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이제 알뜰폰까지…‘그 나물에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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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이제 알뜰폰까지…‘그 나물에 그 밥?’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7.22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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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 토스 앱에 머천드코리아 품는다…알뜰폰 서비스 시작
토스카드·토스적금 등 '금융+알뜰폰' 상품 결합 가능성…제2의 리브엠?
금융권·이통3사 '견제' 핀테크 '눈독'…중소 알뜰폰은 "인수 나쁘지 않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핀테크 선두주자 ‘토스’가 알뜰폰 중소기업 ‘머천드코리아’(대표이사 윤기한)를 인수하고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다. ⓒ사단법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홈페이지
국내 핀테크 선두주자 ‘토스’가 알뜰폰 중소기업 ‘머천드코리아’(대표이사 윤기한)를 인수하고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대한 SK텔레콤과 금융권, 중소 업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사단법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홈페이지

국내 핀테크 선두주자 ‘토스’가 알뜰폰 중소기업 ‘머천드코리아’(대표이사 윤기한)를 인수하고 통신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국내 1위 이통사 SK텔레콤에는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금융권과 핀테크 경쟁사 ‘카카오페이’에는 전운이 감돈다. 반면 중소 업체들은 초연한 분위기다. 이통3사 자회사나 핀테크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회의론 때문이다. 차라리 몸값을 제대로 받고 토스에게 인수되면 다행이라는 자조까지 나온다. 

 

토스, KB국민은행 압도할 ‘대왕메기’ 되나…"출혈경쟁 없을 것"


22일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앱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알뜰폰 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머천드코리아가 토스의 자회사가 되는 구조다. 구성원들의 고용은 그대로 유지되며, 현 경영진의 경영권도 보장된다. 다만 토스 앱의 다양한 카테고리에 ‘알뜰폰 서비스’가 추가되고, 요금제 탐색부터 개통까지 전 과정을 앱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제2의 리브엠’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의 리브엠(Liiv M)처럼 토스 카드 실적에 따라 요금제를 할인해주거나, 예·적금 상품과 알뜰폰 요금제를 동시 가입할 경우 추가 이율과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토스는 빅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이 받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규제도 피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머천드코리아는 별도 법인(자회사)으로 존재하고, 통신 관련 서비스도 머천드코리아가 제공한다. 그저 토스 앱 안에 입점한 형태”라며 “알뜰폰 가입 과정에서 토스인증서를 활용하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결합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스 측은 “알뜰폰 시장이 지금보다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믿고 있고, 이에 따른 이익도 전망된다. 통신비 인하에 기여하고 다른 알뜰폰 업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과거 리브엠의 사례처럼) 도매가 이하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손해를 보면서 사업하는 출혈 경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KB국민은행·SK텔레콤 ‘견제’…중소 업체 "고사보단 인수가 낫다"


샌드박스를 통해 힘겹게 통신 사업에 진출한 국민은행 등 금융권은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자회사를 내세워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SK텔레콤 등 이통3사도 견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샌드박스를 통해 힘겹게 통신 사업에 진출한 국민은행 등 금융권은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자회사를 내세워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SK텔레콤 등 이통3사도 견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이에 샌드박스를 통해 힘겹게 통신 사업에 진출한 국민은행 등 금융권은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알뜰폰 시장이 커질수록 가입자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는 업계 1위 SK텔레콤 등 이통사(MNO)도 견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존 은행들은 금융위원회의 규제 예외조치인 ‘샌드박스’ 인가를 받아야만 일정 기간 동안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에 성공, 오는 2023년 4월까지만 알뜰폰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향후에도 사업을 영위하려면 정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도 자회사를 내세워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최근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점유율 규제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알뜰폰 시장 분석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현재 시장이 독과점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의 이번 인수로 카카오페이 등 다른 핀테크 업체들도 알뜰폰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경쟁 범위가 은행에서 핀테크까지 늘어난 데다, 불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 국민은행도 (심기가) 불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소 업체들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이미 이통3사와 국민은행 등 대기업들의 가격 경쟁에 치여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데, 숟가락 하나 늘어난다고 해서 뭐가 다르겠냐는 회의론 때문이다. 오히려 인수해주면 고맙다는 말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들이 과반 넘게 장악하고 있어 어려운데, 금융권이 통신업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명분도 솔직히 없다. 알뜰폰 업체가 늘고 따라 시장경쟁 원리에 따라 저렴한 요금제가 나오면 (민생 안정을 추구하는) 정부에게도 좋고, 소비자한테도 좋은 일 아니겠느냐"며 "지금은 토스보다 이통사와 금융권이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머천드의 행보(인수)를 따라가길 원하는 중소업체들도 다수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토스가 인수해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토스가 인수하는 머천드코리아는 지난 1998년 설립된 이래로 약 20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 온 1세대 알뜰폰 기업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해 KT·LG유플러스 3사 망을 모두 임대하고 있으며, 현재 가입자 규모는 약 1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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