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로 관치금융 우려…해소 방안은? [주간필담]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자장사로 관치금융 우려…해소 방안은? [주간필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7.16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도한 이자이익’ 기준없어 官개입 有
금융당국 목소리에 금융 주가는 ‘출렁’
시장논리 맡긴 금융사간 금리 경쟁 필요
경쟁 활성화 대안으론 ‘대환대출플랫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고수현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권을 향해 예대마진차에 따른 이자장사 비판을 이어가며 압박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관치금융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사오늘(그래픽 : 김유종 기자)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친(親) 금융권 인사로 평가받는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도 사실상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비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정에서도 연일 은행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융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고금리로 중소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져 모두가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예대마진 격차를 키워 수익을 추구하는 걸 지켜만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인 셈이다.

사실 은행권에서는 ‘이자장사’라는 단어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고 꺼린다. 은행의 수익사업을 마치 고리대와 같은 이자장사로 보는 건 억울하다는 것이다.

은행의 주요수익원 중 하나인 예매마진은 예·적금 등을 통해 확보한 수신액을 대출 등에 활용해 얻는 수익이다. 수신금리가 낮고 대출금리가 높으면 예매마진 격차를 통해 은행이 얻는 수익도 많아지는 구조다. 수신금리는 은행 입장에서 비용이고, 대출금리는 수익이다.

은행권 이자장사 비판의 핵심은 ‘과도한’이다. 과도한 이자장사는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오고 서민금융 위기를 증대시킨다.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은행이 금융 취약계층은 나몰라라하고 이자장사를 한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과도한’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대로, 과도한 여부를 명확하게 구분지을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은행경영에 관(官)이 개입하는 관치금융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나온다. 명확한 기준없이 ‘과도한 이자장사’라는 말로 은행의 금리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원칙 없는 금융시장 개입은 관치금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매마진을 제한하기 위해 개입을 하려면 당연히 법과 원칙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지만, 적정한 예대마진차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금융환경은 변화하고 있고 따라서 기준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순이자수익으로 얼마를 벌면 과도한 이익인지, 예대마진차가 몇 %포인트가 벌어져야 지나친 것인지 일일이 기준을 만들 수도 없다. 정말로 기준을 정해버린다면 오히려 정부가 은행의 금리 산정에 개입하는 관치금융 논란만 키우는 꼴이다.

이자장사 비판에 따른 금융주들의 주가하락도 고민해야할 문제다. 이자장사를 하지 말라는 건 은행보고 수익을 포기하라는 말이다. 금융당국에서 이자장사 관련 발언이 나온 뒤 금융주 주가가 출렁인 이유다. 당국의 말 한마디에 금융주 주가가 하락하면 그 손해는 결국 은행과 주주들이 떠안게 된다. 장사를 잘했는데 주가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이자장사 비판을 하면서 관치금융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은행간, 빅테크와 금융권 전반을 아우르는 금리 경쟁 활성화가 해답이 될 수 있다. 

현재 은행의 여신 부문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쉽게 말해 대출시 과거에는 은행이 차주를 선택하는 공급자 중심 환경이었다면 현재는 대환대출 및 은행간 이자 경쟁으로 차주가 은행을 선택하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가계대출 규제로 차주들이 돈을 빌리고 싶어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은행들은 대출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깎는 등 경쟁에 들어갔다.

차주가 은행을 선택하는 환경을 통해 은행간 경쟁이 이뤄지는 게 바로 ‘시장 논리’다. 경쟁 시장에서 낮은 수신금리, 높은 대출금리를 포트폴리오로 보유한 은행은 금융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은행간 금리 경쟁 활성화는 실리와 명분을 모두 유지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해 다양한 선택지에서 은행을 고를 수 있도록 돕고 은행들간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을 마냥 비판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줘야할 지원대상이자 금융정책 동반자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금융소비자가 금융사 모든 수신·여신상품 금리정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등이 실현 가능성 높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증권·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