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재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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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재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6.20 18: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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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文과는 다른 李의 ‘거래적 리더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의 캐릭터는 이질적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의 캐릭터는 이질적이다. ⓒ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진보는 ‘변혁적 리더십’을 추구했다. 먼저 국민들에게 영감과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했다. 그에 감응해 가치를 내면화한 사람들이 지지자가 됐다. 때문에 민주당에게 있어 지지자들은 일종의 ‘동지’ 개념이었다.

민주화. 지역주의 극복. 기득권 타파. 민주당의 목표는 늘 원대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었다.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꿈. 지금껏 민주당은 그 꿈을 보여주며 지지자들을 고무시켰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다르다. 민주당에서 이 의원의 캐릭터는 이질적이다. 그에게서 특정한 철학과 가치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꿈을 향해 함께 전진하자는 민주당 특유의 리더십도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의원의 리더십은 ‘거래적 리더십’에 가깝다. 그는 언제 이뤄질지 모를 막연한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지자들에게 이익을 준다. 이 의원에게선 무엇을 왜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효능감은 확실하다. ‘이재명을 찍으면 뭔가가 돌아온다.’

그동안 민주당 지지자들은 유토피아를 향해 나아갔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은 리더였지만 동지이기도 했다. 투표 행위는 곧 민주당과 지지자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반면 이 의원에 대한 지지는 철학과 가치에 대한 공명(共鳴)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가 내 삶을 바꿔줄 거라는 기대에서 나온다. 리더의 철학에 감응해 지지자가 되던 이전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게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추상적 가치를 추구하기보다 눈앞의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정치인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리더십을 뒤로 하고, 민주당은 이 의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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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 2022-06-21 00:10:48
노무현 문재인 이상은 화려하고 연설은 훌륭했지만 현실은 서민들에게 비정규직 부동산 폭등 빈부격차를 주었습니다.
이재명은 본인이 말한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시키는 능력이 있어서 줄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로 임대주택정책으로 토지기본소득으로 . 그건 서민삶을 낫게 하고싶은 간절함에서 나오는 능력이겠죠. 노와 문이 서민의 삶에 간절함이 있었다면 권력을 기득권수호에 쓰고 내려오진 않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