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피하자’…자회사 몸집 줄이는 호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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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피하자’…자회사 몸집 줄이는 호반산업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7.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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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호반건설그룹의 호반산업이 자회사 부피를 거듭 줄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지주회사 강제 전환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호반산업은 완전자회사인 티에스자산개발 주식 150만 주를 티에스자산개발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출자금 회수로, 이는 티에스자산개발의 유상감자(감자비율 75%)에 따른 조치다. 

앞서 티에스자산개발은 지난 6월 감자 결정 공시를 내고 자본금 규모 적정화를 위해 호반산업이 보유한 보통주 15만 주를 임의 유상 소각한다고 알렸다. 이번 감자로 티에스자산개발의 자본금은 2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축소되며, 호반산업의 지분율은 100%(50만 주)로 유지된다.

아울러 지난 4월 호반산업은 또 다른 완전자회사인 티에스개발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합병 목적은 경영 효율성 증대와 원가절감이다.

이 같은 행보는 표면적으로 내건 이유와는 달리, 현행법에 의거한 강제 지주사 체제 전환을 회피하기 위함으로 여겨진다. 공정거래법에선 모회사 총자산에서 자회사 장부가액이 50%(지주비율, 자회사 주식 장부가 총액/지주사 자산총액)를 초과하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피하기 어렵다고 규정한다. 자회사 감자, 흡수합병 등은 모회사 차입금 확대 등과 더불어 지주비율을 줄이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호반산업의 지주비율은 2020년 21.33%에서 2021년 30.71%로 늘었다. 지난해 대한전선 인수 자금을 투입한 데다, 대한전선의 장부가액이 편입된 탓이다. 올해 초에는 대한전선이 진행한 약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대주주(지분율 40%)로서 배정 주식 전량 참여한 만큼, 지주비율은 보다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 불투명성이 확대돼 모회사인 호반산업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반면, 대한전선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향후 지주비율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으로 보인다. 호반산업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지주비율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호반산업의 자회사 몸집 줄이기는 중장기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차남인 김민성 전무가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은 티에스자산개발, 티에스리빙, 티에스건설, 호반써밋 등 자회사 전부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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