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사인, 왜 실패했나…‘뱅크아이디’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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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사인, 왜 실패했나…‘뱅크아이디’ 성공하려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09.1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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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증서에 밀린 ‘뱅크사인’, 은행서도 퇴출
이용범위 확장 실패…금융인증서는 승승장구
뱅크아이디도 은행권 외면?…은행 참여 과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지난 15일 모든 은행에서 사용이 중단된 뱅크사인 서비스 로고. 금융결제원은 뱅크사인 서비스를 뱅크아이디로 통합·전환, 마이인포 서비스를 통해 제공 중이다.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이 50억원들 들여 만든 은행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BankSign)’이 상용화 4년여만인 올해 9월 중 모든 은행에서 퇴출됐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자로 모든 은행에서 뱅크사인 서비스를 일괄 종료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첫 번째 공동사업이라는 의의를 가졌던 ‘뱅크사인’ 사업은 사실상 실패로 끝이 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뱅크사인은 2016년 말 전국은행연합회와 은행권(은행연합회 18개 회원사)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공동인증서비스였다.

상용화가 된 2018년 당시만 해도 은행연합회와 금융당국은 향후 정부 및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으로 이용범위를 확대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상용화 이후 이용고객 저조 등으로 은행권의 외면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뱅크사인 관리업무 이관을 위한 은행연합회와 금융결제원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이어 2021년 1월1일자로 금융결제원으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뱅크사인은 뱅크아이디로 전환되고 기존 뱅크사인 서비스는 올해 9월15일자로 완전 종료됐다.

은행권에서는 뱅크사인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로 2020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금융인증서’를 꼽는다.

금융인증서비스는 2020년 12월10일 전자서명법이 개정되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됐다.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한 금융인증서는 은행권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호응도가 높았다. 뱅크사인과 금융인증서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서비스지만, 관심도 면에서는 금융인증서가 월등했다. 뱅크사인은 홍보 부족, 이에 따른 고객이용률 저조, 금융권으로의 확산 실패 등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뱅크사인은 은행 15곳에만 적용됐지만, 금융인증서는 카카오뱅크와 씨티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참여했으며. 적용범위도 은행권을 넘어 일부 저축은행과 보험, 카드사까지 넓어졌다. 최근에는 전국 민간 공공 분양 및 임대주택 청약에도 적용되면서 적용범위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로 나온 뱅크아이디 서비스는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했지만 출범 당시 적용은행은 고작 7곳에 불과했다.

뱅크아이디는 기존 뱅크사인 서비스를 개선한 것으로, 분산ID 신원증명 플랫폼은 신원증명 발급·이용기관과 금융서비스를 연결하는 금융 공동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러나 기존 뱅크사인 서비스가 홍보부족 등을 이유로 금융인증서에 밀려 사실상 퇴물로 인식된 상황에서, 해당 서비스를 개선한 뱅크아이디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에서는 우려부터 나온다.

금융결제원도 뱅크아이디(마이인포) 서비스 출범 당시인 2021년 안에 모든 은행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올해 8월 말까지도 이용은행은 11곳에 불과하다. 뱅크사인 때와 비교해도 오히려 은행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공동으로 논의해 만들었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한 건, 뱅크사인 실패 사례를 떠올리게 만든다.

향후 뱅크아이디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적어도 은행권 공동의 참여를 이끌어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인증서처럼 금융권과 공공부문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금융결제원이 선보인 정보지갑 서비스 마이인포는 다양한 신용정보를 어플 내 안전하게 저장(발급)하고 필요시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마이인포 내 첫 서비스로 선보인 뱅크아이디는 뱅크사인을 개선한 인증수단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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