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리더십 관건은 ‘순혈주의’ [정치 Li-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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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리더십 관건은 ‘순혈주의’ [정치 Li-view]
  • 정치라이뷰팀
  • 승인 2022.06.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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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진짜 시험대 오른 리더십 발휘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리더십 발휘가 주목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은 국회에서 김 지사 당선인 후보 시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의 리더십 발휘가 주목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은 국회에서 김 지사 당선인 후보 시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연 리더십의 진짜 시험대’를 가늠하고자 합니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들부터 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뿌리는 평화민주당입니다. 김영삼(YS)-김대중(DJ) 두 지도자 주축의 통일민주당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분당됐습니다. 11월 12일 13대 대선을 앞두고 DJ계는 탈당해 평민당을 창당했습니다. DJ는 YS의 미창당 지구당수 양보안을 받지 않고 독자 출마했습니다. 4자 필승론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다르게 돌아갔습니다. 양김 분열은 노태우 당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14대 대선 때는 3당 합당한 YS에 패해 고배를 마셨습니다. 1997년 김종필(JP) 자민련 총재와 후보 단일화한 뒤에야 15대 대통령이 됐습니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새천년민주당에서는 포스트 DJ를 놓고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리틀 DJ라 불린 한화갑 후보부터 대세론을 형성하던 이인제 후보, 지지율 1%로 시작한 노무현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역동적인 드라마가 나온 것은 당에서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면서입니다. 광주 경선에서 바람몰이에 성공한 노 후보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본선 후보가 됐습니다. 정몽준 후보와의 역동적인 단일화와 합의 불발에 따른 동정론을 거쳐 당선을 거머쥐었습니다.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탈당파, 시민사회 세력 등이 규합한 대통합신당이 만들어져 범여권 경선을 치렀습니다. 9룡으로 출발했던 신당 경선은 정동영-손학규-이해찬 3파전 양상으로 나뉘었습니다. 손 후보는 초반 선두였고, 이 후보는 친노를 대표했지만, 호남 지지와 조직력에 밀려 정 후보의 경선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18대 대선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당 밖 친노세력인 '혁신과통합'과 통합하기에 이릅니다. 2011년을 기점으로 부활했던 친노는 통합민주당을 거치며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해나갔습니다. 대선 경선은 크게 문재인 vs 손학규 2파전 양상이었습니다. 대의원 지지는 손 후보가 높았지만, 친노 진영이 대거 참여한 모바일 투표로 문재인 후보가 본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 vs 이재명 vs 박원순 후보 등이 겨뤘습니다. 문 후보는 더욱 공고해진 조직력과 호남 지지를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본선에 올랐습니다. 재수 끝에 19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이재명 vs 이낙연 양강구도였습니다. 3차 경선 결과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달성하며 민주당 경선을 통과했습니다. 호남의 지지를 양분한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경기 등 지역 경선에서 우세했다면 이낙연 후보는 국민선거인단에서 압승하며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누적 득표율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상대 진영에서는 사사오입 의혹 등을 제기했습니다. 극심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민주당 경선 결과를 살펴보면 호남의 지지를 받느냐, 조직력이 있는가, 팬덤 현상이 강한가, 운동권 순혈주의에 부합하는가 등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DJ, 운동권의 지지를 받으며 완전국민경선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승자가 됐던 노무현, 조직력으로 이겨나갔던 정동영, 순혈주의 세력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 이해찬 등 친노는 물론 개혁 세력까지 등에 업은 이재명 등이 모두 이런 맥락에서 출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선후보 모두 인권변호사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대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시험대 오른 리더십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을 보겠습니다. 그는 6·1 지방선거 막판 대역전극을 통해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인 이재명 의원이 대권 입지 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면 김 당선인은 민주당 차기 잠룡으로 급부상하는 중입니다. 

인물 면에서 김 당선인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해외 유학파 출신의 경제부총리로서 합리적 인사라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관료 인사임에도 쓴소리를 하는 등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경제에 대한 전문성, 행정 능력, 공약에 대한 현실성, 도덕성 등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사회혁신에 관한 콘텐츠나 판잣집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스토리가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20대 대선 당시 제3지대에서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정치개혁을 의제로 삼아 출마한 것도 차별점을 안겼습니다. 다당제로의 정치 변화를 외쳤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자 호랑이 굴에 들어갔습니다. 호랑이를 잡는 심정으로 민주당에 들어가 정치개혁을 추동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명분으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했고,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정치 경험이 적은 게 단점이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보듯 정치 때가 묻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정치 문법이 파괴되는 흐름이 유지된다면 여의도 정치에 익숙한 인물보다 신선한 이미지가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대권주자로 부각될만한 요소들입니다. 리더십만 잘 발휘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여러 검증의 시간이 펼쳐질 것입니다. 당장 경기지사 수행을 잘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상명하복의 행정관료로서의 리더십과 정치인 리더십은 전혀 다른 스타일을 요구합니다. 공익의 합리적 조정보다는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른 나눠 먹기에도 능해야 합니다. 이것이 현실정치입니다. 

첫 번째 시험대는 인사가 될 수 있습니다. 8000여 표 차의 역전 신승으로 공신들의 청구서가 몰려 들어온다고 합니다. 너도나도 자신의 몫을 요구하고 있어 내홍이 예상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논공행상을 어떻게 처리해나갈지가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잘했다고 해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단순 회로를 돌리면 그럴 것도 같습니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구조의 일관된 특징을 들여다볼수록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역대 대선후보를 훑어봤듯 운동권 순혈주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철수 공동대표도 패권이라고 비판하며 탈당한 바 있습니다. 내부의 변하지 않는 관성을 안에서 혁파하지 못하니 바깥에서나마 깨겠다는 명분으로 국민의당을 창당했습니다. 민주당 내 순혈주의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했다고 본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외부인사(윤석열)를 받아 대통령을 만들었습니다. 민주당은 다릅니다. 순혈주의 세력의 언저리라도 돼야 합니다. 김 당선인은 전혀 무관합니다. 리더십의 진짜 시험대는 바로 이 순혈주의와의 관계 설정이 될 것입니다. 잘 스며들 수 있을까요.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 주장처럼 586 용퇴론이 실천되던가, 중도실용 정당의 DJ 민주당 때로 돌아가면 또 모르겠습니다.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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