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때문” vs “자생력 문제”…누가 옳은가 [알뜰폰 논란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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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때문” vs “자생력 문제”…누가 옳은가 [알뜰폰 논란➁]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9.30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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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協 "SKT ARPU 15%, 중소기업이 망 대가로 보전"
SKT "알뜰폰 1000만 시대…中企, 자생력 위해 투자해야"
대기업 의무 원하는 알뜰폰 vs 12년 규제 종식 바라는 SK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우리도 일본과 유럽처럼 경쟁력 있는 알뜰폰 회사가 되고 싶다. 그런데 현행 제도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 -알뜰폰협회

“중소 알뜰폰이 자생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본인들이 리스크를 감내한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국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계 1위이자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중소 업체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뉴시스
국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계 1위이자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중소 업체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뉴시스

국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 제도가 통신사의 이익만 100% 보전하는 형태고, 일몰제라서 3년마다 효력을 연장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 알뜰폰 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 1위이자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은 ‘도매제공의무’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인 만큼, 중소 업체들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요구로 법을 12년 동안 연장해 오면서 데이터 도매대가를 매년 약 30%씩 인하해 왔으니, 이 이상의 금전적인 지원을 바라선 안 된다는 논리다. 

 

“이통사 영업익 보전에 마진 1%” vs “투자 없이 지원만 받겠다는 심보”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 도매대가로 이통3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과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 사업자들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5% 수준이지만, SK텔레콤은 11%가 넘는데도 이중 상당 부분을 도매제공대가로 충당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법 개정(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 4항)을 통해 이들이 지불해야 하는 망 도매대가를 줄이자는 뜻이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7일 세미나를 통해 “올해 1분기 공시 자료를 보면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중 15%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국내 알뜰폰 사업은 설비기반 사업자가 없고, 인건비를 깎아가며 기존 통신사 서비스에서 요금만 인하하는 단순재판매 사업자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의 자생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각 사가 당장의 매출과 영업이익에만 급급해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이통사의 횡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 관계자는 “12년 동안 망 도매대가 제도가 유지되는 동안, 알뜰폰 가입자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점유율 15%까지 올랐다. 제도의 혜택을 충분히 누린 셈”이라며 “그런데도 지금까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중소기업들이 리스크를 감내하고 망 설비에 투자하거나, 영업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연구개발 비용 줄이고, 임원 연봉 높이고…中企 요구에 이통사 '발끈'


실제로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연구개발 비용은 줄이는 반면, 임원 연봉과 배당 성향은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연구개발 비용은 줄인 반면, 임원 연봉과 배당 성향은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실제로 중소 업체들은 연구개발 비용은 줄이는 반면, 임원 연봉과 배당 성향은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 업계 1위 유니컴즈(모빙)는 지난 2020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9.6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24.3%에서 60.5%로 늘렸다. 인스코비(프리티)도 2021년 적자가 전년 대비 확대됐음에도 등기이사 보수총액을 1인 평균 약 1500만 원씩 늘렸고, 연구개발 비용은 2.08% 줄였다. 

알뜰폰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형진 대표가 운영하는 세종텔레콤(스노우맨)도 지난해 350억3296만 원 규모 흑자를 봤지만, 연구개발에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김 대표의 연봉을 6억6100만 원에서 7억6380만 원으로 올렸다. 

이를 두고 통신사들은 도매제공 의무를 규정한 법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일몰제’ 형식을 폐지하고 법의 영구한 존속을 원하는 중소기업과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 도매제공 의무를 규정한 것은 사실상 대기업에 대한 규제인데, 기업 규제를 12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에 기대느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들을 위해 망 도매대가를 더 내리고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식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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