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성비’ 이디야커피…‘제2 도약’ 청사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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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가성비’ 이디야커피…‘제2 도약’ 청사진 그린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8.2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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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호점 돌파 후 주춤…저가커피 공세에 경쟁력 확보 시급
스낵·베이커리류 넓히고 해외 영토 확장…3인 각자대표 포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랩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디야 사옥 ⓒ안지예 기자

이디야커피가 제2의 도약을 위해 장기적인 청사진 그리기에 나섰다. 최근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조직에 변화를 주면서, 향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음료 외 카테고리 확장과 함께 자체 커피 생산 시설 ‘드림팩토리’를 통한 해외 진출이 주요 전략이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현재 매장 수 기준 국내 1위 프랜차이즈다. 지난 2019년 3000번째 점포 오픈을 돌파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디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매출은 2019년 2208억 원, 2020년 2239억 원, 2021년 243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4억 원, 140억 원, 190억 원을 올렸다. 2020년 코로나19로 실적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다시 회복세를 탄 모습이다.

승승장구해온 이디야커피지만 시장 변화로 인한 위험 신호도 감지된다.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저가 커피 업체의 거세진 공세다. 저가 커피 1위 브랜드 메가커피는 이디야커피의 매장 수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메가커피는 지난해 9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5년8개월 만에 15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19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 컴포즈, 더벤티 등 저가커피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디야커피는 매장 오픈 속도가 주춤해졌다.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 3000호점을 오픈하는 등 3년마다 1000개의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년 만에 3500호점을 오픈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커피 시장이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점점 양분되면서 이디야커피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지적이 이어진 지는 오래다. 고가의 커피 브랜드에 비하면 여전히 가성비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가커피 업체 성장이 지속될수록 이디야커피의 고민 역시 깊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디야커피 아메리카노는 3200원이다. 커피빈(5000원), 폴바셋(4700원), 스타벅스(4500원) 등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저가커피 업체에 비하면 1000원 이상 비싸다. 현재 저가커피 아메리카노 가격대는 보통 1500~2000원선이다.

최근 물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저가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상위 10개 커피 전문점 브랜드 결제 추정금액을 조사한 결과, 올해 7월 결제 추정 금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보다 31% 증가했다.

특히 가성비 커피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디야커피를 포함한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 등 5개 가성비 커피 브랜드의 결제 추정금액 합계는 2019년 7월 대비 79% 증가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지난 23일 드림팩토리 투어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이에 이디야커피는 커피 이외 베이커리, 스낵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넓히고 있다. 현재 강남에 위치한 이디야 본사 사옥에는 ‘이디야 커피랩’을 운영하면서 커피와 함께 베이커리류를 직접 구워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이디야 스낵’을 론칭하고 RTE(Ready to Eat) 제품 라인업도 확대 중이다.

해외 사업도 주요 승부처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지난 23일 평택에 위치한 드림팩토리 투어 행사에서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디야커피는 드림팩토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커피믹스를 △미국 △몽골 △중국 △오세아니아 등에 수출하며 해외 유통망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진출 계획의 일환으로 오는 12월에는 괌에 가맹점을 개설하고 유통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디야커피는 기존 문창기 회장의 단독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지난 6월 이석장 전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을, 7월엔 권익범 전 인터컨티넨탈 호텔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 인사로 영입했다. 이 신임 대표가 해외 시장, 권 신임 대표가 가맹 사업 전문가로 통하는 만큼 이디야가 이 두 축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성장 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6~7년 전만 해도 이디야커피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1년에 꾸준히 매장 300개씩은 내면서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이제는 매장당 매출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면서 “커피만 해서는 더 이상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 베이커리, 스낵류, 비니스트(스틱커피)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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