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彈少年團 / 防彈國會 [김형석 시론]
스크롤 이동 상태바
防彈少年團 / 防彈國會 [김형석 시론]
  • 김형석 논설위원
  • 승인 2022.10.16 09:1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석 “방탄소년단을 위한 방탄국회는 열지 마시길”
“병역 특례법 개정, 특정인 위한 예외 양산 안된다”
“대중 예술인과 청소년 의견을 충분히 물어야 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형석 논설위원)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가 열린 15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아미(방탄소년단 팬)' 등 1만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화상으로 생중계되는 BTS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가 열린 15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아미(방탄소년단 팬)' 등 1만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화상으로 생중계되는 BTS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주말의 bts 부산 공연은 역시 대단했다. 젊은이들은 열광했고 어르신들은 흐뭇해했다. 외국에서도 분명히 인기몰이해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청년들은 ‘최우수 국가 홍보대사’들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

병역면제에 찬성 여론

이제까지의 업적만으로도, 병역면제를 받아온 웬만한 스포츠 스타나 예술인들을 뛰어넘는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 평가는 사실 너무 때늦은 것이기도 하다. 그들의 성가(聲價)는 한참 전 빌보드 차트를 석권할 때부터 국내외에서 확인돼왔다. 그 차트는 지난 1960년대, 1970년대에 청년기를 지내온 노인세대들로서는 꿈같은 팝송 리스트였다. 라디오의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가 “빌보드 차트 00위 곡입니다”라고 소개하는 외국 팝송을 들으며 그때 한국 청년들은 즐겁고 또 부러웠다. 그렇게 마냥 부럽기만 하던 그 동네를 우리 청년들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며 쳐들어가 쥐락펴락하는 믿기 어려운 모습을 보면서 기성세대들도 이미 아미(bts 팬) 대열에 합류했었다.

그들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전 세계 아미들이 많이 아쉬워했다고는 하지만 아쉬움으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기성세대들만한 사람들이 있었을까. 그래서 기성세대들은 이 청년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고, 그들이 나라를 위해 계속 기여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그 중 하나가 병역면제 혜택. 우리나라에 이런 세계적인 스타가 언제 또 나와준다는 보장도 없는데 곧 차례대로 입대해야 한다니…! 굳이 여론 조사 결과를 볼 것도 없이 병역면제가 많은 이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국회의 자세는 달라야

‘표심’이 그렇게 돌아가는 걸 여의도 사람들이 놓칠 리가 없다. 정작 본인들은 입대하겠다고 하는데도 여야가 경쟁적으로 이번 회기에서 병역법을 개정하자고 난리다. 병역 특례 적용부터 입대 연기까지 온갖 지원 방안이 골고루 나오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우리 국회의원들의 정책 아이디어가 마냥 빈곤한 것만도 아닌 듯 싶다. 다른 민생법안 처리 속도도 충분히 빨라질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각종 현안에 여야가 이렇게 쉽게 합의한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원들을 위해 모처럼 여야 공동으로 보여주는 그런 움직임에 우리는 반대한다. 병역 특례법을 개정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을 위해 서둘러 개정할 것이 아니라 대중 예술인들의 의견과 청소년들의 의견을 충분히 물어본 후 내년 이후에 무리 없이 개정 작업을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 특정인을 위한 예외를 양산하지 말라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반대 이유는, 일반인들의 방탄소년단 사랑과 국가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국회의 입장은 달라야 마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입대함으로써 이룰 또 다른 국가적 성과에 대해 '지나칠 정도'의 기대를 걸기 때문이기도 하다. 

입대를 미루거나 빼려고 여기저기로 핑곗거리를 찾아다니는 일부 청년과 그 부모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줄 터이다. 보통의 청년들에겐 자신들도 스타와 함께 병역의 의무를 다 한다는 새삼스러운 자부심을 안겨줄 터이다.

무엇보다도 국가 존립의 근간이 되는 국민의 4대 의무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헌법 제39조 1항: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병역의무, 납세의무, 근로의무, 교육의무 등 4대 의무는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

나날이 국기가 문란해진다는 사실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부인할 수 없다. 법질서가 무너지고, 기업을 비롯한 납세자들이 절세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히 탈세를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북핵 공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적인지 아군인지도 헷갈리는 해이해진 기강을 보면서 방탄청년들의 입대에 거는 기대가 ‘과하게’ 커졌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겠다. 

또 다른 방탄국회는 열지 말도록

조금은 생뚱맞은 얘기 하나. 그들의 군 생활에는 군의 기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얼마간 융통성은 부여해도 되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변형 군복의 착용 같은 경우다. ‘버버리 코트’는 군인들이 참호 안에서 입던 ‘trench(참호) 코트’를 응용한 것이다. 아미 룩, 카키 룩 같은 유행복도 육군 군복에서 힌트를 얻은 밀리터리 룩이 뿌리다. 베레모는 프랑스 농민들이 쓰던 걸 1900년대 초 군모로 채택한 이후 지금은 남녀가 함께 애용하는 패션 모자가 됐다.

혹시 또 아나? 잘 생기고 늘씬한 방탄소년단이 입는 패션 군복이 세계적인 유행을 타게 될지. 그래서 또 다른 분야에서 코리아를 다시금 세계시장에 홍보해줄지.

국회에 바란다. 방탄소년단을 위한 또 다른 방탄국회는 제발 열지 마시기를!

김형석(金亨錫)은…

연합뉴스 지방1부, 사회부, 경제부, 주간부, 산업부, 전국부, 뉴미디어실 기자를 지냈다. 생활경제부장, 산업부장, 논설위원, 전략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년퇴직 후 경력으로 △2007년 말 창간한 신설 언론사 아주일보(현 아주경제)편집총괄 전무 △광고대행사 KGT 회장 △물류회사 물류혁명 수석고문 △시설안전공단 사외이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외이사 △ 중앙언론사 전·현직 경제분야 논설위원 모임 ‘시장경제포럼’ 창설 등이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형석 2022-10-18 07:42:13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17일 “방탄소년단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공시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김석진)은 이달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관련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멤버들도 차례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다.

훌륭한 이 청년들에게 변함없는 응원을 보냄!!!