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절감’ 롯데 신동빈, 체질 개선 박차…하반기 VCM서 ‘신사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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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절감’ 롯데 신동빈, 체질 개선 박차…하반기 VCM서 ‘신사업’ 강조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7.14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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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 심상찮다”…사장단, 경영전략 모색
그룹 주요 축 유통에서 화학·바이오로 이동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14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2 하반기 VCM'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

롯데그룹 경영진들이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신사업 육성에 머리를 맞댔다. 최근 롯데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식품과 유통 사업을 통해 롯데 기반을 닦았다면 신동빈 회장의 미래 비전은 화학·바이오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롯데는 ‘2022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고 그룹 경영계획과 전략방향을 논의했다. 국제 정세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여 복합 위기 돌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4개 사업군 총괄대표,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통상 맨 앞 좌석에서 발표를 경청했으나, 이번 VCM에서는 참석자들이 유연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뒷 좌석으로 옮겨 회의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롯데 경영진은 사업 확대와 재편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을 논의하고,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인프라 영역에서 바이오 CDMO, 헬스케어 플랫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추진해 그룹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유통의 역할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유통 사업이 부진했던 반면 화학 사업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유통 사업의 롯데그룹 내 매출 비중은 2017년 41%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져 화학 사업에 밀렸다. 화학 사업군은 지난해 롯데그룹의 매출 가운데 33%를 차지하며 가장 비중이 컸고, 유통 사업군은 27.5%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가 발표한 투자 계획과도 맥을 함께 한다. 앞서 롯데는 향후 5년 간 37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계획에서는 신성장 사업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을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도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신 회장은 최근 유럽 중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에 조성된 ‘롯데 클러스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7월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롯데알미늄 공장을 찾아 첫 번째 시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롯데가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11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양극박 생산 규모를 2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신성장동력 발굴과 동시에 기존 경쟁력 강화 방안도 검토했다. 식품·유통·화학·호텔 4개 사업군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 후 VCM에서 처음으로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식품군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메가브랜드 육성·밸류체인 고도화, 성장 인프라 구축 등을 모색했다. 유통군은 ‘고객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새 비전을 바탕으로 조직문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등에 이르는 혁신을 강조했다. 화학군은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호텔군은 사업구조 재편과 조직체질 개선 전략을 공유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반기 VCM을 계기로 그룹 체질 개선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면서, 그 배경에는 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전반이 절감하고 있는 위기 의식에 있다고 보고 있다.

VCM이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린 점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눈치다. 신 회장은 이날 VCM 참석에 앞서 부산시청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국민의힘)과 면담을 가졌다. 부산 롯데타워 건립 문제로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영업중단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시와 갈등을 빚은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부산시나 시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부산 롯데타워를 차질 없이 짓겠다"고 박 시장에게 약속하면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을 시민들의 기대대로 재건축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또한 앞서 롯데는 송용덕,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팀장을 맡는 전사 차원 조직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를 구성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데 이어 리스크가 불거진 부산 지역을 직접 찾아 정치인을 만나고 VCM도 현장에서 진행했다. 이전과 사뭇 다른 광폭적 행보"라며 "롯데그룹이 위기와 직면해 있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전면에서 나서면서 경영진들에게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의 광복절 특사 문제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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