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결국 하이엔드 브랜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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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결국 하이엔드 브랜드 꺼냈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7.13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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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포스코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했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부진한 수주 실적을 거둔 만큼, 브랜드 가치 제고로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13일 포스코건설은 보도자료를 내고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티에르는 프랑스어로 '높은·귀한·고급'을 의미하는 'HAUTE'와 '땅·영역·대지'를 뜻하는 'TERRE'를 합친 것이다. 오티에르의 핵심 가치는 '나만의 순간', '특별한 경험', '여유로운 공간', '주목받는 디자인' 등이다. 고품질 자재 사용과 정확한 시공, 기술 집약적 소프트웨어 제공 등으로 다른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와 차별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측은 "차별화된 상품을 론칭하기 위해 상당 기간 고심을 했고, 산고를 치렀다. 새로운 하이엔드 주거의 시작을 알리는 고품격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는 고객에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의 주거공간과 서비스, 품격 높은 삶을 제공하고 주거 자체만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선망받는 삶의 특권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BI ⓒ 포스코건설

관련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정비사업 수주 부진을 극복하고자 어쩔 수 없이 꺼낸 반등 카드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당초 포스코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GS건설의 '자이'처럼 기존 주거 브랜드 '더샵'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 프리미엄화하려는 행보를 지속했다. 한때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기도 했고, 하이엔드 브랜드로 보이는 상표를 출원하면서도 번번이 내부 검토 단계 수준이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면서 더샵 리뉴얼, 더샵 마감재 강화, 신사동 더샵갤러리 오픈 등 더샵 브랜드 가치 제고에 집중했다.

포스코건설의 이 같은 전략은 주효하는 것처럼 보였다. 2021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4조 원대(전년 2조7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확대하고, 탑3 자리를 지킨 것이다.

하지만 전국 정비사업 조합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더샵의 수주 경쟁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 당시 더샵을 떼고 '하이스트'라는 단지명을 앞세워 참전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 조합원들 사이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포스코건설에게 시공을 맡겨선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경향은 올해 들어 더욱 짙어졌고, 프리미엄 브랜드가 부재한 포스코건설은 2022년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5000억 원대에 그쳤다. 액수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긴 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갖춘 롯데건설(2조7000억 원대)에게 탑3 자리를 빼앗긴 점, 최근 전반적으로 공사비가 증가한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포스코건설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건설이 수주 경쟁력 회복 차원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불가피하게 내놓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2020년 6월 오티에르 관련 상표권을 출원, 이듬해 9월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도 1년 가까이 더샵 고집을 이어간 것이다. 이는 포스코건설 측이 오티에르 론칭을 알리면서 "상당 기간 고심을 했고, 산고를 치렀다"고 강조한 배경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앞으로 브랜드 적용 심의회의를 통해 사업장 입지, 규모, 상품·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해 오티에르 적용을 결정하고, 브랜드 적용 후에도 가치 유지를 위해 최초 기준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 엄격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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