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월 “의도적 긴축 진입”…韓 이창용 “인플레이션 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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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월 “의도적 긴축 진입”…韓 이창용 “인플레이션 우선 과제”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8.2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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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미팅, 중앙은행 수장들 ‘말말말’
글로벌 긴축의지 확고…매파적 발언들
9월 한미간 금리역전차 다시 발생할 듯
李 “고물가 지속땐 금리인상 기조 유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지난 25일 통화정책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총재는 27일 잭슨홀미팅에 참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가지 금리인상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

지난 27일(미 현지시각) 열린 잭슨홀미팅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만나 글로벌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통화정책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이전보다 긴축정책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바람직하고, 섣부른 통화완화는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되살릴 위험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영구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도적으로 긴축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겠다”고도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긴축과 관련해 “신속하게 긴축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겠다”는 문구를 활용했으나 올해 잭슨홀미팅에서 스탠스가 변화한 것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들을 토대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명확하게 밝혔다고 평가했다. 또한 높은 금리를 상당기간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해 “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는 수단을 ‘강력하게(forcefully)’ 활용할 것임을 내비쳤다”면서 “사실상 ‘중앙은행의 의도에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연설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1980년과 볼커의 교훈’을 따르겠다고 한 것이 핵심이었다”면서도 “시장이 흔들린 것은 매파적 발언 이외에도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구체적 숫자나 이론적 논거, 어떻게 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 없이 그냥 ‘볼커처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 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섣부른 통화완화가 인플레 불씨를 되살릴 위험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도 “단, 앞으로의 금리인상의 ‘속도’에 대해서는 입수되는 데이터를 고려해 결정하고, 어느 시점에 가서는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 속도 감속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봤다.

미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긴축 의지 강화는 국내 통화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 25일 8월 금융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2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원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지며, 한국은행이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장기화된다면, 한은 역시 장기화 또는 미 연준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 연준보다 한은의 금리상승기가 일찍 종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만큼,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기조와 관련해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크며, 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인상 종료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4~5%)을 보이는 한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한 긴축 통화정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한국의 상황이 미국이나 유럽과 같지는 않지만 모두 인플레이션을 계속 우선과제로 삼아야한다는 것에는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장 8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해소된 한미 금리차 역전이 9월 FOMC 이후 다시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이 더 높은 금리인상폭(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을 더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가능성이 커졌고,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번에 0.50%포인트 인상) 이상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올해 개최 예정인 FOMC는 9월, 10월, 11월로 총 3차례 남았으며 한은 금통위는 10월, 11월 2번 남았다.

시장에서는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고,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경우 11월 금통위에서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같은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금리차가 주요 정책목표는 아니지만, 미국 정책금리가 높아질수록 원화는 평가절하되며, 이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한은 특정 환율수준을 목표(targeting)로 정하고 있지 않으며, 시장 수급에 따라 환율이 정해지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미 정책금리 폭이 지나치게 크게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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