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담합과 부실 의혹에 이어 ‘장남교’ 사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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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담합과 부실 의혹에 이어 ‘장남교’ 사고까지…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9.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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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최근 들러리 입찰로 인해 10억대 과징금을 물게 된 태영건설(부회장 윤석민)이 아파트 부실시공에 이어, 공사장화재와 ‘장남교’ 사고 때문에 인명사고까지 이어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부천 노인복지시설 건설공사 들러리 담합 유도, 600여 세대 아파트 건설의 부실 의혹에도 별 문제가 안 된다는 의사를 표명해 도덕성과 안전에도 불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현장 화재와 이번 장남교 사고에서 인명사상까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22일 오전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에 이르는 장남교 가설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져 내려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14명이 15m 아래 하천변으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상자들은 추석을 일주일 여 앞두고 휴일에 근무한 상태라 더 큰 아쉬움을 전했다. 근로자 대부분은 일용직 근로자였고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외국인 근로자였다.

▲ 경기도 파주와 연천을 잇는 장남교 공사현장. 이번 붕괴사고로 한쪽 차선의 도로 상판이 무너져 다리 아래로 기울었다. ⓒ뉴시스
장남교 공사는 2013년 4월30일 완공 예정이다. 장남교는 매년 침수로 인한 교통두절 및 지역주민들의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경기도 도로사업소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400억 원을 투입했다.

2008년 착공했으나 이후 예산 미확보로 공사를 중단하다가 지난해 9월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안전기원제까지 지내며 재시공을 진행했다.

사고 구간은 군사 접경지역에 설치돼 군(軍) 협의 과정에서 유사시 다리 일부를 폭파하기 쉽게 설계된 곳으로, 공사 발주처인 경기도 도로사업소 관계자는 “군과도 설계를 협의한 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간의 공법은 80m씩 차례로 연결하는 ILM공법(밀어내기 공법)과 달리 55m 길이의 상판을 세 가닥으로 나눠 하나씩 현장에서 직접 타설하는 상이한 공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발주처인 경기도 도로사업관리소와 시공사, 감리사 등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시작한지 20분 만에 붕괴된 점을 감안, 상판이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상판 지지 구조물이 2개나 끊어진 것을 놓고 설치 공법상의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조사반을 꾸렸으며 23일부터 현장 관계자들과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사고수습과정이 진행중”이며 “국토부 조사반이 정밀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부구조 부실 시공이 원인이란 지적에는 “일부 언론사의 추측”이라며 “국과수 발표에 따르겠다”고 전했다.

안전불감증, 도덕성 하락은 기정화된 사실?

한편 지난달 발생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에도 태영건설이 포함돼 있었다. 태영건설은 GS건설, 계룡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했었다. 지분은 GS건설이 55%, 계룡건설과 태영건설이 각각 25%와 20%다.

또 태영건설과 벽산건설이 경기도 부천시가 발주한 노인복지시설 건설 공사의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을 물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5일 “부천시가 발주한 노인복지시설 건립공사 입찰에서 ‘들러리 입찰(형식적 입찰)’과 투찰금액을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한 태영건설과 벽산건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6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제재결과 담합을 제안한 태영건설에 11억7500만 원, 들러리를 서준 벽산건설에 2억9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게다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태영건설로 하여금 시공 중인 행복도시(세종시) 1-5생활권 M2블럭 상록아파트(632세대)를 살펴본 결과 당초 설계치인 2cm보다 얇게 시공했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내부에 있어야 할 철근이 외부로 그대로 드러났고 지난 여름 무더위와 폭우에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레미콘 타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건물이 벌집 모양을 띄고 있었다. 이 경우 콘크리트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변형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태영건설 측은 “현장에 확인한 결과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맞지만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발주처와 협의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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