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문재인 정부 실패 전철 밟나 [기자수첩]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윤 대통령, 문재인 정부 실패 전철 밟나 [기자수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8.31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성지지층 반발에 김무성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임명 철회…지지층을 위한 정치 했던 문재인 정부 떠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지지율 위기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성지지층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위기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성지지층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제19대 대선. 문재인 전 대통령 득표율은 41.08%였다. 그로부터 5년 후. 문 전 대통령은 <한국갤럽> 기준 45%의 지지율로 퇴임했다. 임기 동안 지지율이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5년 만에 집권당이 교체됐다.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원인은 단순하다. 문 전 대통령은 철저히 지지층을 위한 정치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의 후계자’였다. 그러나 ‘통합의 길’을 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지지층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미래를 희생하더라도 밀어붙였다. 그 반대의 경우엔 꼭 필요한 일도 묻어버렸다. 40%대 지지율은 그 결과였다.

그러나 반대급부가 있었다. 40%를 위한 정치를 과반 국민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역대 최고 지지율’과 ‘역대 최초 5년만의 정권교체’는 그렇게 양립했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떠오른다. 8월 18일. 언론들은 일제히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내정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며칠 전. 김 전 의원의 부의장 내정이 철회 수순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나왔다. 핵심 지지층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김 전 의원을 강성보수가 탐탁찮아 하니, ‘집토끼’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다시 추천하겠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의 이런 선택엔 이유가 있다.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강성보수층마저 등을 돌린 결과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는 대구·경북의 절대적 지지만 되찾아도 어느 정도 지지율 회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대신 TK 인사를 민주평통 부의장으로 고려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강성지지층의 요구에 휘둘리던 정당은 늘 좋지 않은 결말을 맺었다. 좌우를 막론하고 25~30%가량의 강성지지층이 확고한 대한민국 정치에서, 결국 선거 승패는 중도층에 달려 있는 까닭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40% 지지율에 집착하다가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겼다. 윤 대통령 역시 지지율이 폭락하자 강성지지층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과연 윤 대통령도 문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까.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