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국가 되찾기…‘권력기관 정상화’ 깃발 들까 [위기의 윤석열 정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실종된 국가 되찾기…‘권력기관 정상화’ 깃발 들까 [위기의 윤석열 정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7.23 08:48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당한 수사마저 ‘정치 보복’ 프레임에 휘말려
홍보 기능 마비…‘비정상의 정상화’ 되살려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홍보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홍보 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시사오늘 김유종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맞았다. <한국갤럽>이 7월 5~7일 실시해 8일 발표한 ‘7월 1주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7%에 그쳤다.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49%였다. 취임 후 두 달이 채 안 돼 데드크로스를 경험한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반복되는 인사 실책, 전(前)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논란, 국민의힘 내부 갈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이 지목된다. 그러나 이런 분석에는 맹점이 있다. 인사 실책, 정치보복 논란, 당내 갈등, 실언(失言) 등은 어느 정권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일이다. 1년차 1분기에 지지율 81%를 기록했던 문재인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견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월 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권 교체를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가 출범 뒤 국민에게 와 닿는 확고한 비전이나 대표 상품을 제시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 그동안 뭐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文은 되고 尹은 안 되는 적폐 청산


첫 두 달 동안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합뉴스
첫 두 달 동안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합뉴스

사실 첫 두 달 동안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적폐(積弊)’로 지목하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정농단 수사, 방산 비리 의혹 수사 등 전직 대통령과 전 정권 권력 실세들을 향한 동시다발적 사정(司正) 작업이 진행됐다. 당시 야당도 ‘민생이 우선’이라며 반발했지만 ‘적폐 청산’ 작업은 계속됐다.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 역시 지난 두 달간 사정 작업에 역점을 뒀다. 우선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졌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섰다. 여당의 주장대로라면 두 사건은 국가의 존재 가치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여성가족부 대선 공약 개발 사건도 수사 대상에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이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발표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에도 나섰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치 보복’ 프레임에 휩싸였다. SBS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7월 9~10일 수행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부 인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7.9%로 정당한 수사라고 생각하는 사람(44.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폐 청산’ 같은 프레임이 없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마저도 정치보복 프레임에 걸리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마저도 정치보복 프레임에 걸리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이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첫 번째 이유는 전임 대통령 지지율이다. 탄핵 직전인 4년차 4분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12%에 불과했다. 부정평가는 80%였다. 제19대 대선에서의 문재인 전 대통령 득표율과 무관하게, 최소한 국민들 사이에는 전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42%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부정평가가 과반(51%)이긴 했으나, 핵심 지지층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임 정권 사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이뤄지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와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삐끗’하기만 해도 역풍(逆風)이 불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첫 번째 원인은 윤석열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진짜 문제는 두 번째 원인에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까지도 전 정권 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해줄 수 있는 프레임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윤 대통령이 그동안 뭐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수사다. 전문가들은 두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정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유족들이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데 정쟁이라고 하는 것은 인권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도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게 하는 사건 앞에서 어젠다나 정치보복 프레임을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여론은 전문가들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말해,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왜 필요한 일인지를 국민들에게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비정상의 정상화’


윤석열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정작 집권 후에는 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정작 집권 후에는 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다. 취임 후 윤 대통령이 강조한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공정과 상식, 비정상의 정상화는 문재인 정부에 반대했던 국민들이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 정상화 프레임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이라는 뚜렷한 비전을 내보였다. 건국 이래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을 일소(一掃)하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로드맵이 적폐 청산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역시 정치 보복 성격이 있었지만, 적폐 청산 프레임은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또 매혹적이었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는 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집권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내내 적폐 청산이라는 단어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것과 달리, ‘비정상의 정상화’는 일부 여당 정치인의 입을 통해서만 가뭄에 콩 나듯 언급될 뿐이다.

이처럼 다발적인 수사를 묶어낼 상위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니 각각의 수사 내용이 보도될 때마다 정치 보복 프레임에 휘말린다. 문재인 정부의 수사가 ‘적폐 청산’을 위한 도구적 성격이었다면, 윤석열 정부의 수사는 수사 그 자체가 목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정치 보복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7월 15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해수부 공무원 사건이나 동해 선원 북송 사건의 경우 ‘국가 본연의 사명을 되찾는 과정, 국가 회복’이라는 명제를 걸어야 하는 데 그런 것을 못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 실종된 국가를 윤석열 정부가 되찾아주겠다’라는 큰 주제, 슬로건을 걸고 사건들을 정상화하겠다는 식의 접근을 지금부터라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정 운영 비전을 알려라


기자들 사이에서는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기자들 사이에서는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윤석열 정부에선 비전이 보이지 않을까. 기자들 사이에서는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국정 기조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정 기조를 정확히 파악해 명확한 어젠다로 만들고, 기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기능이 마비 상태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대통령실에 따르면, 홍보수석 산하 홍보기획비서관이 아직까지도 공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기획비서관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관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메시지를 선택하고 집중 홍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담당했던 역할이다.

7월 초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 비전이 없는 게 아니다.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건 권력기관 정상화 작업”이라며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진상을 조사하고, 경찰국을 신설한다고 했으면 지지율이 지금처럼 폭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도 “두 사건(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분노한 이유는 ‘헌법 정신 위반’이라는 점에서 같다. 같은 이야기인데 참모들이 잘 풀어서 설명하지 못한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가 기능을 회복하는 ‘실종된 국가 되찾기’라는 맥락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더 많은 국민들이 호응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인선 대변인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언론인들과의 소통에 앞장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지표를 설명해야 할 대변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최영범 홍보수석은 7월 17일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김대기 비서실장 등 다른 참모들도 적극적으로 언론에 등장해 윤 대통령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 프레임으로 끝 모르고 추락하는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치도사 2022-07-23 08:51:55
'권력기관 정상화를 통한 실종된 국가 되찾기 작업'이 이뤄지면 지지율 반등은 필연이다.

윤석렬그만살자 2022-07-23 15:06:56
뜸금없지만,
석열 무당아 쓸데없는 그런 짓 말고 지지율 올리려면,
불가능 하지만 꼭 해야할 것 하 나
ㄷ ㄷ ㄷ 대 가 리 크기 반으로 줄일 것. 눈을 씻고봐도 무당으로 보인다.
그만 살자 윤석열...

윤석열 오늘 죽을까 2022-07-23 17:06:44
아프네 병원가자 엄마 손 잡고 아가야

어찌나좋은지 2022-07-24 09:28:16
모지리 아들 석열이 아프네 병원가자 엄마 손 잡고 아가야..

대가리 큰석렬 부럽다 2022-07-24 09:30:37
실종된 국가 뭐가 중한디...
모지리 아들 석열이 아프네 병원가자 엄마 손 잡고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