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상 높아진 K-콘텐츠…“문화가 힘이다”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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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상 높아진 K-콘텐츠…“문화가 힘이다” [현장에서]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6.23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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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힘은 국가 차원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 좁히는 데 있어”
“여가생활과 민주적 가치관 상호 영향 받아…한국이 목표 제시할 때 ”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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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한류는 한국의 연성권력인가’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 시사오늘

글로벌 위상 높아진 K-문화의 힘으로 글로벌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온 것일까? 23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한류는 한국의 연성권력인가’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이 주최했으며 가천대 라종일 석좌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 세미나는 ‘한류와 문화통합, 글로벌 시대 한류의 새로운 의미’부터 ‘경제적 관점에서 본 한류와 K-아트’, ‘북한 내 한류, 통제와 불법 사이’ 등을 주제로 폭넓게 논의됐다. 홍성민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진호 아트스탁 대표이사, 하승희 동국대학교 연구초빙 교수가 한류의 위상과 역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한류로 인해 국내외적 효과가 발생했다. 과거에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국이라고 하면 최고의 나라라는 인식이 생겼다. 가고 싶은 나라가 됐다.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도 좋다. 며칠 전 외국 의원으로부터 ‘한국은 (어떻게) 문화 수준이 그렇게 높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류 현상이 대한민국 내부 문화·사회 질서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변화한 한류의 위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미국 영화·드라마가 국내까지 퍼졌듯 북한에도 국내 콘텐츠가 일주일 안에 퍼진다. 북한 내에서도 보려는 사람들과 보지 못하게 하는 권력으로 나뉘어 변화가 있다. 한류에 대해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내버려 둬도 잘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좋은 의견이 나오면 반영할테니 여러 의견이 토론됐으면 좋겠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한류 기반에 연예기획사 출연이 있었다. 코스닥 시장 설립할 때 SM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바람직한가를 두고 실무회의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상장시키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연예인 육성 시스템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 정부가 문화 사업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지원 영역을 고민하는 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아니라 분열과 갈등 장이 돼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K콘텐츠는 한국을 통합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주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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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된 ‘한류는 한국의 연성권력인가’ 학술회의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사회를 맡은 라종일 교수는 “처음 한류에 대해 관심갖게 된 건 문화 자체보다 한류가 가진 힘 때문이었다. 유명한 정치 지도자가 가진 가진 대중적 영향력을 문화인이 넘겨받은 건가 생각했다”며 한류에 관심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라 교수는 일본에서 한류가 유행할 때 일본의 지도자들로부터 ‘어째서 한국 젊은이들은 창의적이고 활동적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라 교수는 한국 청년의 창의적 역동성의 기원을 학생 운동권 활동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970~1980년대 대학가의 운동권은 국가나 학교가 가진 권위에 맞서 자기 나름대로 현실을 이해하고 공부하려 했다. 기존 사회 모순과 불합리를 탐색하고 연구했다. 누구를 지도하고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현실의 구체적 문제들을 배웠다. 이러한 움직임이 대안을 생각하고 주장하는 창의력의 근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이 100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내 중국·일본·미국·소련 등 여러 나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도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와 연성 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됐다. 라 교수는 “문화는 분명히 힘이다. 그러나 이 힘의 영역은 국가와 국가의 차원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 문제”라며 “문화가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을 좁히고 차이와 모순을 함께 끌어안고 넘어갈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류의 지속적 전개를 위해서는 인문학적 발전도 뒷받침되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동아대 홍성민 정치외교학 교수는 한류를 경제적 관점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 설명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철학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1850년대 미국을 두 차례 여행하며 미국인들의 생활양식을 분석한 결과 미국인의 여가생활이 미국의 정치적 행태에 큰 영향을 주고, 이것이 미국 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고양시킨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한류 탄생은 1987년 민주화 이후로, 한국 시민사회의 민주적 가치관이 한류 특성을 만들어낸 토대가 된 것으로 해설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화로 시작된 자유로운 욕망이 새로운 형식의 여가생활을 원하게 만들었고, 수입된 음악을 한국적인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문화적 자존심과 증가된 역량은 한국적 소재로 세계적 인기를 얻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한류 미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한국이 정치·경제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를 제시해야 할 때다”라는 말을 전했다. 

김진호 아트스탁 대표이사는 한류 열풍의 원동력으로 △대중문화 개방 △민주화 운동 시기 거친 사회비판적 인재들의 문화예술계 등장 △미디어의 다양화와 온라인 네트워크 발달 등을 들었다. 

그는 현재 대중문화를 넘어 한글·식문화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 확산을 목표로 한류 3.0 시대 개막을 위한 발전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어 순수예술(파인아트) 육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우리나라는 한류문화 흥행에 비해 순수미술 위상이 낮은 편이다. 기초과학은 부족한데 응용과학만 발전하는 꼴”이라며 “기초 역할을 하는 파인아트가 부실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설 수 없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하승희 동국대 연구초빙교수는 북한 내 한류 음악 소비 형태와 인기 요인, 한류에 대항하는 북한 당국의 콘텐츠 변화 시도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현모 여주대학교 교수와 이재경 건국대 교수, 허영철 영화감독의 토론과 참석자 전체토론을 끝으로 학술회의는 마무리됐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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