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흔든 유승민-이준석계, 윤석열은?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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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손학규 흔든 유승민-이준석계, 윤석열은? [옛날신문보기]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9.05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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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흔들려도 권력투쟁 멈추지 않는 정치…尹 정부서도 이어지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김유종 기자
<시사오늘>은 과거 당 내부 분열이 당의 존립 여부를 흔들기에 이른 사례를 알아봤다. ⓒ 시사오늘 김유종 기자

국민의힘 내홍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접대 의혹과 함께 7억 원 각서 의혹이 불거졌고, 당 대표에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법원에 국민의힘 비대위 관련, 세 차례에 걸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 ‘양두구육’, ‘신군부’ 등 거친 표현을 서슴치 않고 뱉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열린 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우리는 배은망덕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구나 그런 한탄을 하게된다”며 대통령을 비판할 정도였다. 

여당은 법원이 ‘비대위 효력 정지’ 결론을 내렸음에도 의원 총회에 당헌 개정안을 상정해가며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국위 의장을 맡은 서병수 의원은 의장직을 사퇴했다.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으로 지목한 장제원 의원은 논란이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다시 ‘위장 거세쇼’라는 말로 윤핵관을 비판했다. 

지난 4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힌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대구 출신 정치인을 배신자에 간신으로 몰았던 그 광기에는 이성과 논리보다는 절대자에 대한 맹종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에 저항한 김영삼, 동료 의원 구속에 저항해 첫 필리버스터를 한 김대중, 5공 청문회에서 명패를 집어 던져가며 싸운 노무현도 거론했다. 하지만 세 전직 대통령은 당심을 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와 차이가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내 반응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지금 당내 여론 분위기를 보면 이준석 대표가 옳아도 다시 복귀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이나 국민들 반응 중 ‘이준석 억울하다, 불쌍하다, 잘 안 됐다는 생각’이 있지만 동시에 ’이제 그만 좀 끝내자’ 싶은 피로감도 쌓여있다고 진단했다. 당심에 이어 민심도 이 전 대표를 떠나고 있다는 설명으로 미뤄 짐작된다. 당 내 권력투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국민은 피로감을 느끼거나 정치에 실망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시사오늘>은 과거 새누리당에서 있었던 박근혜-유승민 간 갈등, 바른미래당에서 있었던 손학규-이준석 간 갈등 등 당 내부 분열이 당의 존립 여부를 흔들기에 이른 사례를 알아봤다. 

 

유승민 ‘청와대 얼라들’ 발언…朴 ‘배신의 정치’ 프레임 이어져
국정농단 이후 19대 대선-20대 대선·경기도지사 경선 등 패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접견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2월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접견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김무성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태어난 경제전문가 출신 정치인이다. 2005년에 박근혜 비서실장을 맡았고, 17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를 도왔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선 이견 차이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모습도 언론에 여러 번 노출됐다. 대표적으로 ‘청와대 얼라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발언 등이 있다.

2014년 7월 외교부 국정감사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방문 기간 중 사전 배포 자료가 발언에서 빠진 것을 두고 “외교부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들이 합니까?”라며 청와대 근무자들을 비꼬는 표현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들을 겨냥한 것. 

2015년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는 “박 대통령 집권 2년간 정책과 인사, 소통 모두 국민 기대에 못 미쳤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4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적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는 등 보수 진영의 원내대표로선 파격적인 발언도 했다.

2015년 5월엔 국회법 개정안 파동이 있었다. 해당 법안은 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유 원내대표가 야당과 합의한 것이다. 한 달여 지난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 

청와대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당선된 이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여당의 원내 사령탑도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을 은유적으로 ‘배신자’로 명시한 것이다. 얼마 안가 유 전 의원은 원내대표직을 사퇴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 사실상의 불신임 선언을 한 것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누적돼 온 그에 대한 인간적 서운함과 배신감이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재만(총무)·정호성(부속실)·안봉근(국정홍보) 등 비서관 3인방으로 대표되는 ‘문고리 권력’과 유 원내대표 사이의 오래된 불신과 갈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 이외의 ‘제3의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재확인되고 있다. 

- 2015년 6월 30일 <문화일보> ‘유승민, 2005년 朴 비서실장때부터 ‘문고리 4인’과 갈등’

2016년 3월, 친박계로 알려졌던 홍문종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야당 석에서 박수 치고 여당은 의아해했던 연설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있다”면서 “(유 의원이 원내대표로 있을) 당시 많은 의원들이나 우리 국민들도 (유 의원이) 훌륭한 인물이고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당과 맞는 인물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던졌다”고 말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선 새누리당이 유승민의 공천을 거듭 보류하고, 유승민계 의원을 배제해 논란이 됐다. 결국 유 전 의원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 동구을에 출마해 당선된다.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나와 함께 한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중략)
헌법에 의지한 채 오래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 (…)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다.”

- 2016년 3월 23일 유승민 전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 기자회견 내용 중 일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옥새 투쟁’을 벌인 끝에 새누리당의 대구 동구을 무공천이 결정됐다. 유 전 의원은 75.74%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고, 여당은 ‘총선 참패’ 성적표를 받았다. 약 두 달 뒤, 유 전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신청이 받아들여진다. 

2016년 말,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새누리당 비박계였던 김무성 전 대표가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양쪽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는 유승민 의원의 선택이 주목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새누리당이 최악의 상황에 빠진 상태에서 친박은 친박대로 당의 좌초를 막기 위한 구원투수로, 비박은 비박대로 탄핵과 탈당 등을 원만히 실행하는 든든한 지원세력으로 유 의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의 생각은 비박 쪽에 가깝지만 불가근불가원의 입장을 갖는 것은 보수정당의 기반이 대구·경북(TK)인 상황에서 TK 출신으로서 언행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친박계는 유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물밑 작업 중이다. 비박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2016년 11월 24일 <문화일보> ‘TK냐 黨개혁이냐…유승민 ‘눈치보기’’

결과적으로 유승민·김무성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30여 명 이상이 탈당한 뒤 분당을 선언한다. 2017년 1월 ‘바른정당’이 창당된다. 이때 김무성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대해 “바른정당에 입당해 당당하게 경쟁해서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유승민은 반 전 사무총장에 “국내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직접적 경륜과 경험이 없다”며 혹평했고, ‘경선’을 통한 대선후보 결정을 주장한다. 반기문 전 총장은 2월 1일 불출마를 선언한다. 

그렇게 바른정당 19대 대선 후보로 나선 유 전 의원은 6.76% 득표율을 얻었다. 이후 바른정당 당 대표, 국민의당과 합당해 창당한 바른미래당 초대 공동대표 역임, 7회 지방선거 ‘0석’ 성적표에 따른 지도부 사임, 새로운보수당 입당,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 합당을 통해 창당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입당 등을 거쳐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 탈락, 경기도지사 경선 탈락에까지 이른다. 

 

손학규에 단련된 이준석?…바른미래당서 ‘대표 퇴진’ 거듭 요구
안철수 향한 욕설로 윤리위 징계…곧바로 ‘손학규 당비대납 의혹’ 제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019년 7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 연합뉴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019년 7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채이배 전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오신환 전 의원.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유세하는 과정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이 있었다. 이 전 대표는 당무를 거부하고, 선대위원장 사퇴를 선언하는 등 당내 갈등에 불을 지펴 비판을 받았는데, 이에 지난 1월 당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 사퇴론’이 거론됐다. 이때 의총 직후 취재진들을 만나 “손학규에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라고 답하며 사퇴 거부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이 전 대표가 말한 ‘손학규에 단련된 이준석’을 이해하기 위해선 2019년의 바른미래당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2018년 2월, 안철수계 국민의당과 유승민계 바른정당이 합당해 창당된 바른미래당은 4개월 뒤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박주선과 공동 대표를 맡았던 유승민은 이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당은 비대위로 전환된다.

9월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서며 하태경·이준석·권은희 등이 최고위원직을 맡았다. 당이 2020년 4월 보궐선거에서도 참패하자 ‘지도부 사퇴·비대위 전환’ 주장이 제기됐다.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 등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 3명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직·간접적으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중략)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간 갈등이 4·3 보궐선거를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수권정당이 목표였지만 지지율 3.5%로는 수권이 불가능하다"며 "수많은 판단 미스로 진정성이 신뢰를 받지 못해 안타깝지만,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중략) 이찬열 의원은 “최악의 패배였지만,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잘못이 아니라 몇몇 의원의 내부 총질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략)

한편 손 대표에게 '찌질하다'라고 독설한 이언주 의원에 대한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두고도 파열음을 노출했다. 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경고 정도로 끝낼 일에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은 사실상의 출당조치"라면서 "보궐선거 참패 징계 1순위는 이언주 의원이 아니라 당 지도부"라고 비판했다.

- 2019년 4월 5일 <연합뉴스> ‘바른미래 ‘파열음’…“지도체제 바뀌어야”, “깨끗하게 갈라서자”’

손학규 전 대표는 거듭된 사퇴 요구에도 의원 징계, 당무 거부 당직자 경질 등을 통해 대표로 자리한다. 호남 출신 국민의당계 의원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고 당 지도부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한 최고위원은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 등 발언으로 손학규를 비판했다. 이어 7월에 당은 혁신위원회를 띄우고 손학규 대표 퇴진을 적극 주장한다. 

9월에도 ‘4월에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치면 사퇴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라’는 사퇴 압박이 계속됐지만, 손 전 대표는 그대로 대표직을 고수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19년 10월, 윤리위 징계를 받아 당직이 박탈된다. 2019년 5월 당내 바른미래당 청년 당원 앞에서 안철수 의원을 향해 ‘X신’ 등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징계 이후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손 전 대표를 향해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다. 이후 권은희·하태경·오신환 등 당시 최고위원도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이후 2020년 1월 바른정당계가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고, 이언주계의 미래를향한전진4.0 창당, 2020년 2월 안철수계 탈당으로 국민의당이 창당되는 등 바른미래당은 소멸되기에 이른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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