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2 품는 삼성물산, 한남2는?…‘대우 vs. 롯데’ 2파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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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2 품는 삼성물산, 한남2는?…‘대우 vs. 롯데’ 2파전 가능성↑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09.05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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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흑석2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요건 갖춰
한남2구역 현장에선 철수설 파다…"경쟁과열 피한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하반기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사업 수주를 목전에 뒀다. 다만, 삼성물산의 입찰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 또 다른 최대어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에선 최근 철수설이 제기되면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모양새다.

5일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조합)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오후 마감된 2차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1차 입찰에 이어 두 번째 단독 입찰이다. 삼성물산과 시행사인 SH서울주택도시공사, 조합 등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1차 입찰에 나서지 않은 대우건설은 이번에도 입찰을 포기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조합 등과의 수의계약 요건을 갖추게 됐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은 단독 입찰에 따라 2번 이상 유찰되면 홀로 응찰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수의계약을 체결한다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래미안'의 재개발사업 시장 복귀가 이뤄지게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일찍이 흑석2구역을 수주 목표로 삼고 시공권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사업 규모도 큰 데다, 상징적으로도 방배-흑석-반포로 연결되는 래미안 브랜드 타운 구축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사업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49층, 총 1216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약 6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핵심 수주 목표로 삼은 또 다른 현장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에선 최근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철수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4층, 총 1537가구 규모 공동주택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지난달 초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업체를 비롯헤 삼성물산이 참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또한 여러 언론에서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vs. 롯데건설'의 3파전 구도가 형성돼 경쟁 과열이 예상된다는 현장이라고 보도하면서 건설업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아진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중 삼성물산이 현장을 떠났다는 말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쟁사의 해당 현장 관계자는 "한남2구역에서 삼성물산 쪽 사람들이 싹 다 사라졌다. 숨을 돌리거나 잠시 멈춘 게 아니라 아예 정리하고 철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쟁업체의 현장 관계자도 "얼마 전부터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현장에 집중하기 위해 손을 턴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만,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웨이〉를 통해 "연초부터 상반기에는 흑석2구역, 하반기에는 한남2구역을 주요 수주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인 참여를 검토했다.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하반기로 넘어왔지만 전체적인 계획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2구역 철수설'에 대해 묻는 본지 질문에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철수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삼성물산의 선별수주, 클린수주 전략 때문이다. 현재 한남2구역에선 각 업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주전에서 구설수에 휘말리길 지양하는 삼성물산 입장에서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현장에선 '홍보공영제(개별 홍보 등 금지)'를 엄격 적용·운영하겠다는 조합의 공언이 오히려 삼성물산의 철수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물밑 싸움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그만큼 사회적 파장도 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남2구역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에 불이 붙은 걸 보고 삼성물산이 손을 뗀 것 같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현장 사업팀 실무진들끼리 흑석2구역 불참을 전제로 말이 된 게 아니냐는 추측성 얘기도 들린다"며 "한남2구역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정면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가장 경쟁력이 있는 삼성물산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면 그만큼 양사간 경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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