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서 손뗀 삼양통상…허준홍 승계 재원 마련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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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에서 손뗀 삼양통상…허준홍 승계 재원 마련 포석?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0.0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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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GS그룹 오너일가 방계업체로 분류되는 삼양통상이 그룹 지주사인 ㈜GS 지분을 대거 매각했다. 관련 업계에서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의 경영권 승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GS는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공시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삼양통상이 GS 주식 2만1900만 주를 장내매도 방식으로 팔았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삼양통상의 GS 지분율은 기존 0.36%(33만 주)에서 0.12%(11만1000주)로 줄었다. 이로써 GS그룹 장손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가문이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전선에서 완전 이탈한 셈이 됐다.

삼양통상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GS 주식을 매집하며 지분율을 0.2%에서 0.6%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2022년 들어서는 '팔자'로 돌아서며 지난 상반기 GS 지분을 0.36%로 줄인 바 있다. 허남각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 사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준홍 사장의 GS 지분율은 2019년 2.13%에서 지난해 2.85%로 불었지만 올해엔 추가 매입이 없었다. 

때문에 재계에선 허준홍 사장이 그룹 후계구도에서 비켜섰다는 분석이 계속 제기돼 왔다. 실제로 최근 허준홍 사장은 GS 지분을 확대하는 대신 삼양통상 주식을 매집해 왔다. 그의 삼양통상 지분율은 2021년 초 22.07%에서 같은 해 말 23.0%로 늘었고, 2022년 9월 기준 25.00%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이번에 삼양통상이 GS 주식을 추가 처분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또한 삼양통상의 GS 지분 매도가 삼양통상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최근 삼양통상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실정이다. 피혁 제조 업체인 삼양통상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사태 속 보복소비 심리 영향에 수혜를 입어 2019년 495억3664만 원에서 2020년 576억9660억 원으로 늘었으나, 보복소비 효과가 희미해진 2021년에는 363억8725만 원으로 36.93% 급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7.93% 줄은 103억4045만 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 2분기 기준 순손익은 -102억2269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도 삼양통상은 배당, 임원 연봉 규모를 유지·확대하고 있다. 삼양통상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2019년 28억5400만 원(배당성향 6.46%)에서 2020년 35억6100만 원(7.13%)으로 확대됐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2021년에도 전년과 동일한 35억6100만 원(10.75%)으로 나타났다. 또한 삼양통상의 등기이사 보수총액(사외이사·감사 제외)은 2020년 12억7600만 원(1인당 4억2500만 원)에서 실적이 하락한 2021년 되레 13억5600만 원(4억52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순손실을 기록한 올해에도 지난 상반기 기준 보수총액 6억3600만 원(2억1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6억1900만 원, 1인당 2억600만 원)보다 소폭 인상됐다.

이는 허남각 회장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직간접적으로 돕기 위한 행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삼양통상은 개인 최대주주인 허준홍 사장(25%), 그의 부친인 허남각 회장(20%)을 중심으로 허씨 일가가 전체 지분의 57.32%를 소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전체 배당의 절반 이상을 오너일가가 가져가는 것이다. 임원 연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삼양통상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허남각 회장은 급여 3억5800만 원, 상여 3억5800만 원 등 총 7억16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당해 삼양통상 전체 등기이사 보수총액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앞서 거론했듯 올해에는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예년과 비슷한 규모의 배당, 연봉 책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양통상의 GS 지분 처분이 이뤄진 것이다. 각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 시 삼양통상은 GS 주식 매도로 지난 상반기 약 100억 원, 하반기 약 100억 원 등 총 200억 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남각 회장의 나이(만 83세)를 감안했을 때 허준홍 사장으로서는 부친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자문사가 고령을 이유로 허남각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기도 하지 않았느냐"며 "이번 삼양통상의 GS 지분 매도는 오너일가가 GS에서 손을 떼고 삼양통상 경영에 집중하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 재원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삼양통상은 NH투자증권과 50억 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목적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다. 자사주 매입은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지배구조 개편, 경영권 승계 작업 등의 일환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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