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의 재발견…달콤함을 뛰어넘는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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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의 재발견…달콤함을 뛰어넘는 그 무엇
  • 윤종희 기자
  • 승인 2022.08.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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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롯데제과 하면 떠오르는 건 달콤함이다. 예전에는 롯데제과가 만들어낸 과자들은 아이들 군것질 거리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은 모든 연령층의 간식거리로, 왠지 속이 허전하거나 맘이 우울할 때 특유의 달달함으로 위로를 안겨준다. 그렇게 롯데제과는 우리 삶 속에 깊이 스며든 느낌이다.

이런 롯데제과가 요즘 고민이 깊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환율 상승 등으로 원재료 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원재료 값이 오르면 그 만큼 제품 값을 올리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롯데제과도 냉엄한 자유시장경쟁 체제에 속해있기에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자칫 가격 조정을 잘못했다가는 다른 경쟁업체에게 밀리게 된다. 그게 아니면 아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 ‘무슨 과자가 이렇게 비싸’라면서 민감하게 반응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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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는 '스위트스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어린이들의 밝은 놀이공간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 롯데제과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제과로서도 제품 가격 인상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결국 가격인상 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롯데제과는 ‘파스퇴르 이지프로틴’ 3개 품목에 함유된 원료 미셀라카제인(우유 단백질의 일종)의 원산지를 리투아니아에서 덴마크로 바꿨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류비용을 조금이나마 낮추기 위해서다.

아울러, 계절에 걸 맞는 신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롯데제과가 밀키트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사계절의 맛이라는 주제로 첫 선을 보인 밀키트 ‘Chefood(쉐푸드)’ 시리즈가 한 사례다.

롯데제과는 올 여름에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3종을 추가했는데, ‘꽈리고추 대창덮밥’을 포함해 ‘토마토 해장파스타’와 ‘오곱새’(오징어+소곱창+새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제품에는 상당한 기술이 들어가 있다. 영하 40℃ 이하에서 단시간 내에 식품을 동결하는 '터널식 급속냉동'(TQF·Tunnel Quick Frozen) 기술이 적용됐다. 이렇게 해야 식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롯데제과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이벤트도 선보이고 있다. ‘호텔 L7 홍대’에 롯데제과의 대표 디저트 ‘가나’를 더한 ‘재즈 나이트(Jazz Night)’ 패키지가 바로 그것이다. 호텔 22층에 위치한 루프탑 풀 & 바 플로팅에서 8월 19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화려한 야경이 녹아든 감미로운 재즈 선율과 달콤한 초콜릿, 샴페인이 어우러진 ‘롯데제과 가나 재즈 나이트 파티’가 열린다. 가나 초콜릿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헤리티지 존은 덤이다.

이 가운데, 롯데제과는 바이오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롯데제과가 국내외 식료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 공정 원료로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지난 1일 맺은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롯데제과는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장기적으로 바이오에너지 원료 조달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료 조달 뿐 아니라 에너지와 식품 산업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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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는 '나뚜루포레스트' 행사를 꾸준히 이어오며 숲가꾸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 7월엔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전격 단행했다. 이로써 연 매출 3조7000억원의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이 탄생했다. 그 동안 빙과사업 영역이 겹침에 따른 비효율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생산·물류 인프라를 최적화해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이처럼 치열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제과는 2022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롯데제과는 35년간 분규가 전혀 없는 일하기 좋은 사업장으로 평가받으며, 7월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치열함 속에서 평온한 노사문화를 유지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이렇게 살펴보니 롯데제과는 더이상 달달한 과자 회사가 아니었다. 기업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자유시장경쟁체제 속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치열한 전쟁을 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진보해온 글로벌 일류 식품 기업이었다. '자이언츠'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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