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한영석 복권에…빛바랜 尹정부 첫 광복절 특사 [기자수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현대중공업 한영석 복권에…빛바랜 尹정부 첫 광복절 특사 [기자수첩]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12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12일 윤석열 정부가 2022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경제위기 극복·사회통합을 위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여파,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점을 고려해 민생경제 저변에 역동성과 활력을 제고하고자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의 말대로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에는 일시적 자금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처벌받은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생활고에 따른 생계형 절도범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회사운영 관련 범행으로 복역했지만 국가적 위기 가운데 다시 경제발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前 STX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을 사면·복권했다. 반면, MB(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여야 정치인들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일부 야권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으나 민생경제와 경기회복에 중점을 둔, 비교적 국민 눈높이에 맞춘 옳은 방향의 현 정권 첫 광복절 특사라는 긍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포함된 건 물음표가 붙는다. 법무부 등은 '집단적 갈등 상황을 극복하고 노사통합을 통한 사회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그를 특별복권키로 했다고 알렸다. 한 장관은 "노사통합을 위한 사회발전의 잠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을 특별사면·복권,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를 각각 특별복권하는 등 주요 노사관계자 8명을 특별사면·복권한다. 우리 사회의 화해와 상생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광복절 특사의 방향성에도 맞지 않고, 정당성도 결여됐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건설분야 행정제재 감면에 대해 '불법하도급, 담합, 부실시공,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사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환경법령 위반 등 건설산업의 대표적 문제로 지적되는 사유로 인한 처분은 감면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도 특사 명단을 공개하면서 발표 말미에 "다만 행정제재 감면 대상에서 불법하도급, 담합, 중대재해 등 중대위반 행위자들은 제외해 범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저하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유독 내세웠다. 국민 눈높이에 맞춘 사면·복권임을 분명히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영석 대표는 현대중공업에서 연이어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에 따른 고용노동부 정기·특별감독 결과 635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된 자다. 한 대표는 2021년 9월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같은 혐의를 스스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혐의 인정 후 공동피고인과의 분리 결심 요청→재판부 수용→검찰 구형)받았다. 이후에도 현대중공업에선 지난 1월 구조물 끼임 사망 사고, 4월 가스 폭발 사망 사고 등 중대 산업재해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한 장관과 법무부 등이 언급한 행정제재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중대재해 제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제외', '범법행위 경각심 유지' 등 대원칙은 개인의 특별복권 사안에도 적용돼야 마땅해 보인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의 특별복권은 이번 사면의 방향성과 정반대인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한 대표는 지난해 2월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사고 유형을 보니 시설이 불완전한 상태,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 많이 일어났다. 항상 표준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는 발언을 해 산재가 발생한 탓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은 자다. 2015년 철판낙하 사망사고, 2019년 LPG저장탱크 협착사고 등 현대중공업의 부실한 안전보건관리 조치 때문에 생긴 사고가 대부분이라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그제서야 한 대표는 "불안전한 행동의 의미는 비정형화된 작업이 많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경제인이 과연 정부가 내세운 '노사통합을 통한 사회발전'이라는 복권 과제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첫 사면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은 민생경제와 사회통합임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호평받을 만한 광복절 특사로 여겨진다. 다만,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의 복권의 경우 과연 노동계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노사통합으로 우리 사회 화해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진 않을지 심히 염려된다. 한 대표와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여론이 있다는 걸 엄중히 생각해 향후 중대재해 예방·방지와 노사간 상생발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다.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실시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통합을 위한 특별사면 단행 - 법무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경찰청 보도자료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실시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통합을 위한 특별사면 단행 - 법무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경찰청 보도자료 중 일부 캡처 ⓒ 시사오늘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