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적자’ 농심, 추석 직후 가격 인상…라면값 줄인상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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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적자’ 농심, 추석 직후 가격 인상…라면값 줄인상 이어질 듯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8.24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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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1년 만에 라면 가격 11.3% 추가 인상
하반기 곡물 수입원가 인상 전망에 압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 코너에 진열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농심이 결국 하반기 라면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원자재가 인상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소비자가 인상으로 부담을 상쇄해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농심이 총대를 멘만큼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농심은 다음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8월이며, 스낵은 올해 3월이다. 각각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추가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라면 가격은 평균 6.8%, 스낵은 6% 올랐다.

농심은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된 점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으며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그간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특히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의 가격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감안해 추석 이후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추석 이후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상이할 수 있다.

농심이 가격 인상을 결단한 데는 올해 2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국내 시장 부진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농심의 별도기준(해외법인 등 자회사 제외 실적)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농심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든 38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1위 농심이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가격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각각 라면 이외 카테고리와 해외수출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국내 라면 시장은 농심과 마찬가지로 고전 중이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역시 국내 라면 사업은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약 13년 만에 평균 11.9% 올렸고, 삼양식품은 지난해 9월 약 4년 만에 라면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하반기에도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쏠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곡물 수입원가는 2분기보다 16%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에 고점을 나타냈던 국제 곡물가격이 3분기 수입가격에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한 곡물 수입 원가가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데 약 3~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라면업계는 올해 4분기 이후부터 원가 인상 압박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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