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 1년… 주가 왜 곤두박질 쳤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카카오뱅크 상장 1년… 주가 왜 곤두박질 쳤나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8.24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관 블록딜 이슈마다 주가 휘청이며 하락
카카오페이 사태, 주주신뢰 하락등 후폭풍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해 8월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같은날 19일 9만2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면서 상장 1년여만인 올해 8월23일 기준 2만7800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19일 종가 기준 9만2000원을 찍었던 주가는 1년여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23일 2만7800원까지 하락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에 휘말리긴 했지만, 상장 후 한때 KB금융지주 시가 총액을 뛰어넘으면서 금융대장주로 등극한 바 있다. 그러나 1년 사이 연이은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카카오뱅크의 주가흐름을 보면 급격한 주가하락이 발생한 지점이 있다. <시사오늘>은 주요 포인트를 선정해 급격한 주가하락이 발생한 배경을 살펴봤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급격한 하락을 겪었다. 지난해 9월1일 8만8800원이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9월13일 6만4600원까지 떨어졌다. 9거래일만에 주가가 27.25% 빠진 것이다.

주요 하락 원인으로는 우정사업본부의 1조원 규모 블록딜, 그리고 당시 여당(더불어민주당, 현 야당)에서 제기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이 거론된다.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3% 넘게 보유하고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보유분인 2.9%(1조원대 규모)를 처분했다. 또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공정과 상생을 강조했는데, 이에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올해 1월은 카카오뱅크 투자자들에게는 ‘잔인한 한 달’이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카카오페이 임원 스톡옵션 사태는 카카오뱅크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톡옵션 사태는 카카오페이 상장 후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불거졌다.

통상 상장사 임원의 스톡옵션 행사는 시장에서 해당 주가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을 준다. 실제로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먹튀’로 받아들여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카카오페이는 물론 카카오에 대한 불신을 키우며 카카오뱅크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23일 6만500원이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이 확산되면서 올해 1월19일 4만1800원까지 떨어졌다. 18거래일간 3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스톡옵션 사태로 차기 카카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상태였던 당시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자진 사퇴했고 이후 카카오페이 대표직도 내려놓는 등 후폭풍이 상당했다.

가장 최근인 8월 또 한 번의 주가 하락으로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23일 2만780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KB국민은행의 블록딜과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간편송금 규제 강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8.0%(3810만주) 가운데 3.1%(1476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주당 매도 가격은 2만8704원이다. 지난 17일 3만2400원이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KB국민은행의 블록딜 소식과 함께 이후 하락세를 기록하며 23일 2만7800원까지 떨어지면서 4거래일 사이 14.20% 하락했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전금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간편송금 서비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하락폭을 키웠다. 간편송금 규제 여부는 카카오페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카카오뱅크 역시 주가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규제 강화 우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기존 선불전자금융업자가 자금이체업 허가를 받는다면 송금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주가하락세를 멈추지는 못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근 글로벌 금융환경 변동성 확대, 주식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국내증시가 어렵다는 상황을 감안해도 가장 최근 증권가에서 내놓은 목표주가(하나증권 4만원, 교보증권 4만5000원 등)를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지난 4일 리서치를 통해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4만5000원, 투자의견은 BUY로 유지하면서 그 배경으로 “높은 MAU를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사업부문 확대 및 다양한 컨텐츠 개발을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도 “시중금리 하락 전환에 따른 낙폭과대 성장주 반등 랠리시 카카오뱅크 역시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높고, 금산분리 완화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플랫폼 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투자포인트”라면서 목표주가는 4만원, 투자의견은 BUY를 유지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