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쉴 공간과 롯데호텔 박물관 [역사로 보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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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쉴 공간과 롯데호텔 박물관 [역사로 보는 경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7.30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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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묾이 곧 친환경’인 환경친화적 호텔 서비스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사진출처:문화재청
순천낙안읍성 주막 사진출처:문화재청

공간은 문화의 변화를 이끈다. 공간 창조력은 다양한 문화의 변화를 촉진시킨다. ‘쉴 공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쉴 공간은 창조를 위한 에너지 충전소다. 쉴 곳의 다양화도 문화의 진화를 뜻한다. 호텔이 그렇다.

<삼국사기>를 보자.

“(신라) 소지마립간 9(서기 487년) 3월, 비로소 사방에 우역(郵驛)을 두고, 관청에 명하여 관도를 수리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역은 신라 시대 이후 공문서를 전달하거나 관물을 운송하는 등 공무를 집행하는 관리에게 숙박과 음식, 말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역원(驛院), 역참(驛站), 객사(客舍), 역(驛), 원(院)이라고 칭했다, 주로 교통 요지에 설치됐다. 조선 후기 상공업의 발달로 교통 요지에 여각(旅閣), 객주(客主), 주막 등 장사꾼들과 여행객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는 곳들이 발달했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은 근대식 숙박시설의 개막을 뜻한다. 일본에 의해 강제 개항된 1888년 개항지 인천에 최초로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이 세워졌다. 업계에서는 한국 호텔의 역사의 시작점으로 인정한다. 

물론 우리가 만든 호텔이 아니었다. 일본인 사업가 호리 리키타로가 현재 인천 중앙동 인근에 세운 3층짜리 유럽식 건축 양식의 벽돌 건물 호텔을 만들었다. 얼마 안 있어 중국인 이태(怡泰)가 운영하는 스튜어드 호텔(Steward Hotel)이 열린 데 이어, 1890년경에는 오스트리아인이 운영하는 코레 호텔(Hotel de Core)이 개점했다.

수도 한양의 호텔 역사는 1901년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 처음으로 프랑스인이 운영하는 2층 규모의 벽돌 건물인 팔레 호텔이 시초다, 곧바로 서대문 인근에 스테이션 호텔도 들어섰다. 1902년 독일인 여성 안토아네트 손탁이 러시아풍으로 지은 손탁 호텔을 개업했다. 

당시 호텔은 신문화의 상징이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은둔의 나라 조선에 외국인이 머무는 공간이자 조선 상류층에게는 서양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커피 문화를 주도한 핫플이 호텔이었다.

호텔도 고급화를 지향했다. 최초의 고급 호텔은 일제가 1914년 일본이나 해외 귀빈을 접대하기 위해 환구단 일부에 세운 조선호텔이다. 일제 철도국가 직영한 이 호텔은 3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식당과 바, 독서실, 당구장, 무도장 등을 갖췄다. 1938년에 반도호텔도 세워졌다 한국인이 만든 최초의 고급 호텔은 1968년 워커힐 호텔이다.

롯데호텔 호텔박물관 사진출처:롯데호텔
롯데호텔 호텔박물관 사진출처:롯데호텔

한민족의 쉴 공간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지난 2011년 롯데호텔서울 1층에 문을 연 호텔 박물관이 바로 그 곳이다, 이 곳에 가면 삼국 시대의 숙박시설, 조선시대 말 이후 한국 호텔의 발전사와 롯데호텔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유물과 자료 2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롯데호텔의 야심작인 이 호텔 박물관은 최초의 상용 호텔이었던 반도 호텔 이후 한국 호텔과 관광 산업의 역사와 발전, 시대적 변천사, 그리고 문화와 비전을 담아 역사존과 롯데존 등 2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역사존에는 앞서 소개한 삼국시대 우역부터 근대식 호텔 등 호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롯데존에는 ‘롯데’의 기원이 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국문· 영문· 일본어· 불어판, 우리나라 최초의 특급 호텔 건립 작전이었던 ‘비원 프로젝트’ 도면과 인허가서. 롯데호텔 개관 파티 초청장 및 홍보물, 개관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영국에서 직접 구입해 들여온 ‘보비런던’의 접시와 머그컵, 개관 당시의 호텔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이 곳에 가면 1980년대 롯데호텔 레스토랑에서 사용된 성냥갑들, 개관부터 현재까지의 호텔 객실 잠금 장치의 변천사, 롯데호텔 유니폼, 트로피와 상패, VIP 전용으로 사용됐던 고급 양식기 풀 세트, 스타 마케팅을 통해 제작된 각종 기념품과 주요 VIP의 사진 및 방명록 등이 인기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한국 호텔의 역사를 보존하는 호텔 박물관을 세웠듯이 ‘머묾이 곧 친환경’인 환경친화적 호텔 서비스가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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