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G 정책 실패했나…28기가 대역 논란, 尹 해법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文정부 5G 정책 실패했나…28기가 대역 논란, 尹 해법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6.23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G 28기가 대역 재할당 앞두고 이통3사 '한숨'…"수익성 낮은데 투자비 커"
전 세계 현황은?…미국은 망 확대 중지, 일본도 통신사 빼곤 사용 장소 없어
업계선 'B2B 특화망'으로 재활용 주장…시민단체도 "5G 전국망 투자 우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됐던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의 실용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의 실용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계에서도 낮은 수익성과 실용성으로 인해 투자 기피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윤석열 신임 정부가 정책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의 실용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당 주파수 이용 기간이 1년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지국 구축은 4.46%에 불과한 데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선 5G 전국망인 3.5기가(㎓) 대역에나 집중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도 낮은 수익성과 실용성으로 인해 투자 기피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일각에선 윤석열 신임 정부가 정책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文 정부 야심차게 시작한 28기가 사업, 현황은?…미국·일본도 포기


23일 정치권과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다음해에 진행될 5G 28기가 주파수 재할당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파수 할당 3년차인 지금도 제대로 된 서비스가 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통3사의 투자만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지하철 와이파이 업그레이드 사업' 등을 추진하며 이통사를 독려해 28기가 전용 기지국을 구축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사 통합 기지국수는 약 2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할당 당시 약속했던 규모의 4.46%에 불과한 수준으로, 중복카운팅을 포함해도 10%를 겨우 넘긴다. 의무량의 약 300%를 달성하며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망을 구축했던 3.5기가 대역 사업과 비교되는 행보다. 

실제로 이통3사는 투자에 소극적이다. 3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28기가 주파수 이용대가로 약 6000억 원을 납부하기로 했지만, 이를 90% 이상(5711억 원) 회계상 손상 처리했다.

우리나라보다 28기가 대역을 먼저 시작한 미국과 일본도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짦은 커버리지와 잦은 끊김 현상, 속도 저하 등 문제로 더 이상 망 확대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본 역시 통신사 대리점을 제외하면 실질적 사용 장소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만 있고 수요는 없어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정부가 요구하기에 B2B(기업간거래) 위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선 ‘B2C 말고 B2B’ 요구 증가…속내는 '적게 쓰고 적게 내자'?


ⓒ5G 28GHz 정책 방향 토론회 발제집(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
업계에서는 28기가 대역의 대중화를 포기하고, ‘이음 5G’(특화망)처럼 특정 공간에서만 사용하는 공간망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공간망으로만 해당 주파수를 재할당 받을 경우, 광대역이 필요하지 않아 투자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책 방향 토론회 발제집(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

업계에서는 28기가 대역의 대중화를 포기하고, ‘이음 5G’(특화망)처럼 특정 공간에서만 사용하는 공간망으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간망으로 해당 주파수를 재할당 받을 경우, 지금처럼(800㎒ 폭) 광대역이 필요하지 않아 투자 금액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할당 받는 주파수의 폭이 줄어들면, 정부에게 지불해야 하는 할당 대가도 줄어든다. 앞서 이통3사는 각 사별로 28기가 대역의 800㎒폭을 가져가면서 약 2000억 원의 할당 대가를 지출해야 했다. 통상적으로 기준 단가는 면적에 기반해 산정된다. 특화망인 이음 5G의 경우 1년간 1개 블록(1㎢)에 대한 기준 단가가 5만 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5G 이동통신 정책 방향 토론회에 전문가로 초빙된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근본적으로 초고대역(28기가)의 주파수를 요구하는 B2C 서비스 수요가 없다. 네트워크 사업자만 준비돼 있고, 디바이스·콘텐츠·플랫폼 사업자는 28기가 대역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며 “해당 주파수를 (기업) 연구·개발용 혁신망으로 제공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때까지 저렴한 가격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소비자들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는 정부의 28기가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이종호 신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시와는 달리 농어촌 지역은 3.5기가 대역의 5G 기지국 구축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28기가 투자보다 5G 전국망 구축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2300만이 넘는 5G 고객들은 LTE 수준의 품질을 이용하면서도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28기가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5000만 소비자들을 잘못된 정책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5000만 소비자들의 편익을 고려해 28기가 투자를 중단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3.5 대역의 5G 전국망 조기 구축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