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정치’, 성공할 수 있을까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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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정치’, 성공할 수 있을까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8.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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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 구심점·정치개혁의 기수 이미지 강화하려는 李…당내 비토 극복할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거침없다. 망설임도 없다. 상대는 무려 현직 대통령. 그것도 임기가 막 시작된 대통령이다. 그런데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거리낌 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다.

이 전 대표의 행보에는 노림수가 있다. 가까이는 비윤(非尹) 구심점이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 차기 총선은 1년 8개월 뒤.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친윤(親尹)의 입지는 좁아진다.

선거가 다가오면 ‘윤(尹)의 색채’가 옅은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맞서며 체급을 키운 이 전 대표는 그 적임자다. 당장 당대표 복귀는 어렵더라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하는 시점이 오면 이 전 대표를 찾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멀게는 정치개혁의 기수다.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전 PPAT(People Power Aptitude Test·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를 도입했다. 선거 후에는 혁신위원회를 띄워 공천개혁을 천명했다.

그러나 곧바로 힘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논란이 터졌다. 청년정치가 기성정치에 이용만 당했다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윤 대통령에게 대항할수록 기성정치에 맞서는 정치개혁의 기수 이미지는 강화된다.

이 전 대표가 노리는 건 여론이다. 이미지다. 효과도 있어 보인다. SBS가 의뢰하고 <넥스트리서치>가 15~16일 실시해 18일 발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13.9%로 2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의원(13.7%), 나경원 전 의원(12.3%)보다도 높았다.

<시사저널>이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진행한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는 전문가 조사에서 2위(22.2%), 일반인 조사에서 3위(23.6%)에 올랐다. 분명 여론은 이 전 대표를 비윤 구심점, ‘차세대 리더’로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당내 여론이다. 현실 정치에선 여론보다 당심(黨心)이 우선이다. 당심을 잡으려면 그들을 움직이는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기성 정치인 대다수를 적으로 돌렸다. ‘조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내부 총질’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당(自黨) 출신 대통령을 공격하는 건 당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섰던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까지도 ‘배신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나 전 의원(28.2%)과 안 의원(20.9%)을 이 전 대표(16.2%)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전 대표 역시 유 전 의원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의 전략은 전통적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 있다. 때문에 위태위태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나이는 겨우 38세다. 전통적 정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쪽이 장기적으론 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이 전 대표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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