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
18일 종합편성채널 jTBC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17~18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결과,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7.1%로 박 후보(44.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박 후보는 과거사 역사인식 논란이 불거진 이후 확실히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후보가 추석 전에 과거사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역전된 지지율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박 후보가 다시 지지율을 회복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우선 박 후보가 외연확대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박 후보가 새누리당 내 비(非)박근혜 세력들과의 관계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했고 지난 3당 합당 이래 새누리당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계와도 거리가 멀어지면서 현재 새누리당은 '도로 민정당'이라고도 불릴 정도다.
아울러, 전통적 보수·우파들도 박 후보가 이념을 멀리하고 '경제민주화'만 강조하는 것에 실망한 나머지 일탈하고 있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들린다.이와 관련,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와 김종인의 좌경 영합주의에 절망한 50세 이상의 투표율이 낮아지면 치명적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런 마당에 박 후보 주변 인사들의 비리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데 이어 이날 송영선 전 의원이 박 후보를 언급하며 금품을 요구한 녹취록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친박 최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에 이어 송영선 전 의원의 엽기적이라 할 만한 꼼꼼한 금품요구 행위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당당하게 진행됐다"며 "친박 측근들에게 만연한 금권정치와 도덕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드러난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현영희 의원과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 등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측근비리 현상은 제식구라면 무조건 감싸고 보는 박근혜 후보의 태도가 1차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박 후보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과거사 인식 문제도 그다지 쉽게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무엇보다, 박 후보가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일찌감치 과거사에 대해 국민 기대치에 맞는 뭔가를 내놓아야 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박 후보가 이제와서 과거사 인식 문제를 털려고 해도 그냥 여론에 밀려서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고(故)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박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유신정권에 대한 비판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박 후보 주변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가운데, 이날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함에 따라 그동안 관망했던 부동층의 관심을 끌며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만큼 박 후보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박 후보 지지율이 다시 탄력을 받아 치고 나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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