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연말 대선과 관련, 장외 주자로 꼽히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정밀하게 폭격한 느낌이다.
정 전 총리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로 우선, "양극화를 해소하고 서민경제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보면 앞으로 걸어갈 길을 안다고 하는데, 박 후보는 지금까지 경제민주화를 단 한 번도 주장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박 후보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경제민주화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잘 모르고 계신 것 같다"고도 짚었다.
실제로,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기본적으로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사람(이한구 원내대표)과 내 생각이 같다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는 또 "박 후보의 리더십은 민주적 리더십이 아니라 가부장적 리더십"이라고 규정했다.그는 "지금까지 박 후보가 어떤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걸 보지 못했다. 대부분 결론형이다"며 "자신이 결론을 내린 것은 모든 것이 옳은 것이고 더 이상의 토론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박 후보가 발언하고 나면 더 이상의 문제 제기랄까, 토론이 없다"며 "이런 리더십은 권위주의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정 전 총리의 이 같은 판단은 무엇보다, 지난 세종시 정국 당시 박 후보의 태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을 추진했던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박 후보로부터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아울러 "박 후보의 또 하나의 문제는 잘못된 역사인식"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의 역사를 정의로운 것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가 최근 '사법살인'으로 불리는 인혁당 사건과 관련, '두 개의 판결이 있기 때문에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과거의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인데 박 후보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와 함께 "박 후보가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역사적 판단에 맡기자면서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것은 법보다 위에 있는 제왕적 발상이라고 생각하고 법과 국민의 판단을 무시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한 정치분석통은 "지금까지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박 후보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은 없다"며 "정 전 총리가 나름 정치적 수업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총리가 지적한 내용이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박 후보의 현재 지지율도 절대 견고하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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