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묻지마 공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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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컸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묻지마 공시’ 불만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8.22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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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평균 예대금리차 1.37%p
인터넷은행 3사 3.46%p… 2배 이상 ↑
은행권 내부선 ‘비교공시’ 성토 목소리도
은행권 관계자 “개별은행 특성 고려못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22일 은행연합회가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를 처음으로 올렸다. 은행연합회는 매월 20일(공휴일 시 다음 영업일)마다 관련 공시를 올릴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은행권의 예대금리차(7월 기준)가 22일 첫 공시된 가운데 은행권 일각에서는 볼멘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예대금리차가 타 은행에 비해 크다는 이유로 ‘이자장사’ 낙인을 찍는 이른바 ‘줄세우기’를 우려하는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이날 오전 11시 국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비교 공시를 올렸다. 앞으로 은행들은 매달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무적으로 올려야한다.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는 앞서 윤석열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 ‘이자장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내놓은 정책 중 하나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예대금리차 공시와 관련해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공시하고, 공시주기는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별은행이 경영공시 항목 중 하나로 예대금리차를 자체 공시하고 있어 은행간 비교가 어렵고 공시주기도 3개월로 길어, 적시성 있는 정보 제공이 어려웠다는 게 은행연합회의 설명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대출 평균(기업대출 포함) 예대금리차는 1.21%포인트,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1.37%포인트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별로 보면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는 신한은행이 1.62%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1.40%포인트, KB국민은행이 1.38%포인트, 하나은행 1.04% 순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대출 평균 3.48%포인트, 가계대출 평균 3.46%포인트로,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수은행, 지방은행까지 모두 포함하면 전북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6.33%포인트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비교 공시에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안에서는 중저신용자 가계대출 비중 확대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게 집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이는 현실이 됐다.

토스뱅크 등 일부 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격차가 크게 나온 예대금리차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실제로 토스뱅크의 7월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5.60%포인트로,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2.46%), 카카오뱅크(2.43%)보다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내용을 보면 토스뱅크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00%로 나타나있다. 토스뱅크의 주요 상품인 파킹통장 금리는 2.00%다. 이와 관련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금리 대비 낮게 공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인터넷은행 대비 예대금리 격차가 벌어진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토스뱅크는 이날 공식입장문을 통해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및 개인사업자 중점적 포용 △요구불예금 중심의 사업적 특성이 공시에 미반영 △담보대출 대비 비교적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여신 포트폴리오 등을 이유로 다른 시중은행, 인터넷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해명했다.

예대금리차 공시와 관련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인터넷은행보다 유리한 시중은행 안에서도 나온다.

서민지원대출 등이 가계대출금리에 포함된 경우 수치상으로는 예대금리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지원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등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적극적일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져, 오히려 서민금융 확대에 소극적이 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가계)대출금리, 예금금리 수치를 나열하는 지금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은행별 예대금리차와 관련해 개별은행의 특성 등을 반영한 공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공시제도 개선에 장시간이 필요하다면, 개별은행 특성을 설명하는 주석 등을 추가로 달아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방안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앞으로 매월 20일 관련 비교 공시를 올릴 예정이다. 당일이 공휴일인 경우 이번 공시처럼 익일 영업일에 올라오게 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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