국당은 보수 진영 텃밭으로 인식되던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패했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226명 중 민주당이 151명, 자유한국당이 53명을 배출했다. 특히 서울특별시 기초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이 24석을 가져갔다. 강남 3구 중 서초를 제외한 강남·송파도 민주당이 이겼다. 같이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경우 12명 중 1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진 선거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70% 내외의 높은 지지율과 50% 내외의 안정적 당 지지율이 선거를 뒷받침했다. 직전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이슈도 민주당의 지지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큰 쇄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홍준표 당시 한국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로,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된 여론조사’라고 비난했다. 한반도 평화의 봄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고조된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민심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8회 지방선거는 20대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졌다. 윤석열 정부가 ’정권 교체’의 열망으로 들어선 만큼 국민의힘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다만 투표율은 50.9%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번째로 낮게 나타났다. 정치권은 낮은 투표율에 대해 ‘역대급 비호감 선거’으로 불린 20대 대선이 끝난지 3개월도 되지 않아 치러져 높아진 국민들의 선거 피로감, 큰 이슈가 없어 지지층이 결집할 수 없었던 데 원인을 두고 있다. 특히 광주는 20대 대선만 해도 81.5%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보였지만 지방선거에서는 37.7%로 전국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 결과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을 기준으로 12곳에서 승리를 거뒀으며 민주당은 경기·전북·전남·광주·제주 5곳을 차지했다. 특히 접전 지역이었던 경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0.6% 차로 승리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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