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충돌에 청년 정치인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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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배현진 충돌에 청년 정치인만 ‘속앓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6.22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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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인은 미숙하다’는 프레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 나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연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연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연일 충돌하고 있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위를 두고 맞부딪친 두 사람은 16일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을 두고 또 한 번 맞붙었다.

급기야 20일에는 회의가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섰지만,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다툼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 지 2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21일 정책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우린 모두 민심을 정말 두려워해야 한다. 애써 쌓아 올린 국민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우리 모두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두 사람을 질책했다.

김기현 의원도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위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집권 여당이 국민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서로 좀 자중자애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러자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內訌)을 일으킨 데 이어,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목(反目)하면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고 있어서다.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청년 정치인은 “민주당에서 박 전 위원장이 선거 직전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청년 정치인들은 아직 설익었다, 정치력이 없어서 중요한 자리에 앉히기는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또 저런 모습을 보이니까 청년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시사오늘>과 만난 여당의 한 관계자도 “정치는 타협이다. 마음에 안 들어도 더 큰 목표를 위해 한발 물러서서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타협은 없고 감정싸움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 정치인의 대표격인 두 사람이 저런 모습을 보이면 청년 정치인들이 미숙하다는 이미지만 쌓인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3~16일 실시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30 청년 정치인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가 50%였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고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있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43%에 달했다.

특히 18~29세(긍정 71%·부정 23%)와 30대(긍정 54%·부정 41%), 40대(긍정 49%·부정 44%)가 청년 정치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50대(긍정 46%·부정 49%)와 60대(긍정 45%·부정 48%), 70대 이상(긍정 32%·부정 51%)에서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때문에 청년 정치인들이 주류로 올라서려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벗고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청년 정치인들은 인기영합이 아닌, 정치력을 갖춰야한다”며 “과거 YS와 DJ가 정치력을 발휘해 합당을 성공시키고, 경합을 통해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것처럼 청년 정치인들도 이들을 본받아 실력을 쌓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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