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가계경제, 자산가치 하락에 절규·밥상물가 상승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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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가계경제, 자산가치 하락에 절규·밥상물가 상승에 한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05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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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부채 급증했는데…부동산·주식 침체에 소비심리 위축
소비자물가 폭등 속 폭염일수↑, 하반기 식탁 물가 추가 상승 압력
정부 여러 대책 강구 중이나 역부족 평가…"중장기 정책 마련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우리나라 가정경제(가계경제)가 벼랑 끝에 몰린 지경이다. 국민들은 내려앉은 자산가치와 치솟은 밥상물가에 한숨을 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에서 단기적 대증요법은 물론,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5일 통계청, 한국은행 등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전세·반전세 보증금을 더해 2021년 기준 2800조 원 안팎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5배 이상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운데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생계형 빚이 증가한 데다, 소득주도성장 실패와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부동산·주식·가상화폐 시장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각종 정부 지원과 저금리로 풀린 돈을 투자에 활용해 재미를 보며 환호성을 내지르던 국민들은 이제 절규하고 있다.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고물가, 미국발(發) 고금리 영향으로 집값과 주가가 떨어져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0.34% 감소(주간아파트가격동향상 지난 1일 기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8%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2021년 6월 3200포인트를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400선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또한 2020년 0.50%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미국 연준의 빅스텝에 따라 지난 7월 2.25%로 올랐으며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1.75%p 오른 데 따라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3조 원 가량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가치는 국민 전반의 소비심리와 직결된다. 아무리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도 자신이 투자한 주식 종목에 파란불이 들어오거나 대출을 받아 구입한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씀씀이를 줄이기 마련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6월 기준 0.9%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 이후 24년 만이다.

자산가치 하락, 먹거리 값 폭등에 가정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 pixabay, shutterstock
자산가치 하락, 먹거리 값 폭등에 가정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 pixabay, shutterstock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밥상물가가 하반기부터 본격 치솟을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11월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인 6.0%를 기록했지만 전기·가스·수도,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등 위주로 물가가 올랐고, 이에 비해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는 미미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추석을 전후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크게 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된 원인은 무더위다.

지난달 29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주평: 추가적 인플레 압력, 폭염'에서 "소비자물가가 최근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폭염 일수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폭염 발생 최상위 수준에 근접할 경우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약 4.8~5.0%에 이를 것"이라며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품목에서 폭염이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반기 식탁물가 상승을 예상했다.

이미 밥상물가는 비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지난 6월 1.6%에서 7월 8.5%로 폭등했으며, 가공식품과 외식은 각각 7.9%에서 8.2%, 8.0%에서 8.4%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폭염, 장마가 지속된 탓이다. 직장인 점심값도 고공행진이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살펴보면 냉면 가격은 연초 9808원에서 1만269원으로, 김치찌개 백반은 7077원에서 7385원으로 올랐다. 이밖에 도시락, 자장면, 떡볶이, 김밥, 칼국수, 라면, 삼겹살 등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먹거리 가격 상승은 각 가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안인 만큼, 체감 물가 상승폭은 이보다 더욱 크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다방면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모색 중이다. 한국은행 등은 금리 상승 과정에서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 보다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원활하게 공급 가능하게 주택금융공사에 출자를 이어가고, 취약부문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토교통부 등은 부동산시장이 경착륙 아닌 연착륙하게끔 얼마 전 시행된 생애 첫 주택 LTV 80% 적용에 이어 연내에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등은 다음주께 생활물가안정, 민생여건개선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다. 해당 방안에는 △추석 성수기 물품 출하·가격 조정 △비축물량 조기방출 △할인행사 △취약계층 지원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특별자금 대출·보증을 공급하는 정책도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고물가로 인한 밥상 고민 등의 근본 원인이 국제 정세에 있는 만큼, 단기적 방안과 동시에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 주장이 제기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현실인 건 맞다. 하지만 기존에 이전 정권에서 수차례 시행했던 대책들을 내놓는 걸 보면 한심스런 면이 적잖다. 지금은 국민 모두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하면서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기업 규제 완화만 강조할 게 아니라 규제 완화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세수 감소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분담을 대기업들에게 정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1000조 원 투자 선언은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들이 먼저 보따리를 풀게 압박하고, 이를 사회안전망 구축과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시연·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등은 앞선 보고서에서 "농축수산물 가격의 불안정은 식탁 물가 상승 등 가계 소비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수급 관리, 수입 물량 쿼터 폐지, 의무 수입 물량 조기 발주, 가격 모니터링 등 물가 안정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먹거리 가격 상승은 소비자 체감도가 높아 전반적인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불안 심리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소비 지원책을 확대해야 하고, 양극화 심화 방지를 위해 보다 다각화된 차원의 지원 방안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상 예측 능력을 확대하고 종합적인 위험 관리 강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생산, 유통, 소비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수급·예측 기능을 강화하고, 기상청·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기후 관련 기관들의 유기적 연계·협력을 확대해 물가 등 기후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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