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이웅열 아이디어, 코오롱 신소재 만나 ‘롱기스트볼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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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광’ 이웅열 아이디어, 코오롱 신소재 만나 ‘롱기스트볼 인증’
  • 방글
  • 승인 2022.06.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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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물러난 이웅열, 4년만에 공식행사 등장
美 WRC, 세계 최장 비거리…기록 공식 인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마곡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는 한국기록원과 미 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덕은 한국기록원 원장, 데이나 니콜 헤슈(Dana Nicole Hesch) 미국 WRC 심사위원대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코오롱
마곡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는 한국기록원과 미 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덕은 한국기록원 원장, 데이나 니콜 헤슈(Dana Nicole Hesch) 미국 WRC 심사위원대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코오롱

“언제까지 유기물로만 사업할 수 있겠냐. 무기물이나 복합적인 것으로 사업을 넓혀보자.”

코오롱은 60년간 유기물을 베이스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다 새로운 소재를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미래 먹거리로 무기소재, 복합소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였다. 2018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설립한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비정질합금인 ‘아토메탈’이라는 신소재 양산에 성공한다. 

아토메탈은 분말 형태로 생산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일반 합금에 비해 강도와 경도, 탄성이 뛰어나고 부식과 마모에 견디는 능력도 탁월하다. 

연구진들은 아토메탈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 때 골프광 이웅열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탄성이 좋다며? 골프공에 한 번 접목해보자” 

이웅열은 재계 소문난 골프광이다. 국내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기업 총수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연구한지 4년, 코오롱이 첨단 신소재로 개발한 골프공 아토맥스(Attomax)가 세계 최장 비거리를 기록했다.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식 진행

14일 마곡 코오롱원앤온리 타워에서는 한국기록원과 미 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식이 열렸다. 이날 인증식에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김덕은 한국기록원장, 미 WRC(World Record Committee, 세계기록위원회) 심사위원 대표 데이나 헤슈(Dana Nicole Hesch)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WRC는 전 세계 기록인증 전문 기관들의 연합체 결성을 목적으로 조직된 법인으로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됐다. WRC는 각국의 최고기록 중에 우수기록을 다시 선별해 글로벌 최고 기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WRC는 공인된 로봇 스윙기를 이용해 동일 조건에서 실시한 인증 테스트에서 아토맥스 골프공이 타 브랜드 10개사의 13종의 골프공과 대비 13~18미터(15~20야드) 이상을 더 날아가는 기록을 인정했다.

코오롱은 “자체 개발한 신소재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 세계적 기록인증 기관인 미 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타이틀을 최초로 공식 인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공 내부에 높은 탄성과 반발력을 지닌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가공해 골프공의 중심부를 감싸는 맨틀층에 고르게 혼합하는 기술이 더해짐으로써 지금까지 보지 못한 비거리를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비거리를 앞세우는 골프공들이 많았지만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최장 비거리 골프공임을 공식 인정받은 경우는 아토맥스가 최초다. 

아토맥스 골프공 단면도 ⓒ코오롱
아토맥스 골프공 단면도 ⓒ코오롱

코오롱, 아토메탈 응용분야 넓힌다
수입 소재 대체…가격 경쟁력도 좋아


코오롱은 아토메탈이 자동차, 에너지, 화학, 전기 전자 등에 다양하게 접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폴 코오롱 미래기술원 무기소재연구소장은 “골프공에 머무르지 않겠다”며 “골프공은 아토메탈 응용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철(Fe)계 합금 형태로 제조돼 기존의 다른 비결정합금 대비 생산원가가 낮다”며 “제품 수명을 늘릴 수도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코스트 다운의 장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현재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아라미드 생산라인의 핵심 부품인 초경에 비정질합금 코팅작업을 진행해 초경의 교체주기를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렸다. 이 외에도 항공기나 발전소 터빈, 스마트폰 및 자동차 파워 인덕터 부품, 군수용 소형 정밀 부품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코오롱은 기존의 텅스텍과 세라믹 같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고가의 핵심 소재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영 참여 안해…골프행사만 종종 참석할 것"

이날 인증식에는 아토맥스의 시작, 이웅열 명예회장도 함께했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의 핵심가치인 원앤온리(One&Only) 정신으로 처음 시도한 결과물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이번 신기록에 머물지 말고 우리 기록을 우리가 계속 깨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고 도전해 세계 최고 신기록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명예회장은 또, 대형 골프공에 ‘Pay 4 gain’이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비싸지만 최고의 거리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더 좋은 성과를 위해 아토맥스를 구입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시작했으니 참석했을 뿐”이라며 “골프 관련 행사에는 참석하겠지만,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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