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플래그십 K9, 부분변경에도 月판매량 최저치
스크롤 이동 상태바
기아 플래그십 K9, 부분변경에도 月판매량 최저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0.11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전만 해도 年1만대 가뿐했는데…반등책 없이 연식변경 출시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기아 플래그십 세단인 K9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3.5% 급락한 260대에 그쳤다. 경쟁 모델들에 비해 열악한 상황임을 드러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아 플래그십 세단인 K9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3.5% 급락한 260대에 그쳤다. 경쟁 모델들에 비해 열악한 상황임을 드러낸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인 K9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같은 브랜드 내 준대형 세단인 K8과의 판매 간섭을 겪는 것도 모자라,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무게 추 역시 제네시스 브랜드로 완전히 옮겨가면서 인기가 시들해져서다. 연식변경 모델 출시 외엔 별다른 대책도 없어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는 눈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K9의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은 26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3.5% 급락했다. 올해 들어 월별 최저치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지속됐던 판매 확대 흐름도 꺾기게 됐다. 누적 판매량은 49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오름세지만, 향후 판매 추세에 따라 마이너스 전환도 가능하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K9이 지난해 6월 부분변경을 단행해 판매 반등을 꾀했기에 더욱 아쉽다는 평가다. 2018년 출시된 2세대 모델 기준으로 지난해 판매량 6205대는 최저 수준에 속한다. 부분변경이 이뤄졌음에도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부분변경 효과가 온전히 반영돼야 할 올해 실적조차 전년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위기감이 증폭된다.

K9은 2018년과 2019년 연 1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기아 플래그십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2018년 완전변경 출시 전후로 월 100대도 넘지 못했던 판매량은 2세대 신차효과에 힘입어 월 1000대 수준까지 올라선 바 있다. 당시 2세대 신차 판매 대수만 따지면, 월 평균 판매량은 1287대에 달했다.

다만 신차 효과 소멸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2020년부터는 판매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K9 연간 판매량은 2020년 7831대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엔 6205대에 머물렀다. 올해는 예년 수준인 6000~7000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연식변경 모델인 'The 2023 K9'의 모습. ⓒ 기아
기아K9의 연식변경 모델 'The 2023 K9'의 모습. ⓒ 기아

이처럼 기아 K9이 부진을 거듭하게 된 원인으론 바로 아래 차급인 K8의 판매 간섭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득세가 지목된다. 

우선 준대형 세단 시장에선 처음으로 5m가 넘는 전장을 갖춘 신차 K8이 등장해 K9을 위협했다. 보다 대중성을 지향한 K8과 프리미엄 수요에 집중한 K9의 타겟 시장은 달랐지만, 고객들은 완전 신차인 K8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K9의 대체재로 여기기까지 했다. 단적으로 K8은 2020년 출시 이래 2년 연속 4만 대를 넘겼고, 공교롭게도 K8이 출시되면서 K9의 하락세도 뚜렷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득세도 K9의 앞길을 어둡게 했다. 프리미엄 수요를 노린 K9과 직접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제네시스 G80은 월 판매량이 2000~3000대를 가뿐히 넘을 정도다. 상위 모델인 G90마저 월 평균 2000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위아래서 K9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에 기아는 연식변경 모델을 꾸준히 선보이며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고급 옵션 기본화와 고객 선호 기능을 대거 추가한 패키지 운용으로 차량 본연의 제품성을 높이면서도, 멤버십 서비스 등의 부수 적 마케팅 활동을 더해 수요 회복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에선 기아가 현행 K9 모델로 판매를 지속하다 자연스레 단종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 자체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데다, 저조한 판매량을 감수하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신형 모델 개발에 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이 이뤄지면 모든 내연기관 모델들은 단종을 맞게 된다. 단종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K9은 기아 대표 기함이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그 시기를 놓고 내부적으로도 큰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