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빨간불’…대형마트, 투자 시급한데 ‘돈맥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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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빨간불’…대형마트, 투자 시급한데 ‘돈맥경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09.0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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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평가기관들, 대형마트 등급 강등 줄이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리뉴얼 작업 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플래그십 스토어 강서점 (3)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플래그십 스토어 강서점 ⓒ홈플러스

국내 대형마트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지속되는 실적 부진과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 등에 따라 향후 전망도 부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과 온라인 사업 강화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또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단기간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 평가 기관들이 주요 대형마트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신용도를 ‘BBB+’로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기평은 등급 조정 사유로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 지연으로 사업경쟁력이 약화됐고, 영업 적자는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자산매각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재무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한기평은 “MBK파트너스에 피인수된 이후 인수금융 상환에 집중한 결과 점포 리뉴얼 등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게 집행됐다”며 “점포 노후화로 인해 우수한 입지 조건에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적도 부진하다. 홈플러스는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기준 13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6조48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감소했다.

업계 1위 이마트 역시 신용등급이 조정됐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기업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수익성이 부진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며, 이와 더불어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인해 향후 1~2년간 높은 수준의 재무 레버리지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 부문의 부진한 실적이 수익성 약화의 주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월 롯데쇼핑의 장기 신용 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업계는 실적 반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마트 경쟁력에 집중하기 위해 신선식품, 먹거리 등에 초점을 둔 매장 구성을 통해 집객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현재 10개 점포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최신 소비 트렌드에 맞춘 콘셉트와 고객 관점에서 최적화된 동선 배치가 주전략이다. 지난 8월 기준 리뉴얼된 9개 점포의 매출은 최대 69%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리뉴얼 오픈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10호점 플래그십 스토어 강서점의 경우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최근 2년 동안 리뉴얼한 28곳의 점포가 모두 이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 5월 리뉴얼 오픈한 월계점 매출은 2년 만에 114%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에만 제타플렉스 잠실점을 포함해 총 12개 점포의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재단장한 매장의 1월부터 8월까지 매출은 기존점보다 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리뉴얼 작업이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 3사는 올해에도 점포 리뉴얼 작업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인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도 위험 요소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 여파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최저가 마케팅까지 이어지면서 출혈 경쟁도 장기화되고 있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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