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에 2800억 원 배상, 피해는 국민 몫…대책 논의 필요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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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에 2800억 원 배상, 피해는 국민 몫…대책 논의 필요 [현장에서]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9.15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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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토론회 열려
“재발 방지 위해 책임 소지 묻고 진실 규명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자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한국 정부에게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각’을 두고 10년에 걸쳐 진행한 소송에 대해 2억1650만 달러(한화 약 2800억 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 큰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지연이자 185억 원까지 더해지며, 정부가 세금으로 물어야 할 금액은 3000억 원 상당이 됐다. 

론스타가 ISDS(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를 들어 주장한 손해가액은 △2008년 HSBC 매각실패 및 2012년 하나금융 매각 지연으로 발생한 손해 15억7000만 달러(약 2조1000억 원) △국세청 과세처분 7억6000만 달러(약 1조 원) △승소시 보전금 20억40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 등을 합한 46억800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다. ICSID는 이중 4.6%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비록 론스타 청구액보다 감액됐으나 중재판정부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취소 신청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론스타, HSBC 매각 실패·하나금융 매각 지연으로 손해 발생 주장
2012년 한국 정부-론스타 소송 시작…ICSID에 국제 중재 요청


론스타 사태는 2003년 론스타가 1조3834억 원을 들여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외환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경영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상태였다. 론스타 분쟁의 간략한 개요는 다음과 같다. 

2006년에는 매각 당시 검증 불충분 등을 이유로 외환은행 매각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감사 청구에 따라 검찰에 기소됐으나 결과적으로 재판은 모두 무죄가 나왔다. 

2007년 9월 론스타는 HSBC(홍콩상하이은행)와 약 5조 원 상당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당일 금감위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인수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다. 

2008년 7월 정부는 론스타-HSBC간 계약에 대해 ‘심사 절차를 재개한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하고 HSBC는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한다. 

론스타는 다시 외환은행 거래 상대를 찾는다. 2010년 11월, 하나지주와 약 4조7000억 원 상당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2011년 7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론스타와 하나지주는 주식매매계약을 각각 4조4000억 원, 3조9000억 원으로 변경한다. 

그 사이 대법원은 2011년 10월 서울고등법원은 주가조작 유죄를 최종 판결하고, 금융위는 3월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수시심사 유보, 10월에 론스타에 대주주 요건충족 명령 부과, 11월에 주식 처분명령을 부과한다. 결과적으로 2012년 1월, 금융위는 하나지주의 인수를 승인한다. 

매각을 마친 론스타는 2012년 5월, 정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 및 과세 조치가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약 6조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중재의향서를 제출한다. 11월엔 론스타가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nternational Centre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에 국제중재를 제기한다. 이때 시작된 소송이 2022년 6월 중재절차 종료, 8월 31일 중재판정부 판정 선고로 결론 지어진 것이다. 

정부는 10년간 이어진 론스타와의 소송에 47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관계 부처 TF를 꾸리는 등 기재부, 외교부, 법무부, 금융위, 국세청 소속 인사가 소송에 참여했다. ICSID의 판결대로 배상한다면 정부는 정책 판단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다. 

 

“금융위, 비금융주력자 해당 사실 인지하고 왜 조치 안 했나”
“국가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공적 민간기구 제도화 필요”


강병원·김성주·김종민· 박성준·박재호·배진교·민병덕·소병철·오기형·용혜인·이용우·장혜영·황운하 의원실이 주최한 ‘’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참석 의원들과 토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병원·김성주·김종민·박성준·박재호·배진교·민병덕·소병철·오기형·용혜인·이용우·장혜영·황운하 의원실이 주최한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토론회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참석 의원들과 토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강병원·김성주·김종민·박성준·박재호·배진교·민병덕·소병철·오기형·용혜인·이용우·장혜영·황운하 의원실이 토론회를 주최했다. 주최한 의원 중 상당수가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인사말에서 “론스타와 관련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자료를 요구해왔지만 국익을 위해 참아달라는 게 답이었다. 결과는 지금과 같다”며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독일에 계속 패할 때 한 영국 언론이 패배 원인으로 영국에 불발탄이 많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영국 시민들 중 일부가 이러한 보도에 대해 적국에 약점을 가르쳐준 매국 언론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약점이었던 포탄 불량률을 줄이게 돼 승리에 기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책을 읽었다. 책임 소지를 묻고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용을 명명백백히 알아야 한다고 본다. 공개돼야 할 것들을 요구하고, 토론회를 통해 국정감사에서 해야 할 과제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14일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특히, 비금융주력사(산업자본)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이 있음에도 금융위가 론스타에 매각을 승인한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론스타는 일본에 PGM골프장, 솔라레 호텔, 아수 엔터프라이즈 등을 소유해 자산 규모 합계가 2조원을 초과해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 이는 2008년 9월에도 확인된 사실이다. 하지만 2011년 3월 16일 금융위는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해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2012년 1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승인됐다. 이후 론스타가 ISDS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이른 것이다. 

전 교수는 △2010년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일본 산업자본 관련 자료를 제외한 보고 자료 용인 이유 △2011년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함을 인지하고도 합당한 조치와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 △론스타 ISDS 절차에서 비금융주력자 문제를 포기한 이유 등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 과제로 ‘국가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공적 민간기구가 원칙에 따라 금융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감독 체계 전면 개편’을 제안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참여한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소속 노주희 변호사는 ISDS가 가진 근본적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이어갔다. 

노 변호사는 “ISDS는 엄격하게 정해진 하나의 제도가 아니다. 투자자 국적 국가와 투자를 유치한 국가 사이에 △투자자를 보호하는 실체적 의무를 담은 조항과 △의무 위반 시 ISDS 중재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있는 조약이 사전 체결된 경우에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BIT(양자간 투자협정·Bilateral Investment Treaty)나 FTA(지역 자유무역 협정·Free Trade Agreement) 투자 챕터에 투자자 보호 조항과 함께 ISDS 제도를 두고 있는데, 론스타 8개 법인(벨기에·룩셈부르크 국적)이 이용한 ISDS는 한-벨·룩 BIT에 규정돼 있다. 

노 변호사는 “이번 론스타 판정은 구속력 있는 확정 판정으로 취소 신청은 일종의 재심 절차다. 판정이 취소된다면 처음부터 새로 중재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론스타 판정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일부 패소한 이유가 한-벨·룩 BIT에 규정된 ‘공정공평대우(Fair and Equitable Treatment·FET)에 위배된다는 것인데, 론스타와 같은 사모펀드에 제공됐어야 할 공정공평대우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정부는 왜 론스타의 ‘산업자본’ 문제를 쟁점으로 제기하지 않기로 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ISDS 제도 본질상 투자자에게는 이익의 기회만이, 국가에는 손해의 기회만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선 과거 한국이 제기당한 ISDS 사건 현황이 소개됐다. 노 변호사는 △ISDS 제도에 대한 국민적 논의·근본적 재검토 필요 △외교 마찰 가능성이 적은 나라들과의 협정에서부터 ISDS 삭제 △ISDS 포함된 FTA/BIT 전면 재점검 및 개정 노력 등을 향후 대응과제로 제시했다. 

토론자로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와 송기호 변호사, 한상범 국제통상연구소 정책위원,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가 참여했다.

박상인 교수는 “이창용 한은 총재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자인했을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으로서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 위원이었던 민주당 이해식 의원에 따르면 한 총리는 ISDS에 제출한 증인서면답변에서 “한국 사회의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너무 강하다”라고 진술했다”며 “두 사람은 진상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국민에게 30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발생시킨 2012년 불법 관여 실태를 판정문 공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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