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이젠 직원 리스크’…철강사, 무관용 원칙에도 사내 비윤리행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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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 이젠 직원 리스크’…철강사, 무관용 원칙에도 사내 비윤리행위 ‘여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7.1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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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상 인간존중 위반 건수 54건…전년比 6건 늘어
현대제철도 지난해 인권존중 위반 징계 4건…사내 괴롭힘 지표 점수 ‘뒷걸음질’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철강사들이 사내 비윤리 행위을 막고자 '무관용' 원칙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해당 위반 건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아 애를 먹는 모습이다. ESG 경영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내 비윤리 행위 발생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해 큰 리스크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비윤리신고센터가 집계한 사내 비윤리 행위 발생 건수 현황. ⓒ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 갈무리
포스코 비윤리신고센터가 집계한 사내 비윤리 행위 신고접수 현황. ⓒ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 갈무리

19일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 사내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접수된 인간존중 위반 건수(포스코 비윤리신고센터 집계)는 총 54건으로, 2020년 48건 대비 소폭 늘었다. 인간존중 위반 행위에는 △성희롱 △괴롭힘 △갑질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사내에서 신고 접수된 인간존중 위반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은 윤리의식 제고와 관련 활동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반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회사 안팎서 나오는 이유다.

물론, 구성원들의 윤리의식 제고와 피해자 보호 등이 잘 이뤄져 사내 신고가 활성화됐을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지난 6월 불거진 사내 성윤리 위반행위 이슈 건을 감안하면 인간존중의 기업 문화가 뿌리내렸다고 보기엔 어려운 실정으로 보인다. 피해자·신고자 보호나 제대로 된 조치, 사후관리 등이 미비했음을 여실히 노출해서다.

포스코는 일찍이 사내 윤리사항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의미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고, 그에 합당한 처벌까지 받도록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인간존중 위반 신고가 늘고 있음은 결국 수직적, 경색된 조직문화에서 직원들의 권리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는 포스코가 매년 실시하는 조직문화 진단 평가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일하기 좋은 회사'(P-Great Work Place) 자체 평가에서 88점을 획득한 것. 2020년 89점 대비 1점 떨어진 수치로, ESG 경영과 기업시민 이념을 강조하는 경영 행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의 사내 인권 리스크 점수는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직장 내 괴롭힘 부문만큼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양상을 보였다. ⓒ 현대제철 통합보고서 갈무리
현대제철의 사내 인권 리스크 점수는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직장 내 괴롭힘 부문만큼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양상을 보였다. ⓒ 현대제철 통합보고서 갈무리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지난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해 조치한 건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20년 7건에서 지난해 4건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중 3건은 경징계, 1건은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포스코와 달리 현대제철은 연간 단위의 비윤리신고 집계 건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통합보고서상 사내 규정 위반 현황을 통해 조치가 이뤄진 건수만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곤 있으나 세부 데이터가 미공개되고 있다는 부분은 적극 조치되지 않고 묵인된 신고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방증하듯 현대제철의 사내 인권 리스크 점수는 전체적으로 개선된 반면, 직장 내 괴롭힘 부문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양상을 보였다. 현대제철은 국내 6개의 모든 사업장과 16개의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인권 리스크 평가를 실시했는데, 직장 내 괴롭힘 지표 점수는 2020년 97.31점에서 지난해 91.37점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인권평가 결과를 지속 실시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해 인권존중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입·경력 입사자 165명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교육을 실시했으며, 일반직군 계약직 인턴 전원에게도 관련 교육을 제공해 100% 이수토록 하기도 했다.

이외 세아그룹과 동국제강은 별도의 지속경영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사내 비윤리 행위 실태 현황 확인이 불가했다. 다만 세아그룹의 경우엔 연초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발생한 '성추행·괴롭힘으로 인한 사망사고'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세아그룹은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사임과 사과문 발표 등 고강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어 회사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을 펼칠 방침임을 공표했다. 특히 임원진 자진사퇴 등의 극약처방 결정은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확고히 한 시그널로, 업계 내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 비슷한 사례에서 포스코가 대표이사인 김학동 부회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비교되기도 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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