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어떻게 될까 [취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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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징계, 어떻게 될까 [취재일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7.04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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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가능성 낮지 않아…후폭풍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성 상납 관련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연합뉴스
‘성 상납 관련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연합뉴스

‘성 상납 관련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심의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은 물론, 전체적인 정치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그만큼 오는 7일로 예정된 징계 심의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표의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로 결정될까요. 정확한 예상은 어렵지만, 지금으로서는 중징계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국민의힘이 징계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분위기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아 실체가 불명확한 사안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부터가 부자연스러운 데다, 친윤(親尹)으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이 대표 비서실장을 그만둔 것도 일종의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 ‘징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저는 크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소 경고 이상이 나올 수 있다”며 “아웃 되기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기사회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지지율입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2030남성과 60대 이상의 ‘세대 연합’ 성격이 강한 정당입니다. 제20대 대선 결과만 봐도 윤석열 대통령은 4050세대에서 완패한 반면, 60대 이상에서 큰 차이로 이기고 2030세대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면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특히 20대 남성으로부터 58.7%, 30대 남성으로부터 52.8%의 지지를 받으며 2030세대에서 40% 중후반의 득표율을 올린 것이 승인(勝因)이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2020년 제21대 총선 때만 해도 20대 남성의 47.7%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국민의힘 40.5%)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30남성의 표심 이동이 윤 대통령의 신승(辛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은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를 징계해 2030남성들의 반감을 살 경우, 다음 총선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합니다.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 대표를 징계하면 2030남성들이 순식간에 ‘적극 비토층’으로 돌변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임기가 시작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국정운영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맞은 지금, 이 대표를 징계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지난달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우리 당의 특징은 세대 연합정당”이라며 “2030은 아직 당에 대한 로열티가 크지 않다. (이들이 이탈하게 되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모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당이나 윤석열 정부도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대표를 징계하면 2030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의 ‘캐릭터’도 징계의 불안요소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윤리위가 징계를 의결할 경우, 이 대표가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센, 그리고 장기적인 혼란에 빠져들 공산이 큽니다. 윤 대통령이 가장 바라지 않을 시나리오입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흑화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며 “진짜 저같이 여론 선동 잘하는 사람이 흑화해가지고 그러고 다니면 어떻게 되는지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천하람 혁신위원 역시 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저도 구체적인 내용을 저도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이 대표 스타일상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 관계자도 “아예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갖고 와서 징계를 하지 않는 한, 이 대표는 징계가 내려지면 방송이나 SNS를 통해서 당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2030남성들까지 나서서 온라인으로 여론전을 하면 그걸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징계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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