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단군왕검의 심진섭 작곡가…“正歌는 자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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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단군왕검의 심진섭 작곡가…“正歌는 자연” [인터뷰]
  • 대담=문정기 공학박사/ 정리=김자영 기자
  • 승인 2022.09.29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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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7시 30분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서 오페라 ‘단군왕검’ 무대
심진섭 “정가는 한마디로 자연, 자연에 순응하면서 역행 하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대담 문정기 공학박사/ 정리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오페라 단군왕검의 작가이자 작곡가, 지휘자인 심진섭. ⓒ 시사오늘

예로부터 ‘최고의 문장은 겉으로 드러난 문자 이면에 숨어있고, 최고의 음악은 소리의 너머에 있다. 지문무자 지악무성(至文無字 至樂無聲)’고 했다. <시사오늘>은 29일 오페라 단군왕검의 작가이자 작곡가, 그리고 지휘자인 심진섭을 만나봤다.

심진섭 작곡가는 오페라 단군왕검에 대해 “우리는 고대에 환국–배달국–단군조선을 거치며 인류 역사에 유일한 ‘홍익인간의 이념’을 ‘상생의 이념’으로 대륙을 다스렸던 웅혼한 민족이다. 근세에 외세의 침략과 수탈로 인해 우리 고대역사가 왜곡됐고, 교과서에는 우리의 실제 고대역사가 ‘단군신화’로 둔갑했다. 우리의 뿌리를 올바로 찾지 못하고 있다. 오페라를 통해 우리나라 실제 역사인 고조선 건국과 단군왕검 이야기를 동시대 중국의 역사와 연계해 재조명하고 숭고한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나라를 다스렸던 우리 역사의 큰 줄기를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심 작곡가는 “이제 두 번째 계획이다. 세 번째 계획은 합창과 같이하는 오페라, 그다음은 세계다. 북한을 포함해 세계 어디에 가든지 이걸 해서 우리나라 역사를 알린다는 장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 왜 정가(正歌)냐.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 음악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음악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자연에 반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19세기 말까지 음악은 자연에서 발전돼서 낭만파까지 왔다. 따져보면 한 1000년은 된다. 그런데 오랜 기간 동안 자연에서 따온 음악을 하다 보니 더 이상 할 게 없는 거다. 자꾸 새로운 것 찾다 보니 오히려 그걸 파괴해야 되는 것이고, 현대 음악이 탄생했다. 현대 음악의 시초는 가장 중요한 조성을 파괴한 것에 있다. 

그런데 나에게 정가는 한마디로 그냥 자연이었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희롱하면서 노는 음악이 정가다. 희롱을 하는데도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역행은 하지 않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그쪽으로 확 끌려가는 것 같으면서도 같이 마구 논다. 

우연한 기회에 정가를 만났는데 정말 대단했다. 끝이 없다. 곡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내가 평생 서양 음악을 해오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거기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이런 저런 사연이 있고 곤경을 치루며 고민을 하다가 오페라를 만들긴 했는데 걱정이다. 지금 하는 이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음악사의 새로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서양의 삼화음에는 도미솔, 레파라 등 뿐이다. 지구상에 우리가 쓸 수 있는 화음 체계는 이것밖에 없는 거다. 그 화음만 사용해선 느낌이 안 난다. 정가의 깊은 맛을 우러나오게 할, 정가에 어울리는 새로운 화성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실험을 통해 차츰차츰 목표에 접근했다. 그게 ‘5도 화성’이다.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하겠다.”

심진섭 작곡가는 이번 콘서트 오페라 단군왕검에 정가와 5도 화성을 도입했다. 

-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은.

“애초에는 환국부터 시작하려고 그랬다. 환국, 배달국, 조선. 이렇게 순서를 잡았다. 그런데 이게 너무 먼 얘기라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지 않냐. 그래서 고조선 먼저 하고 거꾸로 돌아가는 식이 됐다.

- 줄거리는 어떻게 되나.

ⓒ 시사오늘
이날 오후 7시 30분 경기도 군포소재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오페라 ‘단군왕검’이 무대에 오른다. ⓒ 시사오늘

“당나라의 요가 자신의 형을 죽이고 천자 자리를 찬탈한 후 전쟁을 일삼자 배달국 천황의 아들로 태어난 동검(왕검의 어릴 적 이름, 극 중에선 창작) 황자는 어지러운 세상을 탄식하며 세상을 구하고 홍익인간 세상을 실현할 의지를 불태운다.

14세에 배달국 최강국인 대읍국의 비왕이 되고 덕치를 펼치니 아홉 환족이 복종하고 따르지만, 요의 기습공격에 대읍궁성을 빼앗기고, 자신의 왕이자 외조부인 홍제왕마저 잃게 된다. 비통한 가운데에도 배달국을 두루 살피고 아버지 거불단 환웅천황이 붕어하시자 아홉 환족의 열렬한 추대를 받아 배달국을 계승해 조선을 건국한다.

나라의 기틀을 다진 후 요의 당나라 정벌을 명하지만 요는 약삭빠르게 항복을 한 후 정벌대장 유호씨의 장자인 순을 꾀어 신하로 삼고, 두 딸 아황과 여영마저 주게 된다. 이때 9년 대홍수를 맞아 단군조선은 오행치수법을 사용해 홍수를 극복한다. 하지만 순 임금의 우 나라는 멸망 위기에 처하고, 결국 단군조선에 도움을 요청해 위기를 면한다.

후에 순임금이 또다시 반역을 하므로 단군왕검은 순의 아버지 유호씨에게 토벌을 명한다. 순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남은 두 왕비 아황과 여영은 소상강에서 비가를 부른 후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서기전 2241년(단기 93년) 단군왕검이 맏아들 부루 태자에게 선위하자 일동은 단군왕검의 치적을 칭송하고 조선의 영원한 번영을 기원하는 대합창 ‘홍익인간 세상을!’을 노래하며 막을 내린다.”

심 작곡가는 “리허설에서 본 꺾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황과 여영은 <소상강의 비가>에서 ‘이제 태양은 비추지 않는다, 이제 세상은 캄캄한 암흑이어라. 그 님을 위해 피웠던 향기론 꽃들도 대지의 황폐함 속에 시들어버리고…’를 부르는 부분이다.

“국악의 냄새가 나고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 어떤 음악보다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정가, 느릴수록 길어지고 노래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단군왕검 노래 너머에 숨어있다. 사람들은 그 가슴 무너짐을 다스리느라 숨을 죽이게 될 것.”

마지막 <어아가> 민족 전래가사에는 심 작곡가가 곡을 붙였으며, 관객과 같이 부를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크신 성조님들 크신 은덕은 배달국 우리 모두 백백천천년 잊지 못하리로다.어~아~어~아~어~허~아~어~아’

한편, 이날 오후 7시 30분 경기도 군포소재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오페라 ‘단군왕검’이 무대에 오른다. 심진섭 작곡가가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예정이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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