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시공능력평가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단 1가지’ [시사텔링]
스크롤 이동 상태바
2022 시공능력평가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단 1가지’ [시사텔링]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02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100위 건설사 성장세, 10대 건설사 눌러…최근 5년간 처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2022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매년 각 건설사들의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입찰제한이 이뤄지고, 조달청에서 유자격자명부제나 도급하한제 등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데요.

올해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9년 연속 1위 수성, 지난해 시평에서 기업분할로 인해 8위로 떨어졌던 DL이앤씨(구 대림산업)의 탑5 재진입, 대방건설·금호건설·제일건설 등 전년 대비 순위가 오른 중견업체들과 한신공영·우미건설·부영주택 등 순위가 하락한 중견사들의 엇갈린 희비 등이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022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 건설사 명단 ⓒ 국토교통부
2022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 건설사 명단 ⓒ 국토교통부

하지만 2022년도 시평에서 진짜 주목할 만한 대목은 따로 있다는 생각입니다. 바로 대형 건설사들의 '잃어버린 야성'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문재인 정부의 자의 반 타의 반(?) 부동산 경기 호황 정책으로 외형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시평 순위 100대 건설사 시평 총액 증가폭(전년 대비)은 2018년 2.20%에서 2019년 7.20%로 급격히 확대됐고, 이후에도 2020년 5.21%, 2021년 3.98% 등 상승세를 보였으며, 정권교체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올해 역시 6.28%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는데요.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한 건 대형 업체들이었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평 10대 건설사들의 시평 총액 증가폭은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곤 11~100위권 업체들의 총액 증가율보다 항상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 두 차례도 HDC현대산업개발의 몸집이 줄어들었던 2018년(10대 건설사 시평 총액 증감율 -1.27%), DL이앤씨(구 대림산업)의 사업 분할이 이뤄진 2021년(-3.10%) 등 모그룹발(發) 지주사 전환 등에 따른 외형 축소로 인한 표면적인 결과일 뿐이었죠. 나머지 연도(2019년 10대 7.59%·11~100대 6.76%, 2020년 10대 7.52%·11~100대 2.55%)는 10대 건설사들이 그외 업체들의 성장세를 압도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시평에선 예년과 상당히 다른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시평 순위 10대 건설사들의 시평 총액은 99조60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기업분할 때문에 신설법인으로 분류되면서 경영평가액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DL이앤씨의 시평이 올해 회복(약 3조 원 안팎)됐음을 감안하면, 10대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시평 총액 증가율은 이보다 더 미미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같은 기간 11~100위권 건설업체들의 시평 총액 증가율은 7.15%를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대비 증가폭이 높았습니다. 지주사 전환, 기업 분할 등 이슈가 없음에도 10대 건설사들이 11~100대 업체보다 낮은 시평 총액 증가율을 보인 건 최근 5년간 처음입니다.

이는 대형 건설사들이 당장 돈이 되는 국내 주택사업에만 집중하면서 해외 시장을 외면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해외 플랜트 매출이 반영되는 산업환경설비 공사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10대 건설업체들의 기성액이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해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아니었다면 전체 산업환경설비 공사 실적 자체가 전년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외건설협회 통계를 봐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줄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야성을 잃었다고 평가하기 충분한 대목입니다.

지난해 본지가 다룬(관련기사: [시사텔링] 2021 시공능력평가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단 1가지’,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0040)를 시공능력 평가항목에서 '경영평가액'이 '실적평가액'을 추월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도 이 같은 평가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전체 시평액에서 경영평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8.6%로 실적평가액을 넘겼고, 급기야 올해에는 40%를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영향으로 각 건설사들이 도전적인 경영 전략이 아니라 선별 수주, 플랜트부문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 등 내실을 살피는 보수적인 행보를 지속 보였기 때문입니다.

국내 건설산업 생태계가 올바르게 구축되기 위해선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에, 중견업체들은 내수에 각각 상대적으로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건 업계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고유가로 자금이 충분한 중동 지역과 우크라이나·이라크 재건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이달 중 해외수주 확대 지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경제 회복을 위해 건설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바다 건너에서 돈 좀 벌어오라고 주문하는 겁니다. 하지만 경영환경은 상당히 악화된 실정입니다. 중국 등 해외 건설업체들의 선전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말이 수년 전부터 돌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까지 폭등했습니다. 미국발(發) 고금리는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과연 야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