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未濟)의 사랑-헤어질 결심 [일상스케치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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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未濟)의 사랑-헤어질 결심 [일상스케치㊹]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2.07.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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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자신을 던져 미결에서 완결로
칸느 감독상 박찬욱표 서스펜스 멜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인간이 품고 있는 갖가지 감정중 가장 복잡 미묘한 것이 사랑 아닐까.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설명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과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 이 다양성의 복합체이자 인류 영원한 테제(These) 사랑을 범죄사건과 엮어 나가는 영화 '헤어질 결심', 뿌연 안개처럼 모호하다.

여행자가 이정표 없는 미로를 찾아가듯, 관객 스스로 탐구하며 살펴보고 나름의 의미를 찾아 종착점에 도달하게 극은 흘러간다. 그러니 그다지 친절하지 않는데 이 점이 묘미다. 자칫하면 놓치거나 다양한 해석을 낳게 하는 숨겨진 장치나 메타포 등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근하게 떨리며 때론 요동치는 감정의 파도가 수사극과 멜로 사이를 넘나든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CJ ENM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CJ ENM

담당 형사와 미모의 용의자

영화는 산 정상에서 한 남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남자의 이름은 기도수. 자기 물건이라면 어디에나 이름을 새길 정도로 소유욕이 강하다.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수사 과정에서 그의 아내 중국인 서래(탕웨이)를 만난다. 기도수는 서래 몸에도 ‘KDS’, 자신의 이니셜을 새겨놓았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서래는 남편의 죽음 앞에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라는 독특한 어휘를 사용하면서. '마침내'라는 단어는 영화의 중요한  순간에 한 번씩 등장해 짧으면서 강렬한 임팩트를 가한다.

의심인지 관심인지…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CJ ENM
의심인지 관심인지…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CJ ENM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심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며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간다. 이에 반해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 서툴지만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한국어로 해준에게 계속 자신을 보여준다.

해준의 의심은 사랑으로

형사로서 갖는 의심과 인간적으로 느끼는 호기심을 동시에 품은 해준. 어쩌면 첫 만남부터 강한 호기심을 가진 해준에겐 의심과 취조 그 이상의 감정의 똬리를 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잠복근무를 하다 그녀의 일상을 추적하며 어느새 해준은 서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직업적 냉정을 잃는다.

행복하진 않더라도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하기도 애매한 일상을 살아가던 직업적 자부심이 강한 남자는 매력적이며 아리송한 여자 서래에게 완전히 미혹된다. 의심과 사랑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해준의 마음은 위태롭기 그지없다. 해준은 누구보다 이성적인 형사였는데 말이다. 흐트러짐 없는 옷차림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 그런 그가 서래를 만난 후 180도 바뀐다.

‘헤어질 결심’은 이렇듯 서래를 향한 해준의 의심이 관심과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영화다. 형사 해준이 용의자 신분의 서래에게 사비로 모듬 초밥을 사준다거나, 서래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급하게 면도를 한다거나, 아내인 정안(이정현 분)에게 사건에 대해 말할 때 '중국인 남편과 사망한 아내'라며 성별을 바꾸어 말하는 것들이 그 징후다.

이에 결국은 본분을 잊고 그녀의 알리바이를 의심하기보단 쉽게 결백을 믿어버린다. 해준이 취조실에서 비싼 초밥을 사줄 때부터 서래에게 진작 반했다는 것은 눈치챘지만.

그런데, 서래는 남편을 정말로 죽인 것인지, 해준을 대하는 마음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이 불편한 관계를 불편한 시선으로, 알듯 말듯 씨줄 날줄로 얽히는 해준과 서래의 감정선을 관객들은 점점 몰입하며 따라간다.

그녀를 둘러싼 산인지 바다인지 모를 벽지라든가, 초록색인지 푸른 색인지 애매한 의상과 미장센으로 서래의 마음을 파악하는데 헷갈리게 만든다. 극이 진행될수록 결국 서래의 본심도 적당히 빠른 전개와 함께 흥미롭게 펼쳐진다.

형사 장해준 역의 배우 박해일과 살인사건 용의자 송서래 역의 탕웨이. ⓒCJ ENM
형사 장해준 역의 배우 박해일과 살인사건 용의자 송서래 역의 탕웨이. ⓒCJ ENM

사랑은 교향곡처럼

헤어질 결심은 스토리보다 그들의 감정이 서사를 전하는 주인공에 더 가깝다. 사실 극 중 서래와 해준 두 사람은 눈빛과 표정, 몸짓이 절반 이상의 대사로 맹활약한다. 무언의 제스처가 백 마디 사랑한다는 표현보다 은밀하고 짙어 로맨스의 깊이를  증폭시킨다.

때론 숨결이나 냄새 맡는 표정이 한층 관능적이다. 그렇기에 자극적인 박찬욱의 지난 영화보다 한층 은유적이며 시적 판타지를 형성한다. 이런 점이 감독이 구현해 내고자 한 성인의 사랑 중 하나일 지도.

박찬욱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큰 액션 없이 흐르는 것 같지만 감정은 격렬하게 몰아치는 소용돌이가 있는 영화예요. 실내악에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교향곡(이 맞겠네요). 그런 스케일 말하는 건 아니고 다양한 악기들이 따로 소리 내지 않고 같이 풍부한 소리를 내는 측면에서 그러기를(영화가 교향곡으로 느껴지길) 바랍니다.“

실제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OST(영화 삽입곡) 중 하나로 썼다. 말러가 마흔한 살에 만나 한눈에 반한 알마 쉰들러에게 바친 연애편지라 불리는,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Adagietto)의 선율이 서래와 해준의 비극적 멜로에 애잔함을 더한다.

관심은 사랑으로 변하고… 영화 '헤어질 결심'. ⓒCJ ENM
관심은 사랑으로 변하고… 영화 '헤어질 결심'. ⓒCJ ENM

두 언어의 절묘한 이중주

서래는 서투르면서도 임팩트 있게 한국말을 사용하지만,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중국어를 사용할 때는 스마트폰의 음성 번역 기능을 사용해 해준과 소통한다.

통역기에서 나오는 기계음은 그저 건조하지만, 서래가 중국어로 말할 때에는 보다 격정적으로 들리는 등 뉘앙스의 간극이 인상적이다. 게다가 서래는 서툰 한국어로 예상치 못한 표현과 답변으로 상대방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며 오히려 해준의 긴장감과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즉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진심이 무엇인지 혼란에 빠뜨린다. 덕분에 관객 역시 그녀가 살인 사건의 범인인지 아닌지, 해준을 농락하는 것인지 사랑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이밖에도 '헤어질 결심'은 영화 곳곳에서 현대 스마트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형사인 해준은 수첩 대신 스마트워치의 녹음 기능을 사용하고, 이러한 녹음은 후에 해준과 서래가 각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영화 속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해당 전자기기들은 사랑의 창구로써 둘의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 셈이다.

둘 사이의 유사점을 발견하며 해준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진다.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둘 사이의 유사점을 발견하며 해준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진다.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부적절한 관계

한편, 수시로 손가락의 결혼반지가 화면에 잡히는 해준은 형사로서 자부심이 강한 유부남이었다. 그러나 운명처럼 첫눈에 반해버린 서래에 대한 마음이 커져, 형사로서 가정으로서의 정도에서 벗어나 버린다.

해준의 아내 정안과 관계는 주말부부라 하더라도 뭔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 형식적이고 매너리즘에 빠진 부부. 오히려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사이인 서래와 해준은 처음부터 척척 호흡이 맞는다. 취조실에서 서래와 초밥을 먹은 후 테이블을 정리하는 그들은 초면인데도 몇 년을 함께한 사람들처럼 자연스럽다.

뭔가 이질적인 그리고 지극히 이성적인 정안에서는 못 느낀 서래와의 동질감과 특히 바다 같은 푸근함이 해준을 무장해제시킨 게 아닐까. 사건 현장에서의 모든 기록을 스마트워치에 녹음으로 남기고, 불면증으로 인해 밤샘 잠복 수사가 일상이 된 해준은 그녀를 만나면서 오랜 불면증도 사라진다.

둘 사이의 유사점을 발견하며 해준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진다. 이에 해준은 직업적 촉과 이성을 망각하는 지경에 이른다. 안약을 수시로 투여하며 진실을 직시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안갯속을 헤맨다. 반면 해준의 관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서래는 진심을 계속 알려주지 않는다.

이 사건은 결국 서래의 알리바이가 증명되고 기도수의 유서처럼 꾸며진 편지가 발견되면서 자살로 종결된다.

해준은 서래의 알리바이가 거짓이었음을 알고 헤어질 결심을 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연합뉴스
해준은 서래의 알리바이가 거짓이었음을 알고 헤어질 결심을 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 속 한 장면. ⓒ연합뉴스

해준의 헤어질 결심

하지만 해준은 이내 서래의 알리바이가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해준을 이용한 걸까 사랑한 걸까, 서래의 진심은 무엇일까. 해준은 충격속에서 서래와의 사랑과 사건의 진실을 덮고 ‘헤어질 결심’을 한다. 자신이 찾은 결정적인 증거를 서래에게 건네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저 폰은 아무도 찾지 못하게 바다에 버려요"라는 절규에 가까운 말을 끝으로.

그런데, 해준의 말을 서래는 가장 선명한 사랑의 언어로 해석했다. 해준의 사랑이 스스로를 깨어지고 무너지게 할 만큼, 그리고 그걸 되돌리길 포기할 만큼의 마음이었다는 걸 알게 된 서래는 비로소 자기 몫의 사랑을 시작한다.

서래가 언제부터 해준을 사랑하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서래를 망원경으로 감시하던 해준이 "우는구나, 마침내"라고 말했던 녹음을 들었을 때, 사실은 그때 울지 않았던 서래는 그제야 운다. 그때부터 서래는 아무도, 해준조차도 알아주지 않는 해준과의 사랑에 기꺼이 삶을 건다.

사랑은 의심과 갈등으로.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사랑은 의심과 갈등으로.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는 대사처럼 서래는 본격적으로 해준에게 직진한다.

13개월 후…

컷이 바뀌면 영화의 시간은 13개월 뒤로 훌쩍 넘어가 있다. 기도수 사건 종결 후 해준은 아내 정안이 근무하는 안개와 원전의 가상 도시 이포로 전근을 간다. 화창한 부산과 달리 오전에는 해를 볼 수 없을 만큼 깊고 짙은 안개가 도시를 휘감는다.

알려져 있다시피 영화는 가수 정훈희의 노래 '안개'에서 출발했다. 감독에게 영감을 줬고, 실제로 작품 속에서 이 노래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에서 안개는 중요한 장치이다.

이 안개의 도시 이포엔 더 이상 폭력과 살인은 없다. 자잘한 도난 사건들만이 해준의 삶을 채우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포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공교롭게도 사건의 피해자는 서래의 ‘다음 남편’ 임호신(박용우 분)이다.

배신의 경험은 끝없는 의심으로

영화는 두 번의 살인사건에 따라 13개월의 시차와 장소 변화를 두고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사건에서 해준의 후배 형사인 수완(고경표 분)은 해준에게 '의심스러운 서래를 왜 놓아주냐'며 불만을 표한다. 반면 두 번째 사건에서 이포의 형사 연수(김신영 분)는 범인이 이미 나왔는데 왜 서래에게 자꾸 집착하느냐고 묻는다.

첫 번째 사건에서 해준은 서래에게 점점 호감을 쌓아가며 그가 범인이 아니길 바라고 믿었지만, 이로 인해 상처를 받은 이후 두 번째 사건에서는 서래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다.

이 태도변화는 심문 중 그들의 점심식사에서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표현된다. 해준이 서래에게 호감을 느끼던 첫 번째 심문에서는 초밥이었던 식사 메뉴가 두 번째 심문에서는 김밥도 아니고 달랑 핫도그 한 개로 바뀐다.

이포에서 또다시 서래의 남편이 죽었을 때, 해준은 서래에게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며 화를 낸다. 그런 해준에게 서래는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고 되묻는다.

해준에게 서래는 이미 속을 알 수 없고, 어쩌면 나의 마음을 이용했고, 지금 보니 한 번 더 이용하려고 드는 것 같기도 하는 사람이다.

서래의 어긋난 사랑

2부로 넘어 오면서 사실상 서래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질주한다. 해준은 서래에게 '왜 그런 남자들이랑 결혼을 하냐'고 묻는다. 서래는 '다른 남자와 헤어질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해준처럼 품위 있고 듬직한 남자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더라면서.

서래의 두번재 남편 임호신에 빌미를 잡힌 해준의 흔적이 두번째 사건의 단초였다. 이에 해준은 서래에게 녹음된 내용이 뭐냐고 묻는다. 음성파일에 담긴 해준의 마음이 통역앱의 건조한 기계음 대신 서래의 입을 통해 해석된다. '당신 목소리요.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는'.

그러나 해준은 당황해서 되묻는다, '내가 언제요'라고. 이 놀라는 반응에 그의 이러려고 이포에 왔냐는,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는 역정에도 버티던 서래를 붕괴시키는 거대한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며 절망한다. 결국 서래는 두 번째 헤어질 결심으로 해준의 영원한 미결 사건이 되기로 한다.

파국으로 치닫는 두사람의 사랑.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파국으로 치닫는 두사람의 사랑.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CJ ENM

진실은 바다에 묻고, 파국으로

영화가 종반으로 치닫으면서 그들의 암울한 마지막을 암시하듯 안개 가득한 음울한 해변이 두 사람을 맞이한다.

어짜피 해준과는 이상적으로 완결할 수 없는 사랑이기에 서래는 그녀만의 선택을 통해 사랑을 완성코자 한다. 자신을 처음으로 진실로 사랑했고 끝까지 믿어준 해준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전부를 던지면서다. 어쩌면 더이상 잃을 것도, 가질 수도 없는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일 지도 모른다. 마지막 모래 구덩이에서 서래의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모래알처럼, 잡히지도 않는 허망한 사랑인건지….

서래가 떠난 자리엔 안개속에서 밀물은 파도치듯 들어오고 점점 거칠어 지며 하늘과 땅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인적 없는 해변은 서래가 쌓아 올린 흙무덤을 무너뜨리고 서래를 찾으려 몸부림치는 해준의 울부짖음만이 가득하다.

끝을 향해 가면서 잔잔하던 파도가 거칠어진 이상으로 격랑을 일으키며 요동칠 때 더욱 명확해지는 그들의 사랑, 미결인지 현재 진행형인지. 어쩌면 해준에겐 영원한 미결로, 서래는 완결로 인식한 것일까.

안개속에 갇힌, 폭풍처럼 덮쳐오는 파고에 휩쓸려 넘어지고 구르며 끝까지 붕괴된 해준의 몸부림과 외침이 잔상에 강하게 남는다. 서래를 목이 터져라 외치는 그의 참담하고 먹먹한 심경이 하늘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나는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요"라는 서래의 애달픈 대사가 귓가에 반복해서 들리는 듯하다.

영화가 끝나며…

이어지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함춘호의 애절한 기타 연주에 얹힌 정훈희와 송창식의 노래 '안개'. 처연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련 없이 떠나는 서래와 남겨진 해준의 허탈한 읊조림 인 듯.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생각하면 무엇 하나
지나간 추억
그래도 애타게 그리는 마음
아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아아 아아 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갯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바람이여 안개를 걸어가다오
아아아아 아아 아아아
아아아아 아아 아아아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속에 눈을 떠라
눈물을 감추어라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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