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유일 과반노조, 대우건설 노조의 ‘상생 출정식’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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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유일 과반노조, 대우건설 노조의 ‘상생 출정식’ [현장에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1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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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노조, 지난 18일 창립 35주년 기념식 개최
"2022년, 산은 치하 벗어나 과반노조 천명한 기념비적 한 해"
"조합원 인권가치 최우선, 노사간 건전상생으로 글로벌 탑티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창립 35주년 기념식. 심상철 노조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대우건설 노조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창립 35주년 기념식. 심상철 노조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대우건설 노조

건설업계의 이목은 논현동에 쏠려 있었지만, 건설인들의 마음은 을지로동으로 향해 있었다.

지난 18일 오후 3시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2 건설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건설의 날 행사였던 만큼,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여야 정치인, 주요 건설사 CEO 등이 얼굴을 비췄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이하 대우건설 노조)는 을지로4가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노조 창립 3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건설의 날 행사를 거른 백정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대우건설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고, 홍순관 건설기업노조위원장과 현대엔지니어링·HJ중공업(구 한진중공업)·동부건설·삼환기업·삼부토건, GS건설·쌍용건설·SK에코엔지니어링(구 SK건설 플랜트부문) 등 건설사 노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과거 대우건설 노조와 함께 투쟁했던 같은 당 심상정 의원도 자리를 빛냈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KDB산업은행발(發) 중흥건설그룹과의 M&A 이슈로 노조는 물론, 회사의 명운까지 걸고 총력을 다해 투쟁해야 했다. 심상철 위원장은 대우건설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삭발식을 단행했고, 중흥건설그룹의 기반 지역인 광주로 하경해 총력 투쟁을 이어갔다. 각 현장 조합원들은 자신이 쓰던 안전모 등을 집행부에 전달해 아바타 투쟁으로 동참했다. 이 같은 조직력·단결력을 바탕으로 대우건설 노조는 회사의 새 주인인 중흥건설그룹과 상생협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 △독립경영 보장 △고용보장·노조활동 인정 △임직원 처우개선 등 기존 대우건설 노사에게 유리한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 노조는 노조 출범 후 최초로 과반노조(현 조합원 수 2600여 명)를 달성했다. 이번 투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는 이유들이다. 그리고 대우건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로 수년간 미뤄왔던 창립 기념식을 올해 모처럼 개최한 것이다. 생일 축하 자리라기 보단 투쟁 성과를 자축하는 장이었다. 나아가 '상생'이라는 대우건설 노조의 새로운 비전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자리로도 느껴졌다.

맨 앞줄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의원,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 ⓒ 대우건설 노조
맨 앞줄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의원,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 ⓒ 대우건설 노조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10대 건설사 중 유일한 과반노조라는 권한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흥건설그룹과의 상생협약을 성공적으로 맺어 대우건설의 지속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노조원 처우 개선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2022년은 대우건설이 11년간 산업은행 치하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뜻깊은 해이자, 노조로서는 과반노조를 천명하는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이 진정한 주인을 만나지 못해 방황하던 대우건설의 긴 여정의 종착역이자 건설명가로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음은 물론, 글로벌 탑티어 건설사가 되는 재도약의 기회가 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우건설 노조는 직원 과반 대표 기구로서 옛 선배들의 얼과 전통을 계승하되, 과거 구태의연한 방식은 과감히 탈피하고 과반노조로서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노조로 거듭나도록 정진하겠다. 노조원들의 인권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노사간 건전한 상생을 통해 공통 비전을 만드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며 "노조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대명제 아래 조합원 권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되, 단순 이익집단이 아니라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정도경영을 감시하며 회사 지속성장 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때로는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분담하는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노조는 앞으로도 묵묵히 길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대우건설 노사는 위기를 겪을 때마다 서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노사 어느 한 쪽의 이익이 아니라 나와 동료,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소통과 화합이라는 대우건설 고유의 노사문화 전통을 만들었고, 건설업계에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선도했다"며 "현재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사는 고난 때마다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바꾼 훌륭한 전통이 있다. 저력과 자신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밀려오는 파고가 아무리 높고 거칠어도 노사가 하나가 돼 노력한다면 어떤 고난과 시련도 능히 극복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이어 "그간 노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경영진은 앞으로 상생협력적 노사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합원들도 대우건설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회사 발전을 위해 역량과 열정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대우건설이 일할 맛이 나는 회사, 실력 있는 회사, 신뢰받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 오늘 이 자리가 노사간 상생과 화합을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은주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그간 대우건설 노조가 흘린 피와 땀, 눈물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은 "위기 속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이끈 조합원들에게 깊은 격려와 감사를 전한다. 백 사장 축사처럼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잘 정착되도록 노력해 달라. 노사관계를 합리적으로 갖는 경영진이 있을 때 그 회사의 미래가 밝다. 대우건설 노조라면 경영진에서 믿음을 가져도 된다"고 했다. 홍순관 건설기업노조위원장은 "1987년 창립한 대우건설 노조는 오래된 노조 중 하나다. 그만큼 우리 삶의 터전인 건설산업의 발전과 부정, 불평등 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역할을 함께하길 기대한다. 노조원들의 희망이 되도록 분발하겠다"고 했다.

대우건설 노사 관계자와 주요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우건설 노조
대우건설 노사 관계자와 주요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우건설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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