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실적 회복세 속 미국 사업의 아쉬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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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소노, 실적 회복세 속 미국 사업의 아쉬운 결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09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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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렌탈업 이어 美 신사업에서도 대규모 손실
현지 합작사, 소노인터내셔널 등에 손해배상訴 제기
"거액 손배 물 가능성 적어…미국 재진출은 힘들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직전까지 미국 현지에서 추진했던 신사업이 아쉽게 마무리된 모양새다. 대명소노그룹 CI ⓒ 소노인터내셔날
대명소노그룹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직전까지 미국 현지에서 추진했던 신사업이 아쉽게 마무리된 모양새다. 대명소노그룹 CI ⓒ 소노인터내셔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흑자전환을 달성하며 본격 실적 회복에 나선 대명소노그룹 앞에 또다시 암초가 나타났다. 팬데믹 전까지 미국에서 진행했던 럭셔리 네일·스파사업에서 100억 원 이상 누적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수천억 원 규모 소송 리스크까지 불거진 것이다. 결과보다 결말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격인 소노인터내셔널(구 소노호텔앤리조트)은 미국 현지 자회사인 소노 아메리카(Sono America Inc., 구 대명 아메리카)의 77억880만 원 규모 손상차손을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반영했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 중인 부동산, 설비 등 자산에서 회사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자산가치)이 장부가액 대비 적을 경우 그 차액(장부가액에서 처분·회수 가능 금액 또는 미래 창출 가능 현금흐름을 뺀 금액)을 재무제표에 손실로 인식하는 걸 뜻한다. 

소노 아메리카는 2세 경영인인 서준혁 부회장 주도 하에 대명소노그룹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16년 3월 뉴저지주에 설립한 업체로, 주업종은 'Beauty care service 사업투자'다. 소노인터내셔널이 해당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취득원가는 198억66만 원이다. 이후 소노 아메리카는 현지에서 네일·스파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한인과 합작계약을 맺고 미국에 프리미엄 네일·스파 매장 10여 곳을 오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소노 아메리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41억588만 원의 손실을 냈고, 팬데믹 직후인 2020년에도 28억4082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아예 공개되지 않았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재무제표상 소노 아메리카의 장부가액은 2021년 말 기준 취득원가 대비 65.27% 떨어진 68억7599만 원으로 파악된다. 당초 기대보다 수익이 나오지 않자 장부금액을 지속 손상 처리한 결과로 보인다.

떡볶이 체인점 베거백, 화덕삼겹살집 미스터탄둘 등 대명코퍼레이션(현 대명노소시즌)과 대명스테이션(구 대명라이프웨이)의 외식사업, 대명위드원의 결혼정보사업, 그리고 현재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대명소노시즌의 매트리스 렌탈사업 등 대명소노그룹의 신사업 수난사가 해외에서도 반복된 셈이다.

대명소노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소노인터내셔널의 2021년도 연결감사보고서 중 완전자회사인 소노 아메리카 부분 캡처. 취득원가 대비 장부가액이 큰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소노인터내셔널이 손상 처리한 종속회사는 소노 아메리카가 유일하다 ⓒ 시사오늘
대명소노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소노인터내셔널의 2021년도 연결감사보고서 중 완전자회사인 소노 아메리카 부분 캡처. 취득원가 대비 장부가액이 큰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소노인터내셔널이 손상 처리한 종속회사는 소노 아메리카가 유일하다 ⓒ 시사오늘

거액의 송사에도 휘말렸다. 미국 한인사회 시사주간지〈선데이저널〉은 지난 3일 '대명, 미국사업 실패로 오너 위상 흔들거리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대명소노그룹이 미국에서 한인 네일-스파업자와 합작사업을 펼치다 계약위반 혐의로 3억8000만 달러(약 496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한인 A씨가 운영하는 네일·스파업체인 TFI투티유한회사, 플로리스 투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7월 현지 지방법원에 소노 아메리카, 소노인터내셔널 등과 대명소노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송장에서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 서준혁 부회장 등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사업장을 돌며 실사를 벌였다. 이를 믿고 대명소노 측과 공동운영키로 했는데 2020년 4월 대명소노그룹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사업 철수를 하면서 매장 임대료, 철거비, 인건비 등을 부담하지 않았으며 미래사업기회를 잃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인사회와 현지 법조계에선 미래사업기회 상실에 따른 손실(약 3억2000만 달러) 규모를 과도하게 책정했기에 이 같은 주장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A씨가 주장하는 피해액 중 사업 청산 비용과 체납 임대료 등 최대 수백억 원의 소송가액 가운데 일부가 인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손실, 비용 등 아쉬운 결과가 아니라 결말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서 부회장은 2019년 대명호텔앤리조트의 사명을 소노호텔앤리조트(현 소노인터내셔널)로 변경하면서 "기업명 변경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글로벌 체인 사업장 500개를 확보해 목표 달성에 성공하겠다. 미주, 유럽, 아시아 지역에 소노라는 이름을 널리 알려 세계인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그가 거론한 곳 중 미주 지역에서 대명소노그룹의 신뢰도에 금이 간 셈이기 때문이다.

현지 한인사회 사정에 능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대명소노 측에서 거액의 손해배상을 물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한인회의 영향력,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비즈니스 문화 등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대명소노가 미국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리려면 갑절 이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기사를 보도한 〈선데이저널〉도 기사에서 "대명소노 측이 소송액을 크게 줄일 수 있을진 몰라도 오너일가가 제대로 경영을 못한다는 인식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의 피소사실 자체만으로도 유형의 손실보다 더 큰 무형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꼬집었다.

최근 대명소노그룹의 기세를 보면 이 같은 결말은 더 안타깝게 여겨진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9322억3994만 원, 영업이익 14억2602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을 달성한 성적표로,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대명소노그룹은 올해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대명소노그룹 측은 "A씨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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