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무엇을 하려 하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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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무엇을 하려 하나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7.05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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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실정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비전 제시하는 정부 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건 2021년 6월 29일이다. 그로부터 8개월여 후. 그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대사건이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안티테제(Antithese)’였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공언이 무너지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정확히 문 전 대통령의 반대에 서 있던 인물이 윤 대통령이었다. 이런 이유로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픈 열망을 윤 대통령에게 투영했다. 즉,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의 실패를 반사해 빛난 행성과 같았다.

문제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다. 대통령은 무한 책임을 진다. 핑계나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결과를 이끌어내야만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이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여전히 문 전 대통령의 안티테제에 머무는 느낌이다. 전 정권에서 비틀렸던 것들을 ‘정상화’하는 것 이외에,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문재인 정부 반대로’만 하면 그만이라는 태세다.

국민들은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이미 두 차례나 문재인 정부를 심판했다는 의미다. 이제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원하는 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어떻게 지금보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비전과 로드맵이다.

5일 아침. 윤 대통령은 출근길에서 ‘인사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며 “다른 정권 때 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세요. 사람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답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건 문재인 정부보다 나은 정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빛날 수 있는 훌륭한 정부다. 윤 대통령이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시작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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