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침체·전세시장 불안감에 ‘월세 고공행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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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시장 침체·전세시장 불안감에 ‘월세 고공행진’, 언제까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8.31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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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고금리·고물가 속에 부동산 경기의 하강 추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월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주택 매수와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감 심화,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월세 수요 증가,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반전세·월세 전환으로 인한 공급 확대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31일 한국부동산원 R-ONE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8로 지난해 연말보다 1.5p 올랐다.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100)을 기준으로 월세와 준전세·월셋값 추이를 모두 반영해 집계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0.4p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눈에 띄는 점은 보증금은 그대로인 가운데 월세 가격만 뛰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기준 아파트 중위 월세보증금은 전국 3000만 원, 서울·수도권 5000만 원, 지방권 2000만 원으로 전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전국 중위 월셋값은 70만2000원으로 4.46% 상승했고, 서울·수도권(94만2000원)과 지방권(54만 원)도 각각 4.67%, 5.88% 뛰었다.

이는 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금리 인상과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돌리는 준전세 물량이 확대된 결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매시장에서 이탈한 수요, 깡통전세 우려에 전세시장에서 이탈한 수요가 고금리 흐름을 타고 이 같은 준전세 물량을 해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 가격이 다소 높음에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이자 부담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고 판단해 이를 감수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7월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약 51%)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7월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세 물량은 증가 중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8일 기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 물량은 전월 대비 약 9%, 전년 동월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다만, 장기 불황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진 미지수다. 전(前)정권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어려워진 환경에서 향후 기존 갭투자자들도 이자와 세금 부담으로 집을 내놓게 돼 전세 물량 자체가 희귀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반대로 최근 전세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난 상황 가운데 전월세 전환율(지난 6월 기준 전국 5.9%)이 전세자금대출 금리(시중은행 평균 4%대, 최고 5%대) 이상 오르면서 월세 수요자들이 가처분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전세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공존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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