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강훈식, 노선차 ‘뚜렷’…‘어대명’ 기류 돌파구 될까 [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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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강훈식, 노선차 ‘뚜렷’…‘어대명’ 기류 돌파구 될까 [민주당 전당대회]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8.1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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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1주차, 이재명 지지도 1위
연이은 李 사법·실언리스크에 ‘당헌 개정’ 요청까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강훈식,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부산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강훈식,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후 부산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이 4분의 1 지점을 지났다.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인 박용진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반명 노선을 굳히고 있다. 강훈식 후보는 다른 후보에 대한 비판보다 함께 이기는 민주당을 내세웠다.  

강원과 경북·대구·제주·인천 순회 결과 현재까지 이 후보가 순회 지역 권리당원 4만4971명 중 3만3344명에게 표를 얻어 74.15% 지지율을 획득했다. 박 후보와 강 후보는 각각 20.88%, 4.98%를 득표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하지만 박 후보와 강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토론회·간담회 등을 통해 각자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李, 지지도 1위…각종 의혹에 실언리스크 더해
朴 ’외연 확장성’으로 지지 호소…‘반명 노선’


이재명 후보는 국민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유력한 당선 후보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많은 사법 리스크를 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계양을 셀프공천 의혹과 ’저학력·저소득층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자신이 ‘외연 확장성 가능한 후보’, ‘중도층 혹은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후보’라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평소 당에 쓴 소리를 많이 하는 소신파로 분류되는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선거 패배 책임과 실언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후보는 ‘사당화’ 노선, 자신은 ‘선당후사’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지난 7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선 패배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 책임은 당 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의 ‘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 발언에 대해선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패배를 반성하지 않고 국민을 탓하고 언론을 핑계 삼아선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강훈식 후보는 유일하게 비수도권(충남 아산)에 지역구를 뒀다. 그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조응천·장철민 의원 등으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았다. 

당의 전략통 인사로 알려진 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선거대책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만큼 반명 노선 형성에는 반대 입장이다. 그는 “이재명 리스크만 이야기해서는 못 이긴다”며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 소신파 박용진이 소외되지 않게 만들겠다”는 포용론을 내세웠다. 

다만 박용진·강훈식 두 후보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역임하고 대선에서 47.83% 득표를 얻은 이재명 후보의 대항마로 맞붙기엔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315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항마’를 조사한 결과 박 후보와 강 후보가 각각 36.1%, 13.4%를 기록했다. ‘잘 모름’을 택한 사람은 50.5%로 과반을 넘었다. 

 

이재명 의혹 수사 속도…당헌 개정 요청까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검·경의 수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중순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충분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한번 불거졌다. 이 후보는 “A씨를 모른다”며 ‘음해와 왜곡’이라는 입장을 냈다. 지난 3일 JTBC가 이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정치자금 지출 명세에 A씨가 김 씨 차량 운전기사로 일하며 경선 기간 3달 동안 1500만 원 이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이 후보는 ‘A씨가 배우자실 선행 차량을 운전했다’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강 후보는 해당 사건에 대해 “불과 며칠 전에는 본인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해명하다가 ‘배우자 차량 기사다’, ‘선행 차량 기사다’ 등으로 말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식의 해명은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정치 보복, 정치 탄압으로 맞서고자 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강성 지지층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 여부’를 조사한 결과 60.7%가 ‘리스크 있다’, 32.2%가 ’리스크 없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일부 민주당 권리당원이 ‘당헌·당규 개정 요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당에 권리당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중앙당 차원에서 의무적으로 답변하도록 설계된 당원 청원 시스템이 마련됐는데 해당 청원이 올라왔다.

쟁점이 된 민주당 당헌 제80조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 후보와 연관된 수사가 다수 진행되는 만큼, 해당 청원이 ‘이재명 방탄용’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 개정’과 관련해 “지금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검찰의 지나친 권력 행사가 문제가 아니냐”며 “검찰권 남용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태에서 여당의, 정부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당헌 80조 개정과 관련해서 오죽 불안하고 자신 없으면 당헌까지 개정하려 하느냐 하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李 민생과 협치 vs 朴 팬덤 정치 결별 vs 姜 젊은 수권 정당


민주당은 지난 3월, 6월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패했다. 때문에 2년 뒤 총선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후보는 선거와 관련해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방안으로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정당, 집권 여당을 잘 견제하는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민생’과 ‘협치’를 말했다. 

박 후보는 소수 강성 지지자나 팬덤에 끌려다니지 않는, 상식을 지키며 포용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대선주자 키우기’를 강조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수권 정당’을 이뤄 정권을 재탈환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은 2주차인 오는 10~14일 울산·경남·부산·세종·충청·대전, 3주차인 17~21일 전북·전남·광주, 4주차인 27일 경기·서울 마치고 28일 전국대의원대회를 끝으로 지역 순회 및 투·개표를 마친다. 국민여론조사는 오는 14일과 28일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최종 결과에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가 각각 30%, 40%, 일반국민·일반당원 여론조사가 각각 25%, 5% 반영된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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