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불법매각, 아현국사 화재…KT의 흑역사 [KT 민영화 20주년 명암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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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불법매각, 아현국사 화재…KT의 흑역사 [KT 민영화 20주년 명암下]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8.31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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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명의 CEO 리스크…남중수·이석채·황창규부터 현직 구현모까지
정부 허가 없이 中에 인공위성 매각…베트남 불법 로비로 美 과징금
2003년 9시간 인터넷 대란…15년 지난 2018년, 2021년에도 재발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민영화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합리적 경영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KT는 20년 간 각종 부패 사건 사고도 끊이질 않았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은 황창규 전 CEO.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영화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합리적 경영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KT는 20년 간 각종 부패 사건 사고도 끊이질 않았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은 황창규 전 CEO.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영화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합리적 경영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KT는 20년 간 각종 부패 사건 사고도 끊이질 않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경영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고경영자의 각종 비리 의혹과 최근 대규모 통신 장애 등 사고로 소비자 피해도 이어졌다. 

31일 △민변 민생경제위 △민주노총 △참여연대 △KT새노조 등 시민단체는 단체 성명을 통해 “KT는 주기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했고, 20년 만에 고용인원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09년 KTF와 합병한 상황에서도 종업원이 급감한 것은 통신의 기본 업무를 대폭 외주화한 결과”라며 “사회적으로는 2만 개 이상의 좋은 일자리가 사라졌고, 아현 화재, 전국 인터넷 중단 등 통신장애와 품질관리 실패 등의 문제가 반복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➀ 반복되는 CEO 리스크…김성태 채용비리부터 국정농단·상품권깡


KT는 민영화 이후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역대 4명의 CEO가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남중수 전 사장은 납품업체로부터 약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석채 전 회장도 비자금 조성 등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2013년 자진 사퇴했다. 이 전 회장은 이후에도 김성태 전 의원 딸 채용비리에 연루돼, 올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황창규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미르재단 등에 18억 원을 출연하고, 최순실 씨 지인 차은택 씨 광고 회사에 68억 원 상당의 광고를 몰아준 의혹도 받았다. 

현직 CEO인 구현모 사장 역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국회의원 99명에게 정치자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➁ 국가 자원 인공위성, 中에 헐값 매각…美 SEC 과징금까지


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350만 달러 민사상 과태료와 280만 달러의 추징금 등 총 630만 달러(약 75억 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이다. 사진은 SEC 과징금 결정 명령문. ⓒ시사오늘
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350만 달러 민사상 과태료와 280만 달러의 추징금 등 총 630만 달러(약 75억 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이다. 사진은 SEC 과징금 결정 명령문. ⓒ시사오늘

KT는 2013년 정부 허가 없이 불법으로 인공위성을 중국 홍콩 ‘ABS’사에 헐값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국가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당시 중국에 판매한 전략물자는 무궁화 1호, 2호, 3호 위성과 그 주파수·관제소로, 무궁화 3호 한 개의 개발에만 세금 약 3000억 원 정도가 소요됐음에도 단돈 5억3000만 원에 위성과 관제센터까지 매각해 논란이 커졌다. 

결국 정부는 KT가 전파법과 대외무역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과징금 처분과 함께 ABS로부터 위성을 되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KT SAT는 ABS에 판매한 무궁화 3호 위성을 다시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국제상업회의소 중재법원(ICC) 소송에서 결국 패해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과징금 철퇴’ 사례는 또 있다. 올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350만 달러 민사상 과태료와 280만 달러의 추징금 등 총 630만 달러(약 75억 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이다. 

해당 과징금 부과는 앞서 구현모 사장이 연루된 ‘국회의원 불법 후원 혐의’와 ‘베트남 사업 불법 로비 사건’ 때문이다. 

SEC가 발표한 과징금 결정 명령문에 따르면, KT는 2014~2018년 베트남 꽝빈(Quang Binh) 지역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현지 건설업자에게 약 20만 달러(한화 2억3000만 원)를 지급하고, 정부 고위 관료에게 베트남 법인 카드를 이용한 방식으로 금품을 전달했다. 또한 2013~2014년 베트남 노동부와 현지 5개 대학에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하는 ‘직업훈련학교 프로젝트’에서도 약 77만5000달러(한화 9억2600만 원)의 불법 로비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➂ 초유의 9시간 인터넷 중단사태…70대 노인 사망한 아현국사 화재


KT는 또한 2003년 1월 25일 전국 유무선 인터넷과 전산망이 9시간 가량 중단된 초유의 사태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원인은 웜 바이러스가 KT의 혜화전화국 서버에 트래픽을 집중시켜, 네트워크 과부하를 일으킨 것이었다. 

15년이 2018년 11월에도 KT는 아현국사 화재 발생으로 인해 대규모 통신 대란을 일으켰다. 당시 신용카드 결제가 장시간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국 자영업자들이 큰 규모의 피해를 입었고, 119 신고망이 단절돼 70대 노인이 사망하는 사태까지 발생해 국민적 공분 대상이 됐다.  

KT는 2021년 10월에도 KT 서버 프로그래밍 작업 실수로 유무선망 전체가 마비되는 '불통 사태'를 일으켰다. 회사 측은 협력업체 직원의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전국 자영업자 가게와 공공기관 등 주요 시설에서 약 1시간 전산 마비 사태가 발생해 피해 보상을 해야만 했다. 

이밖에도 KT는 유튜버 '잇섭'의 의혹 제기로 초고속인터넷 품질 저하 문제가 밝혀져, 정부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측은 “KT가 기본인 통신을 소홀히 한 결과 각종 사고를 일으키면서도 탈통신을 주장하는 것은 국가기간망 사업자로서 통신의 공공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라며 “지난 20년의 흑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계속되는 불법경영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KT의 제대로 된 투명경영, 준법경영, ESG경영은 요원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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