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뉴미디어 센터 건립으로 활기찬 강서구 만들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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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뉴미디어 센터 건립으로 활기찬 강서구 만들 것” [인터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09.2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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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화곡 재개발로 ‘제2의 마곡’ 만들 것”
“특별승진제도로 행정편의주의 타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의 험지로 불리는 강서구에 출마, 구청장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강서구 제공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의 험지로 불리는 강서구에 출마, 구청장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강서구 제공

출발은 ‘미꾸라지’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청와대의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등을 제기하자 문재인 정부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꾸라지의 반란은 매서웠다. 폭로 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의 험지(險地)로 불리는 강서구에 출마, 구청장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보수정당 후보가 강서구청장 자리에 앉은 건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당선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사람들은 ‘파이터(fighter)’였던 김 구청장이 ‘유능한 행정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시사오늘>은 다음 달이면 취임 100일을 맞는 김 구청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화곡 재개발로 ‘제2의 마곡’ 만들 것”


강서구는 2010년 이후 단 한 번도 보수정당 출신 구청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다. 보수정당의 험지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12년 만에 강서구에서 승리한 보수정당 후보가 됐다. 비결이 뭐였다고 생각하나.

“강서구민들께서 그동안 열망했던 것들을 실현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던 게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제 핵심 공약이 ‘화곡도 마곡된다’였다. 신도시로 개발된 마곡에 비해 원도심이었던 다른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이런 곳들을 개발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예술을 활성화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마곡처럼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상생해야 한다는 제 뜻을 인정해주신 것 아닌가 싶다.”

-주거환경 개선과 달리 문화예술 활성화는 인위적으로 이뤄내기 어려운 목표 아닌가.

“주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40세대가 찾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즉시 쉽게 할 수 있는 정책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금 발산역 마곡 문화의 거리에서는 버스킹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젊은 세대의 문화예술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서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도시로 만드는 게 첫걸음이다.

-또 다른 방안이 있나.

“거시적으로는 뉴미디어 센터 건립을 통해서 젊은 세대가 찾아올 수 있는 강서구를 만들 계획이다. 유튜브는 단순히 유튜버라는 직업군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튜브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수많은 직업·직장을 홍보하고 활성화하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저는 촬영 장비와 스튜디오를 갖춘 뉴미디어 센터를 세워 젊은 세대가 손쉽게 유튜브를 찍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가 76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였고, 저와 친분이 있는 유튜버들도 많다. 저희가 연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법, 조회수를 늘리는 법 같은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관학교 시스템을 만들면 젊은 세대가 모여들 것이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문화예술도 더 융성할 거라고 기대한다.”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공약은 어떻게 구체화할 생각인가.

“제 공약은 모두 연결돼 있다. 약자와의 동행 역시 뉴미디어 센터와 무관치 않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장애인이 강서구에만 2만8400여 명 계신다. 저는 이분들 스스로가 지원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사회의 주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저는 장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강서동행’이라는 채널 이름도 만든 상태다. 예를 들어 장애인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단체를 조직하고, 그분들이 직접 촬영·편집한 이야기를 담아서 내보내면 그 자체가 하나의 프로그램이 된다. 이 프로그램을 장애인들과 그 가족, 사회보호 시설 직원들, 장애인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구독하면 어떻게 될까. 연 수억 원 정도의 수익이 창출될 거라고 예상한다. 이 채널이 잘만 운영되면 장애인들을 위한 채널, 언론사가 되는 거다. 이런 식으로 뉴미디어 센터가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승진제도로 행정편의주의 타파”


강서구민들은 김 구청장이 강서구의 숙원이었던 고도제한 완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 제공
강서구민들은 김 구청장이 강서구의 숙원이었던 고도제한 완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 제공

후보 시절부터 김 구청장은 ‘열정과 추진력’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웠다. 때문에 구민들은 김 구청장이 강서구의 숙원이었던 고도제한 완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구청장에게 공약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고도제한 완화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고도제한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이 2024년부터 완화될 예정이라, 가장 중요한 고비는 넘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완화된 규정이 실제로 적용되려면 가입 국가들의 비준이 필요한데, 거기에 또 2~3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를 해왔고, 얼마 전 있었던 공항 인근 지방자치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2024년에 국제 기준이 바뀌기만 하면 2~3년 기다리지 않고 즉시 적용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방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도 강서구민들의 관심사다.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은 제가 가장 빨리 지킬 수 있는 공약이다. 서울시도 협조를 굉장히 잘 해주고 있고, 인근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의도 아주 잘 되고 있다. 이르면 수개월 내, 늦어도 1년 안에는 이뤄질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취임 당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저는 공무원 생활을 20년 가까이 한 사람이다. 그래서 행정 편의주의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공무원은 하던 걸 똑같이 하는 걸 좋아한다. 머리가 복잡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안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 피해는 주민들이 본다. 세금이 많이 낭비된다.”

김 구청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에 쓰이는 듯한 화이트보드를 직접 끌고 왔다. 거기에는 ‘예산절감위원회’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는 화이트보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제가 1번으로 추진하는 게 예산절감위원회다. 저는 물품 구입 견적서를 검토하면서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들 개인 재산이면 이렇게 쓸 거냐. 더 깎을 수 있는지, 더 좋은 제품은 없는지 고민 안 해보나.’ 물론 훌륭한 공무원들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 이런 고민 없이 돈을 쓴다. 아마 국가 돈이기 때문에 그럴 거다. 하지만 여기서 돈을 아끼면 그 여유분은 약자를 위해 쓸 수 있다. 그게 제 복안이다. 그래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공무원을 특별 승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미 7월 하순에 8급 1명과 9급 1명이 특별 승진했고, 올 12월 말에는 간부급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조직 내에서 반발은 없나.

“저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제 개인의 거취에 대한 유불리는 고려하지 않는다. 저는 다른 방법으로 재선, 3선을 할 생각이 없다. 주민들께 결과를 보여드린 후 ‘구청장 잘 뽑았다’는 말을 듣고 싶을 뿐이다.”

-청와대 감찰 무마 폭로와 관련, 최근 항소심에서 유죄가 나왔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 보나.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대법원과 제 변호인단에 맡겨두고 저는 구정에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신경 쓸 시간에 구민을 위해서 한 발이라도 더 뛰겠다. 그저 저는 스스로가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외지인이다. 강서구 토박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정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 제가 가진 역량을 다 바쳐서 지역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제가 약속드렸던 5대 공약도 빠짐없이 모두 이행해 반드시 강서구를 발전시키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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