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왓차 인수설…‘OTT 춘추전국’, 결국 이통사 대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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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왓차 인수설…‘OTT 춘추전국’, 결국 이통사 대결로 가나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8.02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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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매각설, 왜? 계속된 적자로 투자 난항…"넷플릭스도 역성장하는 시대"
反넷플릭스 토종 OTT 시장, 양분될까…SK텔레콤 '웨이브' vs KT·CJ '티빙'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가 부채를 안고 매물로 나왔다. 인수 후보로는 △SK그룹의 ‘웨이브’ △쿠팡의 ‘쿠팡플레이’ △독서 플랫폼 ‘리디’ 등이 떠오르고 있다. ⓒ왓챠 재무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가 부채를 안고 매물로 나왔다. 인수 후보로는 △SK그룹의 ‘웨이브’ △쿠팡의 ‘쿠팡플레이’ △독서 플랫폼 ‘리디’ 등이 떠오르고 있다. ⓒ왓챠 재무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가 부채를 안고 매물로 나왔다. 인수 후보로는 △SK그룹 ‘웨이브’ △쿠팡 ‘쿠팡플레이’ △독서 플랫폼 ‘리디’ 등이 떠오르고 있다. 앞서 CJ ENM 자회사 ‘티빙’은 KT 자회사 ‘시즌’을 인수하는 등 최근 국내 OTT 업계의 지각변동이 활발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에 맞서는 토종 OTT 판도가 결국 이동통신사 간 ‘쩐의 전쟁’으로 마무리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왓챠, 매각 가능성…'웨이브 인수설' 떠오른 배경


2일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임하고 1000억 원 규모 프리 IPO에 나서면서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다. 왓챠 측은 콘텐츠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 수혈 명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본 회수 요구가 높아지면서 웨이브·티빙 등 OTT 대기업에게 인수합병(M&A) 의사를 전달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요청하면서 지분 매각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왓챠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거나 진행 중이던 일부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내부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에서 출범한 OTT인 웨이브가 왓챠를 인수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경쟁사인 KT가 CJ ENM과의 OTT 합병을 단행해 토종 OTT 시장에 파란을 불러온 만큼, 웨이브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 웨이브는 티빙-시즌 합병으로 인해 ‘국내 가입자 1위’ 자리를 뺏긴 상황이다. 

웨이브는 공중파 3사 예능·드라마와 HBO맥스 등 해외 드라마 시리즈를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는 OTT다. 반면, 왓챠는 해외로부터 영화 판권을 구매해 배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사가 합쳐지면 국내 예능부터 해외 드라마, 국내외 영화까지 라인업을 폭넓게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왓챠 이용자 사이에서도 ‘웨이브 인수설’에 힘을 싣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오히려 좋다”, “구독료가 줄어드니까 소비자 입장에선 괜찮은 일”, “합병을 환영한다”, “왓챠의 오리지널 작품을 위해선 제작비가 필요하다. 웨이브 밑으로 들어가서 (SK스퀘어 자본으로) 오리지널 작품을 지속 선보인다면 응원해 주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콘텐츠 출혈경쟁, 결국 母 대기업 뒷배 전쟁으로…OTT 내리막길?


ⓒ회사 CI
2016년 영화·드라마 별점 서비스에서 시작한 왓챠는 국내 OTT 시장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독립 영화와 퀴어 콘텐츠 등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왓챠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회사 CI

왓챠 매각설이 불거진 본질적 이유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국내외 영화 배급을 위한 자금 출혈 경쟁을 일반 소규모 기업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2016년 영화·드라마 별점 서비스에서 시작한 왓챠는 넥슨 엔지니어 출신 박태훈 대표 등이 개발한 콘텐츠 추천 엔진으로 OTT 시장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독립 영화와 퀴어 콘텐츠 등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선 왓챠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말이 돌았다. 적자 규모가 워낙 크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산업이 엔데믹 국면에서 정체돼서다. 국내 OTT의 적자 수준은 지난해 기준 △웨이브 558억 원 △티빙 762억 원 △왓챠 248억 원 등이다. 

심지어 글로벌 1위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20만 명의 가입자가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97만 명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생산적이어야 할 콘텐츠 경쟁이 결국 ‘뒷배(모기업) 대결’로 끝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왓챠라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반(反)넷플릭스’ 전선을 형성했던 토종 OTT들이 현재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 양분 구조로 마무리됐다는 씁쓸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은 (왓챠 식의) 독점 배급보단 오리지널 콘텐츠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소규모 기업이 벤처캐피털 투자로만 버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금과 콘텐츠 제작 관련 노하우가 있는 모기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시리즈D 투자 당시 왓챠의 기업가치는 30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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